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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광장>재난·재해 예방을 위한 서유럽 견문록
2023년 01월 11일(수) 16:13
<전매광장>재난·재해 예방을 위한 서유럽 견문록
박문옥 전남도의원(안전건설소방위원회)


지난 3일, 스페인과 영국, 프랑스 해외연수를 위해 이른 새벽 버스에 몸을 실었다. 8박 10일이라는 긴 일정이 부담스럽지만 새로운 환경을 접하고 배울 수 있다는 기대감에 함께한 동료의원들의 표정은 한껏 들떠있었고, 정오가 다 돼 인천을 출발한 후 14시간의 비행을 했지만 8시간이라는 시차 때문에 스페인의 시간은 오후 6시가 채 되지 않았다.

이번 연수는 유럽국가들의 재난예방 및 선진 대응시스템을 공부하고 이를 전라남도에 접목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기 위해 안전건설소방위원회 의원들을 주축으로 진행되고 있다. 의원이 된 이후 해외에서 진행하는 연수 프로그램에는 처음으로 참여했다. 코로나로 인해 지난 3년간 발이 묶이기도 했지만 해외연수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의식한 부분도 컸다. 외유성이라는 수식어 앞에 실제 연수 내용은 묻히기 쉽고, 연수 중간 귀국하기 힘든 장기간의 해외 체류와 음식에 대한 걱정이 늘 결정을 가로막았다. 그리고 나 자신이 국내 사례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도 낮은 상황에 ‘해외연수가 필요한가?’라는 회의적 시각도 일부 작용했을 듯….

선진 지자체 방재 사례 연구

상임위에서 준비한 연수프로그램은 소방과 재난 재해에 대한 방재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지방자치가 시행되고 있는 주요 도시들의 기관 간 협력사례와 재난 재해에 대응하는 매뉴얼, 기상이변에 따른 홍수해 피해사례 및 예방시스템 연구 등이 주요 일정이다. 기관을 방문하고, 담당자를 만나 연수와 관련된 설명을 들으며 전남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내용은 없는지 함께 찾아본다.

스페인, 영국, 프랑스 사람들과 같은 공간을 사용하고 같은 음식을 먹지만 우리는 코리안이다. 머리는 검은색이고, 생각과 입맛은 고추장과 된장국에 맞춰져 있으며 이제 내일이면 떠날 사람들이다. 어쩌면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을 수 있다. 살아왔던 방식과 문화가 다르기에 모든 것이 신기하고 새로우면서 불편하다. 우리가 찾은 유럽의 날씨는 비가 오는 날과, 비가 올 것 같은 날만 존재했다.

공식일정 외 동료 의원들이 모여 소방과 재난안전에 대해서는 지난한 이야기들이 오고가지만 생활 중 불편함에 대해서는 공유가 빠르고, 동시에 개선점에 대해서도 잘 찾아낸다. 역시 우리에게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새로운 환경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한국인으로 살면서 의식 속에 굳어져 있던 생각을 깨워주기도 한다. 일종의 ‘RESET’처럼 말이다. 동료의원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대화의 내용은 프랑스의 인구와 출산정책, 유럽 각국의 관광과 문화, 도로교통과 신호시스템 등 주제도 다양하다.

한때 저출산 국가에서 전세계 가장 높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는 프랑스를 부러워하며 대한민국 출산 정책을 꼬집는다. 보행자의 안전을 우선시하는 스페인과 프랑스, 보행자의 책임도 함께 따지는 영국을 비교하며 전남에 접목할 사례도 찾아본다.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릴 정도로 천년이 훌쩍 넘은 수많은 관광자원, 그리고 그곳을 찾는 전 세계 사람들을 바라보면 전남이 추구해야 할 관광정책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해법도 함께 제시해본다. 그렇다. 이것이 연수를 통해 우리가 찾아야 할 열매이다. 우리는 이 열매를 얻기 위해 새로운 환경을 찾아 이곳에 왔고, 유럽인의 생활을 옅봤으며, 불편함도 즐기고 있는 것이다.

‘도민 행복’ 결과로 이어지길

우리 속담에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이 있다. 좁은 우물에 갇혀있는 개구리에게 보이는 세상은 우물의 폭과 깊이가 전부이다. 사람은 자신이 바라보는 사물과 식견에 따라 생각의 폭도 제한적이 된다. 선진 시스템에 대한 벤치마킹은 멈추지 말아야 할 우리의 의무이다.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기 위해 이곳에 왔고, 새로움을 받아들여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융통성을 함께 발휘해야 한다. 막대한 혈세가 들어가기에 도민의 입장에서 프로그램을 기획·실행해야 하며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사후관리도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연수를 통해 개발된 사례들이 실제 전남에 적용될 수 있도록 집행부와 함께 연구하는 과정도 이루어져야 한다. 이곳에서의 경험이 도민의 삶을 바꿀 수 있다면 해외연수를 바라보는 주민의 눈은 바뀔 것이다. 이곳 유럽에서 소중한 동료 의원들과 함께 찾은 다양한 씨앗들이 ‘도민행복’이라는 풍성한 열매로 맺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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