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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암호수 주민협의체, 여론 무마용 안 된다
2023년 02월 09일(목) 16:55
전주언 전 광주 서구청장
지난해 연말 광주시는 그동안 서구와 운영했던 풍암호수 수질개선 TF팀이 주민 의견수렴에 집중하지 못한 점을 인정한다며 주민들이 주장하는 원형보존도 검토하는 주민협의체를 구성했다. 의견을 청취한다며 풍암호수 인근 7개 동 주민 35명과 시·구의원 등 48명으로 구성해 3차례 회의를 개최하였지만, 중앙공원 사업자의 매립식 수질 개선안을 청취하고 임원진만 선출한 상태다.

-저수량·수심 낮춰 규모 축소

지난 3년간 운영된 수질개선안은 좁지 않은 산책로 4m를 추가로 확장하는가 하면 호수 규모를 축소하고 바닥을 메꾸어 저수량 44만7,000톤을 16만5,000톤으로, 수심 6m를 1.5m로 낮추는 것이다. 또 인근 지역에 설치될 지하철역을 장미공원 4거리에 설치된다고 착오해 20억원을 들여 장미원 이설, 목교 3개소 철거 후 수상 데크로드 3개소 신설, 야외공연장(280석)과 생태습지(1,296㎡) 를 없애 버스킹무대, 수변카페, 수변전시장을 설치하는 것이다.

여기에 풍암호수 오염의 주요 요인을 비점오염으로 판단, 월드컵경기장과 장미원 쪽에 배수박스를 호수 바닥에 Y자로 매설하고 수원 확보를 위해 지하수 8개소를 개발, 매일 895톤을 공급하여 수질을 개선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러한 매립식 수질개선 방안은 주민공청회 등 여론 수렴과 검증절차가 생략되고, 호수원형을 심하게 훼손한 인공연못으로 환경오염을 가중시킴은 물론, 토사 퇴적으로 제2의 경양방죽화가 우려된다.

풍암호수는 1956년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축조되었지만, 지금은 도시 확장으로 광주시민이 즐겨 찾는 도심 속 호수공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여유와 평화로움, 휴식, 교류, 건강증진은 물론 도시매력이나 도시이미지 형성을 통하여 지역 가치를 상승시키는 사회자본이며,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할 시대적 공유자산이다.

내륙도시에서 호수는 넓으면 넓을수록 더 좋다. 그래야 도시의 매력도 더 커진다. 호수의 오염이나 악취 문제는 물 자체의 문제이지 호수의 문제가 아니다. 오염돼 악취가 나는 물을 개선하지 않고, 이를 담는 호수 자체를 건드리는 것은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이렇게 매립식 수질 개선이 가능하도록 하게 한 원인 제공자는 광주시다. 국가 소유 풍암저수지를 매입하지 않아도 기관 간 업무 협조로 필요한 시설은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다. 그럼에도 광주시는 저수지 기능을 폐지하는 도시관리계획을 결정하였다. 이에 농어촌공사와 중앙공원사업자 간 300억원에 저수지를 팔고 사는 계약이 이루어지고, 대체양수시설에 37억원을 쓰는 등 명품공원 조성에 투자하여야 할 사업비 337억을 헛되게 쏟아붓게 하였다.

주민협의체는 이런 잘못된 행정행위를 바로잡고자 한다. 그런데 광주시가 저수지 기능 폐지 도시계획 결정과 관련법상 담수량 30만톤 이상이면 댐 규정이 적용돼 유지기술 인력 운용 등 관리비가 많이 들 것으로 보고 매립해 규모를 줄이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계획을 변경하지 않고서는 원점 재검토는 미사여구에 불과하고, 주민협의체는 기존안을 확정해주는 허수아비 역할만 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원형보존 정책으로 전환해야

소유권 이전 원상회복이 어렵다면 담수량을 줄이려는 방안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공원화사업이 완성되어 모든 시설이 광주시에 기부체납되면 공원관리 조직과 사후관리는 필수이다.

지방자치시대 행정의 최대 목적은 지역민에게 최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다. 민선 8기 광주시는 열린 행정으로 기존 매립식 수질정화 방안을 폐기하고, 지역민이 원하는 원형보존 수질정화 정책으로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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