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매광장>평화 공존만큼 완벽한 국방은 없다 |
| 2023년 01월 04일(수) 16: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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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광장>평화 공존만큼 완벽한 국방은 없다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한반도미래연구원장
40여 년 전 공군에 근무하던 당시 필자가 소속한 부서의 일차적 역할은 방공 레이더를 통한 공중 감시였다. 백령도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데 당시 공군이 가장 우려했던 것은 북한의 저속·저공 전투기(AN-2)였다. 왜냐하면 저속·저공 전투기는 레이더망에 포착이 잘 안 되기 때문이다. 일정한 방향을 향해 낮은 속도로 낮게 나는 새떼와 풍선도 레이더망에 잡히는데 저속 비행기와 구분하기가 어려울 때가 있었다.
지난 연말(12.26)에 북한 무인기 5대가 여러 시간 동안 수도권 지역 상공을 비행했다. 당연히 국민들의 걱정이 컸다. 필자 역시 40여 년 전과 비슷한 걱정을 지금도 해야 한다는 사실에 약간 실망스러움을 느꼈다. 다른 한편으로 ‘국방에서 100% 완벽함은 존재하지 않구나!’라는 생각도 새삼 깨닫게 되었다.
한반도 전쟁, 생존 가능성 희박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본 것처럼 공중전에서만 하더라도 무인드론을 비롯하여 새로운 무기가 계속 개발되어 방공망을 앞서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북한에서 부산까지, 남한에서 신의주까지 남북한 모두 상대방 영토를 폐허로 만들고 수백만 명을 죽일 무기들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이에 맞서 우리 국민 중 일부도 미국 핵무기를 남한에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이 모든 정황을 고려하건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했을 때 8,000만 인구 중 살아남을 수 있다고 자신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남한이나 북한 강경파들은 걸핏하면 전쟁 운운한다. 요즘은 남북한 최고 지도자들까지 선제공격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선제공격은 곧 전쟁을 먼저 일으킨다는 것을 의미하는 데 말이다. 긴장을 고조시킨 일차적 주체는 두말할 것도 없이 북한 김정은 정권이다. 그렇지만 이에 대응하는 윤석열 정부의 태도도 성숙하지 못한 것 같다. 과거 김신조 일당의 청와대 습격 사건 사건이나 미얀마 아웅산 사태 때 남한이 보복 방식을 몰라서 보복하지 않았겠는가. ‘이에는 이’로 대항할 경우 자칫하면 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 때문에 인내한 것이다. 지금은 1960~80년대와 또 다르다. 전쟁이 발생하면 가진 것이 많은 남한이 북한보다 훨씬 큰 피해를 볼 게 뻔하다. 게다가 지금은 핵전쟁의 위험까지 감수해야 하지 않은가.
전쟁이 발생하면 인구, 경제력, 외교전 등에서 남한이 더 유리한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유리하다고 해서 남한이 한반도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미국과 중국 모두 어느 한쪽이 무력으로 한반도를 완전히 점유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전쟁이 발발해도 6·25전쟁 때처럼 적당한 시점에서 휴전하고 말 것이다. 이게 냉정한 국제정치의 원리이다. 남는 것은 수백만 명의 인명 살상과 폐허가 된 국토뿐일 것이다.
국내 정치용 용어 경계를
서울시청에서 휴전선까지의 거리는 불과 38km 내외이다. 휴전선 가까이 수도권에 남한 인구 50%가 거주하고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 정치권이나 국민 모두 전쟁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일부 남한 정치인들이 강경 주장을 펼치고 전쟁 운운하는 것은 무책임을 넘어서 일종의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본다. 순전히 국내 정치용 언어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다. 일반 국민들도 좀 더 냉정해야 한다. 보수든 진보든 정찰기의 성격을 띤 무인기 사태에 대해 그 의미를 과도하게 확대하거나 혹은 그것을 막지 못한 데 대해 지나친 수준의 책임 추궁과 비난은 자제하는 게 좋다. 대결을 통한 완벽한 국방은 불가능한 상황에서 과도한 책임 추궁이나 비난 혹은 공포 조장은 결과적으로 강경론을 부추기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국방의 최대 목표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토를 보전하는 것이다. 현재 남북한의 대치 상황이나 무기 성격으로 봤을 때 방어 전쟁이든 공격 전쟁이든 전쟁으로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남북한 모두 대결이 아니라 평화 공존 속에서 해법을 찾도록 해야 한다. 평화 공존은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방식의 국방이다. 모든 부분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는 대한민국이 좀 더 선제적으로 평화 공존의 길을 개척하기를 희망한다. 아니 강력하게 요구한다.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한반도미래연구원장
40여 년 전 공군에 근무하던 당시 필자가 소속한 부서의 일차적 역할은 방공 레이더를 통한 공중 감시였다. 백령도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데 당시 공군이 가장 우려했던 것은 북한의 저속·저공 전투기(AN-2)였다. 왜냐하면 저속·저공 전투기는 레이더망에 포착이 잘 안 되기 때문이다. 일정한 방향을 향해 낮은 속도로 낮게 나는 새떼와 풍선도 레이더망에 잡히는데 저속 비행기와 구분하기가 어려울 때가 있었다.
지난 연말(12.26)에 북한 무인기 5대가 여러 시간 동안 수도권 지역 상공을 비행했다. 당연히 국민들의 걱정이 컸다. 필자 역시 40여 년 전과 비슷한 걱정을 지금도 해야 한다는 사실에 약간 실망스러움을 느꼈다. 다른 한편으로 ‘국방에서 100% 완벽함은 존재하지 않구나!’라는 생각도 새삼 깨닫게 되었다.
한반도 전쟁, 생존 가능성 희박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본 것처럼 공중전에서만 하더라도 무인드론을 비롯하여 새로운 무기가 계속 개발되어 방공망을 앞서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북한에서 부산까지, 남한에서 신의주까지 남북한 모두 상대방 영토를 폐허로 만들고 수백만 명을 죽일 무기들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이에 맞서 우리 국민 중 일부도 미국 핵무기를 남한에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이 모든 정황을 고려하건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했을 때 8,000만 인구 중 살아남을 수 있다고 자신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남한이나 북한 강경파들은 걸핏하면 전쟁 운운한다. 요즘은 남북한 최고 지도자들까지 선제공격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선제공격은 곧 전쟁을 먼저 일으킨다는 것을 의미하는 데 말이다. 긴장을 고조시킨 일차적 주체는 두말할 것도 없이 북한 김정은 정권이다. 그렇지만 이에 대응하는 윤석열 정부의 태도도 성숙하지 못한 것 같다. 과거 김신조 일당의 청와대 습격 사건 사건이나 미얀마 아웅산 사태 때 남한이 보복 방식을 몰라서 보복하지 않았겠는가. ‘이에는 이’로 대항할 경우 자칫하면 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 때문에 인내한 것이다. 지금은 1960~80년대와 또 다르다. 전쟁이 발생하면 가진 것이 많은 남한이 북한보다 훨씬 큰 피해를 볼 게 뻔하다. 게다가 지금은 핵전쟁의 위험까지 감수해야 하지 않은가.
전쟁이 발생하면 인구, 경제력, 외교전 등에서 남한이 더 유리한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유리하다고 해서 남한이 한반도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미국과 중국 모두 어느 한쪽이 무력으로 한반도를 완전히 점유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전쟁이 발발해도 6·25전쟁 때처럼 적당한 시점에서 휴전하고 말 것이다. 이게 냉정한 국제정치의 원리이다. 남는 것은 수백만 명의 인명 살상과 폐허가 된 국토뿐일 것이다.
국내 정치용 용어 경계를
서울시청에서 휴전선까지의 거리는 불과 38km 내외이다. 휴전선 가까이 수도권에 남한 인구 50%가 거주하고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 정치권이나 국민 모두 전쟁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일부 남한 정치인들이 강경 주장을 펼치고 전쟁 운운하는 것은 무책임을 넘어서 일종의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본다. 순전히 국내 정치용 언어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다. 일반 국민들도 좀 더 냉정해야 한다. 보수든 진보든 정찰기의 성격을 띤 무인기 사태에 대해 그 의미를 과도하게 확대하거나 혹은 그것을 막지 못한 데 대해 지나친 수준의 책임 추궁과 비난은 자제하는 게 좋다. 대결을 통한 완벽한 국방은 불가능한 상황에서 과도한 책임 추궁이나 비난 혹은 공포 조장은 결과적으로 강경론을 부추기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국방의 최대 목표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토를 보전하는 것이다. 현재 남북한의 대치 상황이나 무기 성격으로 봤을 때 방어 전쟁이든 공격 전쟁이든 전쟁으로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남북한 모두 대결이 아니라 평화 공존 속에서 해법을 찾도록 해야 한다. 평화 공존은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방식의 국방이다. 모든 부분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는 대한민국이 좀 더 선제적으로 평화 공존의 길을 개척하기를 희망한다. 아니 강력하게 요구한다.
등록일 : 2015년 1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