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이 개막 후 12연패 부진에 빠졌다.

지난해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창단 첫 승을 거뒀던 페퍼저축은행이지만 이번 시즌은 연패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7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2라운드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22-25 20-25 25-23 14-25)으로 패배했다.

이번 시즌 부진의 시작은 초반부터 이어진 줄부상이었다.

주장 이한비가 부상을 입은데 이어 아포짓 스파이커로 포지션을 변경한 미들블로커 하혜진은 오른쪽 어깨 부상을, 아웃사이드 히터 지민경도 무릎부상을 당했다. 여기에 슈퍼루키 염어르헝도 무릎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라 데뷔시즌을 제대로 치르지 못하게 됐다. 시즌 개막도 전에 페퍼저축은행의 전력에 균열이 생긴 셈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유일하게 남녀부 통틀어 개막 이후 승리가 없다. 이에 선수단을 비롯해 팀 전체가 ‘1승’에 대한 부담감과 긴장감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다잡은 첫 승도 놓쳤다. 앞서 지난달 6일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1, 2세트를 내리 따내며 기대감을 올렸으나 이후 두 세트를 연달아 내줬고 5세트 승부처에서도 흔들리면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팽팽한 접전을 펼치며 4세트까지 몰고 가면서도 늘 중요한 승부처에서 뒷심이 부족하거나 실책성 플레이를 펼치면서 신생팀의 한계가 드러났다.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자 지난달 22일 초대 사령탑인 김형실 감독이 자진사퇴까지 했으나 이마저도 통하지 않은 채 연패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배구계 한 관계자는 “결국은 경험 부족이다. 또 탄력과 파워를 겸비한 팀을 대표할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하다. 현재 상황에서 레프트 공격수와 센터를 영입하게 되면 다른 팀 전력에 크게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리시브 불안과 결정력 부족을 극복해야 한다. 레프트 이한비는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이한비를 대신 투입시킬 수 있는 백업 자원을 추가로 보강할 필요가 있다”면서 “또 찬스때 득점으로 연결짓는 상황에서 다양한 공격 루트를 통해 득점 성공률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전중인 페퍼저축은행은 ‘미래’를 강조하고 있다.

이경수 페퍼저축은행 감독대행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보다는 먼 미래를 바라보며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감독대행은 “팀에 부상선수도 많고 고정된 선수들이 주로 뛰다 보니 체력적인 면에서 쳐지고 있다”며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서브다. 범실에 상관없이 자꾸 서브를 때려봐야지 선수들도 범실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단 관계자도 “올 시즌을 앞두고 우리 팀이 해외, 국내 전지훈련을 다녀오면서 많은 준비를 했지만 부상선수들이 너무 많다”며 “늘 고정된 선수들이 뛰는데 승부처나 클러치 상황에서 흐름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흐름을 가져오는 싸움은 경험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경기력 면에서는 작년보다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구단측에서는 선수들의 경기력이 향상될 수 있도록 최상의 훈련환경을 제공하고 선수들을 믿어줘야 한다. 연패에 신경 쓰기보다는 향상된 경기력을 앞세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조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