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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광장>새해 소원
2023년 01월 25일(수) 16:56
<전매광장>새해 소원
곽규호 광주문화재단 예술상상본부장


폭설, 극한 한파와 함께 설 연휴가 끝났습니다. 농작물 피해, 교통사고 피해 없이 지나가기만을 기도합니다.

계묘년 설을 보내고 나니 진짜 새해가 시작된 듯합니다. 어르신들께는 세배를 올리고, 아랫사람들에겐 새해 복돈 넉넉히 주는 훈훈한 설날, 차례 올리고 도소주 한 잔씩 나누던 새해 풍속을 함께 나누셨는지요. 상을 물리고 윷놀이, 화투치기로 가족의 화목을 돋우기도 하셨겠지요. 정월의 풍속을 열람해보니 신수보기, 점풍, 관월, 답교, 제웅, 딱총놓기, 피리불기, 도소주, 약식, 오곡밥먹기, 만두, 찰밥, 증병, 엿먹기, 잣까기, 채소 먹기, 잠 안자기 , 밥 아홉그릇 먹기, 왼새끼 꼬기, 물 안먹기, 신발 안내놓기까지 수십 가지입니다. 우리 민족의 1년 민속 중 절반 가량이 설날과 대보름 사이 정월에 치러집니다. 기억에도 없는 신발 안 내놓기, 물 안먹기 같은 풍속은 어디로 간 걸까요. 하나씩 뒤져 다시 살려낼 것은 살려내고 이을 것은 이어가면 좋겠습니다.

정월 대보름까지 인사·덕담

옛사람들은 정월 대보름까지 설을 쇠면서 어른들을 찾아 세배를 드렸답니다. 세배를 받는 어른들은 아랫사람들에게 덕담으로 새해를 시작했습니다. 요즘은 명절을 전후해 스마트폰이 부지런히 울립니다. 여기저기 지인들이 서로 새해 인사를 전하는 소리들입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소원 이뤄지기를 바란다는 문구들입니다. 이런 덕담은 받는 사람도 기분 좋지만 전해주는 사람도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오늘은 저도 새해의 소원을 빌어봅니다. 함께 꿈꾸었으면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먼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의 전쟁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전쟁이 일어난 지 1년이 돼가지만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협상은 결렬되고 협박이 난무하는 가운데 군인은 물론 민간인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11개월 동안 24만명이 넘는 군인·민간인이 사망했다는 기록입니다, 매일 800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전쟁이 그치지 않는다면 피해가 얼마나 더 커질지 알 수 없습니다.

한반도 긴장도 사라지고 평화시대가 열리기를 바랍니다. 70년째를 맞이한 정전체제를 뒤로하고 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의 길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참사가 없는 대한민국을 기원합니다. 지난 해 할러윈 때 이태원에서의 참사, 2014년의 세월호 참사 같은 억울한 죽음들이 더 이상 벌어지지 않아야겠습니다. 참사 희생자와 가족에는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올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광주를 아시아 문화 메카로 만들자”고 선언한 지 20년이 되는 해입니다. ‘문화 메카’는 ‘문화 수도’로, 이어 ‘문화중심도시’로 간판을 바꿔 달고 20년이 되지만 지금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인지에는 선뜻 긍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광주에서 예술인이 증가하고, 예술활동, 문화활동이 늘어나고 있다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아시아 각국 예술인이 충장로·금남로 예술의 거리를 활보하고, 그들의 작품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어야 아시아문화중심도시라고 내놓을만 하지 않을까요. 우리 주변의 예술인을 먼저 아끼고 사랑하며 기꺼이 그 예술에 지불할 시민이 많아져야 합니다. 예술을 사랑하고 문화를 지키는 시민들도 함께 성장한다면 조금 더 문화도시에 가까워질 것입니다.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길

“시인들이 노래했던/그 어느 아름다운 새해보다도/올해는 움츠린 사람들의 한 해가/더욱 아름답도록 하소서/차지한 자와 영화와/그 모든 빛나는 사람들의 메시지보다도/올해는/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소망이/더욱 열매 맺도록 하소서”(중략)(이성부 시 ‘신년 기원’ 중에서) 억울한 사람의 원이 풀리고, 더불어 행복해지는 계묘년을 기원합니다. 가난한 사람, 힘없는 사람, 장애를 가진 사람, 외국에서 들어와 일하는 이주노동자, 성 소수자, 소수종교자까지 모든 약자들이 더불어 사람답게 사는 ‘광주’다운 광주를 꿈꿉니다. 이 모든 꿈에 더해 누구나 더 나은 세상을 꿈꿀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소박한 새해 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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