• 즐겨찾기 추가
닫기
[안수기의 건강백세] ‘아교’ 접착제와 보약사이
2023년 02월 28일(화) 12:01
[안수기의 건강백세] ‘아교’ 접착제와 보약사이



가난한 내가/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오늘밤은 푹푹 눈이 내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히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중략) 눈은 푹푹 나리고/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백석



글 안수기 요양병원장



경제가 힘들어지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새해의 계획조차도 사치란다. 이런 때는 현실을 잠시 접어두고 시 한 편을 음미해보자. 험난한 세파에는 시 한 편으로도 위안이 된다. 마침 첫 눈이 폭설이다. 덕분에 시 한 편, 나타샤를 향한 애절함이 눈에 밟혀온다. 더불어 간절함의 목격자, 당나귀조차 애정이 간다.

당나귀는 나귀라 한다. 한자로는 여(驢)라 한다. 성격이 좋고 체력이 강하며 물을 별로 마시지 않고도 잘 버틴다. 덕분에 열악한 환경이나 조건에서도 인내력이 강하다. 산지나 험지에서 운송수단으로 중요시되었다. 조상들에게 나귀는 익숙하고 친근하면서 실용적인 동반자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당나귀가 수난을 당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당나귀가 멸종위기에 처했다 한다. 중국인들의 아교에 대한 수요 때문이라 한다.

아교(阿膠), 현대의 풀이나 본드처럼 천연 접착제다. 아교풀 또는 갖풀이라 부른다. 소나 동물의 뼈나 힘줄 내장 등을 푹 고아서 만든다. 점성이 있어 끈끈하다. 자연 접착제로 이만한 것이 없다. 접착력과 방수 등의 작용이 뛰어나다. 대나무나 나무판자를 엮어서 통을 만들고 아교를 바른다. 물통이나 목간통이 된다. 활에도 접착제로 아교를 바른다. 위화도 회군에서 전쟁 불가론으로 제시하는 4대 명분 중에 하나에도 등장한다. 여름에 아교가 풀어져서 활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한 대목이다.

아교는 한약재로 더 유명하다. 최상급은 고가의 귀한 대접을 받는다. 물론 성분이 갖풀보다 고급지다. 특정 동물들이 사용된다. 당나귀나 사슴뿔 및 자라나 거북등 껍질 등이 원재료이다. 이미 재료 자체로도 귀한 약재였다. 특히 오려교(烏驢膠)라고 검은 당나귀의 가죽으로 만든 아교를 최상급으로 여긴다.

아교는 최고의 보약이다. 혈액을 보충해주고 근골을 튼튼하게 만들면서 체력을 증진시킨다. 특히 빈혈이나 심장의 두근거림과 불면 등에 효과가 좋다. 허약아나 어린 아이의 성장에도 도움을 준다. 정력 증진과 피부의 노화 등을 예방하여 항 노화 약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콜라겐이 풍부하여 각종 관절이나 연골 재생 등의 효과가 탁월하다.

한국인이 보약으로 녹용 선호는 유명하다. 중국인들은 아교가 이에 해당한다. 고가이지만 최상급 당나귀 아교에 대한 중국인들의 수요가 폭발적이다. 이때문에 아프리카의 토종 당나귀조차도 수난이다. 멸종위기에 처했다. 세계 각국이 토종 당나귀를 보전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올 정도다.

녹용은 사슴의 뿔이다. 일 년에 한번은 자라니 생명을 해하지는 않는다. 오려교 등의 당나귀 아교는 가죽을 필요로 한다. 살상이 불가피하다. 필자가 경영하는 다린 탕전원이 당나귀 아교 대신 녹용아교를 만들어 중국인들에게 권하고 싶다. 날씨가 차가워졌다. 흰 눈 속에 나타샤를 태우고 왔다가 응앙응앙 울고 있을 당나귀를 묵상해 본다.

새해가 밝아온다. 한 해를 설계하고 다짐하기 좋은 시간이다. 예로부터 동양에서는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설계하는데 좋은 모범이 있었다. 일명 ‘세시오계歲時五計로 불리는 것으로 생계生計, 신계身計, 가계家計, 노계老計, 사계死計가 그것이다. 인생 설계의 다섯 가지, 즉 먹고사는 경제적인 문제와 건강과 가족과 노년과 죽음에 대해 계획하라는 가르침이다.



·한의학박사 ·그린요양병원 대표원장 ·다린탕전원 대표 ·국무총리상 수상 ·원광한의대 외래교수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