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로에서] 힘들었지만 행복했습니다
-‘월간 전남매일’ 12월호 편집후기

글 뉴미디어본부장 겸 논설위원

“세상사 어렵다면 어렵고, 쉽다고 하면 쉬운 일이 아니겠나. 까짓것 뭐, 열심히 살았다고 보네….”
올 한해를 돌아보는 한 지인의 말 속에는 자못 결기가 있었습니다. 힘든 일이 많이 있었지만 다 녹여내고 산다는 메시지를 주는 듯했습니다. 어떤 사람이 바라는 대로 모든 일을 성취하고, 반대로 다 실패하는 일만 있다고 하겠습니까. 어떻게 수용하느냐의 문제이겠지요.

2022년 올 한해 역시 격동의 한 해였다고 봅니다. 주지하시는 것처럼 지난 3월 대통령 선거와 6월 지방선거를 잇달아 치르며 우리 사회가 요동쳤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계속된 자이언트 스탭(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으며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으로 경제가 고꾸라지게 생겼다는 위기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정치는 여전히 ‘막장지경’, 더 이상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정쟁이 첨예화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전례 없이 탄도미사일을 쏘아대고 전투기들을 띄워 한반도가 갑자기 다시 위태로워졌다는 느낌을 전 국민이 받았습니다. 사회적으로도 이태원 압사 참사, 그리고 이에 앞서 한 젊은이의 작업장 사망사고 등은 전 국민을 비통하게 했습니다. 후진국형 사건사고는 언제쯤 사라지는 것인지 참….

우리 지역에서도 아파트 공사장 붕괴 등 처참한 일들이 발생해 말문이 막혔습니다. 주저앉고 싶은 심정임에도 도시 발전을 위한 각종 현안사업을 쉼 없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상생 협력 사업으로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와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광주와 전남을 넘어 부산·경남, 대구·경북 등과 교류, 그리고 지역균형발전 차원의 대대적인 협력을 해가고 있고 준비하는 상황입니다. 내년에도 끊임없이 매달려야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광주의 경우 이제 정책 결정의 시간이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강기정 시장은 지난 7월 취임 당시 올 연말까지 현안 사업에 대한 결정을 빠르게 내리고 시민 평가를 받겠다고 했습니다. 현안 사업을 5+1로 명명했습니다. 복합쇼핑몰 유치, 어등산 관광단지사업, 전방·일신방직 부지 개발, 지산 IC 폐지 여부, 백운지하차도 개통 문제 등을 꼽았습니다. 또 군 공항 이전에 대해선 5+1의 ‘1’로 규정하며 특별법 제·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재선에 성공한 김영록 전남지사도 민선 7기에 이어 민선 8기에도 뚜렷한 정책 방향과 의지를 갖고 도민과 함께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현재 국립의과대 설립과 해상풍력조성 사업 등이 최대 현안으로 있습니다. 단체장들의 지혜롭고 신속한 결정과 성과를 기대합니다.

일반시민 개개인에게도 크고 작은, 무수한 변화가 있었을 것입니다. 저마다 닥친 일들이 크게 보이는 법이니 연말까지 잘 추슬러 회복탄력성을 보였으면 합니다. 개인적인 꿈이 많이 있을 겁니다. 올해에 잘 되지 않은 일이 내년에는 꼭 성공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힘들었지만 여기에까지 온 게 어디입니까. 어찌 보면 지금까지 잘 해왔다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조금만 더 힘을 내셨으면 합니다. 연말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희망찬 새해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