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포크(Bespoke) 가전제품이 요즘 대세인 것 같다. 2022년 대한민국 광고대상을 휩쓴 제품으로도 유명하다.

얼마 전 가전매장을 방문하고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예전에 우리에게 익숙했던 TV, 냉장고, 세탁기 등이 개성은 없고 기능만 유사한 생활가전이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고객의 개별 취향을 반영하여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제품 조합과 색상·재질까지 디자인할 수 있도록 제작한 물건이라는 의미의 ‘비스포크(Bespoke)’제품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비스포크로 제작되는 물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대부분 고급 맞춤 정장이나 패션 구두 등 하이앤드(High-end)라 불리는 최고급 명품들이 많고 다양한 옵션을 장착한 고가의 자동차도 있다고 한다. 시트의 재질이나 색깔, 내장재의 소재 등을 고객이 직접 골라 제작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비스포크 문화가 폭넓은 세대의 다양한 취향을 충족하는 고객 맞춤형 시대를 열게 된 것이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기존의 공청회나 토론회 등 일부 국민이 제한적으로 참여하는 제도의 단점을 보완하고, 정책의 수요자인 다양한 국민들이 의제 설정부터 정책 결정·집행·환류까지 직접 참여하여 공공정책을 디자인하는 ‘국민정책디자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 각 기관에서도 이 제도를 통해 2014년부터 사회복지, 생활안정, 청년정책 등 1,500여 개의 다양한 공공정책 서비스 과제를 발굴 추진하고 있는데, 실종 치매노인 찾기를 위한 형광신발끈 나눔, 건강약자를 위한 병원동행 서비스, 가족돌봄 빈곤청년 돕기 정책 등이 그러한 우수사례들이다.

우리 병무청에서도 270만 예비군 동원 대상자의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 예비군과 그 부모님 등 정책 수요자인 국민들을 포함하여 ‘국민정책 디자인단’을 운영하였다. 그 결과 동원훈련 일정 통지, 이수현황 등의 정보제공과 함께 간편한 훈련연기 신청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동원훈련 통합 플랫폼 동원 e-pass를 설계하였다.

또한, 병역이행으로 인해 학업이나 경력단절이 되지 않도록 생애주기에 맞는 ‘병역진로설계서비스‘를 운영하여 청년의 미래를 디자인하고 있다. 입영 전 1:1 상담 후 개개인의 적성·전공에 맞는 군 복무 분야를 설계하고, 군 복무 중에는 관련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후, 전역 시에는 그 경력과 연계된 분야로의 취업도 지원하는 사업이다. 병무청의 대표적인 개인 맞춤형 비스포크 사업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병무청 정책자문위원회의 제언에 따라, 수원과 인천지역에 ’병역설계지원센터‘를 확대하는 등 전국 8개 지역에서 ’병역진로설계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병무청은 이러한 국민 소통 노력을 인정받아 ‘2022년 국민정책 디자인 성과 공유대회’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하였으며, 행안부에서 선정한 2022년 국민과 가장 활발히 소통한 우수기관 10곳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주역의 중천건에 나오는 동성상응(同聲相應) 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같은 소리는 서로 반응한다는 뜻이다. 의견을 같이하면 자연히 서로 통하여 합하게 되고, 부분의 합은 전체가 아니라 무한의 힘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우리 병무청에서는 각종 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하는 전 과정에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서로 반응하여 이를 통해 시너지를 일으키는 노력을 하고자 한다.

‘BE SPOKE, 말하는 대로 이뤄지는’ 국민과 함께 혁신을 디자인하는 병무청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