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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다고 하지 마라’ 충무공 얼이 깃들어 있다

신안 어의도·포작도·갈우도
신안 섬 가운데 가장 북쪽에 똬리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보전지역
병어, 민어, 김, 천일염이 특산품

2022년 11월 24일(목) 15:48
신안 어의도, 포작도 전경
신안군 지도읍의 작은 섬, 어의도는 작지만 볼거리가 가득하다. 소쿠리 모양으로 길게 늘어져 느리섬, 어의도(於義島)로 이름 지어졌다. 1004섬 신안군의 섬들 중에 가장 북쪽에 자리를 틀었다. 어미 섬 지도와 사이에 있는 소포작도와 대포작도를 품었다. 해식애가 발달했고 조수 간만의 차가 선착장이 바다 쪽을 향해 길게 뻗었다. ‘강촌’, ‘김촌’ 자연마을은 2개의 집성촌으로 이뤄졌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 등장하는 섬이다. 충무공은 왜구들과 싸울 때 어의도를 전략적인 기지로 이용했다. 칠천량 해전에서 소멸된 조선 수군을 이 해역에서 재건한 뜻깊은 곳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뛰어난 생태계를 지녀 유네스코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했다.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조화시킬 수 있는 방안 모색이 한창이다.

◇어의도

어의도는 지도읍 참도에서 철부도선으로 20여분 걸린다. 섬사랑 3호는 진리에서 출발해 참도, 어의도, 점암, 목섬, 재원도 등 북부권 작은 섬들을 하루 두 차례 오간다.

참도 선착장의 풍경은 여느 어촌과 다름없다. 어업인 공동작업장 옆, 물양장에는 각종 어구와 폐선이 즐비하다.

참도 앞 바다에는 10여척의 소형어선이 닻을 내리고 있다.

갯벌에서는 갈매기들이 잔뜩 웅크린 채 가을볕을 쏘이는 중이다. 오른쪽으로 갈우도와 무안 해제면이 가깝고 바다 너머로 임자도 전장포도 한눈에 들어온다.

조강환, 서인섭의 기념비


어의도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하나뿐이다. 치안센터를 지나 마을 입구에는 조강환 유혜비가 현존한다.

자신의 소유지를 섬 주민들에게 경작하도록 대여해 준 공을 기려 지난 1915년 주민들이 그의 행적을 기록한 비석을 세웠다. 앞면에는 ‘通政大夫曺公康煥遺惠碑(통정대부조공강환유혜비)’라 새겨져 있다.

제15대 서인섭 신안군수를 기념하는 기공기념비와 독지탑도 나란히 자리했다. 어의 주민들은 “이곳 어의리에 수 백년 어둠을 걷고 광명의 빛을 밝혀 주신 공적에 감사하다”며 지난 1987년에 새겼다.

맞은편 지도초등학교 어의분교는 지난 2018년 폐교됐다. 교실로 들어가는 입구는 나무와 무성한 풀 때문에 비좁다.

수확을 마친 논에는 볏짚을 압축해 말아 놓은 곤포사일리지가 곳곳에 쌓여있다. 논 인근에는 물이 제법 찬 크고 작은 웅덩이가 즐비하다.

어의도 주민들의 근심거리였던 물 걱정은 지난 2011년 지도읍 참도에서 대포작도, 소포작도, 어의도 간 1.6㎞를 50㎜ 송수관으로 연결해 끝났다.

해저관로를 통해 이곳의 주민들은 장흥댐 원류의 물을 공급받고 있다.

야트막한 담장 길을 따르면 어의교회와 보건진료소, 마을회관도 만난다. 집 밖 텃밭엔 상추, 배추, 시금치가 푸르름을 머금었다. 가을 들녘 붉은 고추가 주렁주렁 열렸다.

논길을 따라 걷는 재미도 잠시, 군데군데 말라버린 벼가 눈에 띈다. 지난 여름 불어 닥친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성장이 멈춰 수확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부유식 김 양식장


예로부터 젓새우잡이 무동력 어선인 멍텅구리배를 이용해 어선어업에 종사했다. 1970년대에는 새우잡이와 지주식 김양식을 겸해 주머니가 두둑했다.

이후 부유식 김 양식 체제로 전환해 대량으로 생산했다. 상날리 선착장 인근 바다 역시 김 양식장이 꽉 채웠다.

지난 1960년 박섬 앞을 막아 조성한 어의방조제는 주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했다. 현지인들이 박섬을 밥섬으로 부르는 이유다. 2007년 12월에 서해안 허베이호 기름 유출 사건으로 큰 피해를 입기도 했다.

쌀, 보리, 콩, 고구마, 마늘, 고추 등을 생산하고, 수산물은 병어, 민어, 숭어, 새우, 농어, 김, 천일염이 특산품이다.


갈우도 갯벌

◇포작도

어의도에서 출발하는 작은 도선 ‘어의호’에 올라 15분을 가면 대포작도다. 섬의 모양이 해산물을 보자기에 싼 것처럼 보여 보작도, 포알처럼 뾰족뾰족 나와 있어 포작도라 일컫는다.

완만한 구릉지를 이루고 있으며 해안선을 따라 광활한 갯벌로 섬 전체가 둘러싸여 있다. 새우양식장을 지나 이른 마을은 10여 가구가 전부다.

서쪽을 향해 있는 집 구조가 특이하다. 포작경로당에서 야트막한 언덕을 올라 뒤엉킨 넝쿨을 헤치고 지나니 물 빠진 새우양식장이 좌, 우로 펼쳐진다.

길 끝에는 노두가 놓였다. 대포작도와 소포작도는 해상 직선거리 100미터에 불과하다. 예전에 포작도 주민들은 가까운 어장인 임치수로에서 10여척의 꽁댕이배로 새우와 각종 어류를 잡아 생계를 유지했다.

임치어장은 낙지, 새우, 부서, 오징어, 숭어 등이 잡히는 황금어장이었다. 서해상에서 밀려 내려오는 해수가 임치수로를 통해 탄도만으로 들어가고 탄도만으로 들어오는 물이 임치수로로 빠지면서 소통이 됐기 때문이다.

지도와 무안 해제 사이에 흐르는 임치수로가 막히고 나서 물 흐름이 확 바뀌었다.

탄도만의 해류가 지도읍의 남쪽에 위치한 선도쪽으로만 드나들어 수로가 막히자 포작도 주민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어류의 산란에도 많은 피해를 줬다. 갯벌을 간척하고 농지를 만들어서 경지면적이 꽤 넓다. 섬 속의 섬이다.

대포작도 선착장으로 향하는 길, 뉘엿뉘엿 저 가는 석양에 은빛 갈대가 춤을 춘다.



◇갈우도

대포작도의 무인도 갈우도는 모래-자갈 선형체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보고된 특이 퇴적체다. 펄 갯벌 위에 형성된 독특한 사질 퇴적체로 작은 섬에서 시작해 일정한 방향으로 길게 늘어선 형태를 보인다. 길이는 2.5㎞, 폭은 10~25m에 달한다.

퇴적물은 주로 조립질 모래와 자갈, 조개(패객)으로 구성됐다. 강한 태풍에 의해 형성되고 이동, 성장하는 태풍 퇴적물의 흔적이다. 지난해 겨울 조사 결과 갈우도 주변의 갯벌과 암반, 특이 퇴적체에서 관찰된 대형저서동물은 총 80종으로 나타났다.

환형동물은 총 16종, 연체동물은 총 27종, 절지동물은 31종에 이른다. 특히 퇴적체 끝단의 모래톱에서는 물새들의 둥지가 약 20여개 관찰됐다. 둥지가 관찰된 지역은 만조 때에도 해수에 잠기지 않고 대기중에 노출돼 있다. 포식자로부터 안전한 지역으로 물새들의 번식지로 활용된다.



◇고대문화 ‘찬란’

어의리 동쪽 야산(87.6m), ‘팔막굴’로 불리는 곳에는 고려시대의 유물 산포지가 위치한다. 유물로 청자 접시와 잔이 각각 1점씩 수습됐다. 신석기 시대의 어의리 패총은 마을의 동편 구릉 경사면에 위치한다. ‘뒷산’의 북쪽과 동쪽 사면부 전체에 걸쳐 형성돼 있다.

밭으로 경작되는 과정에서 대부분이 유실돼 패각층과 유물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굴, 소라, 꼬막, 대합류 등의 패각과 신석기시대 토기편이 출토됐다.

강촌마을 야산에서는 당제를 지낸 말(馬)형태의 철제품이 수습됐다. 마을공동체에 의한 말 숭배 신앙의 잔존 형태로 보인다.

소포작도에는 철기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패총이 남아있다. 패총은 소포작 출장소에서 북쪽으로 150m 정도 떨어져 있다. 간척사업 전에는 패총의 가장자리에까지 바닷물이 들어왔다고 한다. 유물은 적갈색연질토기편이 수습됐다.

패총에서 북서쪽으로 200m 지점에 3기의 삼국시대 고분이 있었으나 지난 2008년 조사에서는 2기만이 확인됐다.
대포작도와 소포작도를 잇는 노두길

/신안=이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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