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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고 품질 김…부자마을 꿈꾼다

▲신안 암태 당사도
생태 뛰어나고 관광자원 넘쳐
이순신 장군 머문 유적 곳곳에
새뜰마을 성공 마을 경관 개선

2023년 02월 16일(목) 14:20
당사도 전경
신안군 암태면에 딸린 작은 섬, 당사도는 천사대교 밑 바다 건너편이다.

주위의 크고 작은 섬들로 시선이 멈춘다. 적당히 출렁이는 바다 위로 밧줄에 매인 어선들이 제각각이다.

주홍색을 머리에 인 지붕은 더할 나위 없이 화려하다. 길고 넓은 선착장과 물양장은 주민들의 일터로, 빈터와 자투리 공간은 어구가 차지했다.

방파제를 따라 들어선 마을은 아담하고 포근하다. 뭍과 가깝지만 개발이 더딘 당사도는 신안군의 아껴 놓은 땅이다.

팽나무 군락지, 해안 절경과 사구해변, 콩자갈 해변, 갯벌 등 섬이 지닌 생태가 뛰어나고 관광자원은 차고 넘친다.

430여년전 이순신 장군이 머문 유적 또한 자랑거리다.



◇팽나무 군락지 ‘으뜸’

당사도는 송공항에서 차도선을 타고 쉼 없이 20여분을 가면 도착한다.

선착장 앞에는 정자가 있고 몇 발짝만 옮기면 비,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대합실이다. 냉방시설과 간이 의자 6개, 바다가 보이는 통유리로 채워졌다.

멀리 삼밭 섬의 소나무 위용이 예사롭지 않다. 예전부터 당사도 사람들이 즐겨 찾던 여름철 휴양지였다.

마을로 들어서는 낯선 인기척에 거위 떼가 목청을 높인다.

잠깐 들른 보건진료소는 두 달 전 장도 보건진료소에서 자리를 옮긴 김혜니 주무관이 주민들과 정다운 얘기를 나누는 중이다.

마을을 에워싼 당산 숲은 오랜 세월 당사도와 함께 해왔다. 300~500년 된 팽나무 사이로 숲길이 놓였다. 가지들이 하늘 높이 솟구쳐 올랐다.

주민들은 ‘당나무를 꺾으면 손가락이 오그라든다’는 말처럼 신성시했다.

보호수

당사리 244번지와 320번지에 있는 수령 약 300년, 높이 14~18m의 팽나무 세 그루는 지난 2014년 10월 31일자로 보호수로 지정됐다.

할머니 당숲

당제 또한 엄하게 모셨다. 마을에서 깨끗한 사람을 뽑아 해마다 정월 보름날 수호신에게 당제를 올렸다.

윗당과 아랫당으로 만들어졌고 제단은 돌무더기다. 당사도는 당(堂)이 두 개 있고 마을 뒤에는 모래가 많아 당사(堂沙)로 불렸다.

마을 어귀에서 만난 주민들은 당시를 또렷이 회상했다.

할아버지 당숲과 마을

마을 초입의 당숲은 할아버지 산, 안길을 따라 고개 너머의 산은 할머니 산이다.

평생토록 마을을 지켜 온 이준형 어르신(69)은 “어릴 적 보름 무렵에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마을의 모든 주민들이 나와서 풍년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를 올렸다”고 기억했다. “할머니 산은 북서풍, 할아버지 산은 남동풍을 막아주는 방풍림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말했다.


마을 담장,골목길

◇둘러보기

마을의 담장은 낮다. 하얀색 담벼락에 소라, 고둥, 조개 등이 새겨졌고 주홍색으로 포인트를 줬다. 싸목싸목 걸으며 동네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뒤돌아 바다로 눈을 돌리니 천사대교가 한 눈에 보인다. 야경 또한 일품인 천사대교를 맘껏 즐길 수 있는 호사도 누린다.

텃밭에는 새파란 마늘이 겨울을 이겨 내는 중이다. 밭작물은 그다지 많지 않다.

골목 안, 내리막길로 접어들면 연두색 울타리가 눈에 띈다. 몇 해 전 폐교한 암태초등학교 당사분교다. 다목적센터로 이름을 달리하고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거듭났다.

이날은 이곳 마을회관에서 ‘송전선로 신설 보상’ 관련 회의가 예정됐다.

김원웅 이장(50)은 “마을 중앙에 들어서 있는 철탑 두 개는 기능을 다 한 애물단지다”며“이로 인해 응급헬기장도 무용지물이 됐다”고 토로했다.

마을 끝 해변 옆으로는 지난해 문을 연 당사도출장소가 자리하고 있다. 방파제 주변이 어수선하다. 연안침식으로 인한 보수, 보강 작업이 진행중이다. 뒷작불은 얼마 전까지 아카시아 나무가 울창했으나 모래밭으로 변했다.

북동쪽으로 길게 이어진 해변은 잔돌(몽돌)이 넓게 퍼져 있다. 예전 당사분교와 방죽개미까지 해변을 끼고 산책로가 조성돼 방문객들이 즐겨 찾는다.

당사도는 3개의 작은 무인도를 품은 어미섬이기도 하다. 삼밭 섬, 삼도, 항도다.

당사도 항도 신비의 바다길

바닷물이 빠지면 ‘모세의 기적’이 펼쳐진다. 썰물 때는 잠깐이나마 다른 섬들로 나들이가 가능하다. 북쪽에는 두 개의 저수지가 있다.

물이 귀해 마을 뒷산 정상 부근에 인공 저수시설을 만들었다. 빗물을 받아 사흘에 한 번꼴로 주민들에게 공급했다. 몇 해 전 바닷물을 민물로 바꿔주는 담수화 시설로 물 걱정을 덜었다.


김양식

◇어업 활발, 김 전국 최고

현재 98가구, 200여명이 살고 있다. 대부분 어업에 종사한다. 민어가 지나는 길로 유명해 초여름부터 민어잡이 배의 드나듦이 잦다.

지척인 초란도 사이의 바다에는 통치가 많다. 무게는 3㎏ 내외다. 맛 또한 일품이다. 농어, 송어, 돔, 민어, 장어 등이 잡히고 김의 품질은 전국 최고다.
김양식

김 채취선과 민어잡이 배 등 한 가구당 3~4척의 배를 보유하고 있다. 배가 사람보다 많은 셈이다.

김 양식에는 34가구가 나서고 있다. 부유식, 지주식 채취 방식이 달라서 다양한 형태의 배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목포에 거주한다. 김 포자를 입식하고 생산할 시기에는 당사도와 목포를 오가며 지낸다. 올해는 바닷물의 염도 탓으로 작황이 좋지 않아 주민들의 걱정이 많다.



이순신 장군 숙영지

◇충무공 이순신 장군 일화

방죽골로 불리는 곳은 이순신 장군이 열두 척의 전함으로 명량해전을 치른 후 팠다는 우물이 있다.

1597년 9월 15일 진도 벽파진에 도착한 이순신 장군은 명량대첩에서 대승을 거뒀다.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끈 후 곧바로 당사도로 옮겨와 진을 쳤다는 기록이 내려온다.

난중일기 9월 16일(양력 10월 26일)에 “그곳에 머무르려 했으나 물살이 무척 험하고 형세도 또한 외롭고 위태로워 건너편 포구로 새벽에 진을 옮겼다가, 당사도(무안군 암태면)로 진을 옮기어 밤을 지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이순신 장군 우물

당시 군영지를 설치하고 머무르는 동안 군사들의 식수를 위해 우물을 팠다고 전해온다.


마을 전경

◇살기 좋은 섬 ‘기대’

지난 2017년 새뜰마을 사업이 펼쳐졌다. 주민들의 편의를 돕고 공동체 공간을 조성해 정주 여건과 마을 경관이 개선됐다.

어촌뉴딜 사업이 활발하게 전개돼 연안도로 개설과 선착장 신축 등 어업환경이 나아지고 삶의 질도 윤택해졌다.

여행 트렌드 변화에 맞춰 걷기 좋은, 힐링의 안성맞춤 장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해송, 갯벌, 해안 절경, 숲 등 섬이 지닌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목표다.

주민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섬이 지닌 멋스러운 관광자원과 체험 문화를 연계해 관광객을 끌어 모을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김원웅 이장은 “신비의 바닷길, 해송 숲, 충무공의 숙영지 등 관광자원이 풍부하다”며 “음식 개발, 어촌체험 등을 운영해 주민들의 소득향상을 꾀하고 귀어·귀촌 및 방문객이 섬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중이다”고 말했다.

바다로 쏟아지는 별빛 가득한 밤이 아름다운 추억의 섬으로, 걷기 좋아 즐거움을 주는 곳으로 변모를 기대해 볼만 한 당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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