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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 나 혼자도 잘 산다
2022년 11월 21일(월) 16:40
<화요세평> 나 혼자도 잘 산다
김명화 교육학 박사·작가


노란 은행잎에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서울에 살고 있는 벗이 시를 적어 편지를 보내 주었다. 오랜만에 아날로그 감성을 담긴 편지를 보며 이 가을을 보낸다. 창밖을 보니 가을이 우수수 내려앉는다. 우리의 삶도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다가온다.

“야야야 나 혼자 산다. 혼자서 잘 산다. 어느 날 외로움이 뼈 속까지 찾아와도 훌훌 털고 씩씩하게 살거다. 우울함아 비켜라 나 혼자 산다. 혼자서도 잘산다.”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멜로디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가 온 마을에 울려 퍼진다.

누가 노래를 부르는 걸까? ‘나혼자 산다’ 프로그램에 나오는 주인공이 부르는 노래일까? 청춘의 목소리는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자연인이다’ 라는 프로그램에서 들려오는 노래일까? ‘나 혼자 잘 산다’ 노래는 복지관에서 실버세대가 마음근육 강화를 위해 부르는 노래다.

고령화·양극화 사회문제

인구통계학적으로 볼 때 우리 사회는 고령화, 도시의 양극화가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이러한 시기에 앞으로 우리 사회는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고 있으며 각자 도생이라는 말이 현실이 되어버린 시대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나 혼자 산다’ 방송 프로그램에서 청춘은 스스로 선택한 혼자다. 그러나 노년의 홀로된 삶은 선택이 아니다. 자녀가 성인이 되었거나 결혼을 해서 떠나고 부부는 나이가 들어 어쩔 수 없는 레테의 강을 건넜을 때의 삶이다. 홀로된 노년의 시기에 밀려오는 외로움과 우울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공동체와 잘 어우러지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사랑하는 당신’ 그림책이 있다. 아내가 하늘나라로 간 뒤 할아버지 혼자서 산다. 할아버지는 아침에 일어나 혼자서 국을 끊이고 간을 맞추면서 평생 밥상을 차려주었던 아내를 생각한다. 외출을 하는 할아버지는 아무도 없는 방을 향해 “다녀오리다.” 인사를 한다. 별일 없는 일상을 보내는 할아버지는 먹고 살기 위해 살았던 지난날을 떠올려 본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했던 화분에 물주기, 창문열기를 하면서 일상의 삶이 소중하다는 것을 느낀다. 할아버지는 ‘가족과 둘러 앉아 나누는 밥 한 끼의 소중했던 추억을 생각하며 할머니를 그리워한다. 할아버지는 혼자서도 잘산다. 밥도 잘 먹고, 약도 잘 챙기고 할머니의 빈자리는 이겨낸다. 이 그림책은 가족과 함께 했던 소소한 삶의 소중함을 노년의 할아버지의 이야기로 전하고 있다.

노년이 되어 홀로된 삶이 찾아 왔을 때 ‘나 혼자도 잘 산다.’ 마음을 굳게 다짐하며 젊게 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최근 네버랜드 신드롬이라는 언어가 떠오르고 있다. 영원히 아이의 모습으로 사는 피터팬과 그 친구들이 사는 곳이 바로 네버랜드다. 나이보다 젊게 살고 싶어 하는 어른의 놀이가 문화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2023년 트렌드 코리아에서도 네버랜드 신드롬은 영원히 어린이로 남고 싶은 어른은 문화 트렌드는 첫째,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어른, 둘째, 나이 듦을 거부하는 어른. 셋째, 아이처럼 재미있게 노는 어른이다. 누구나 청춘이고 싶다. 어른아이가 되고 싶은 인간은 어릴 적 가지고 놀았던 공주세트를 착용하면서 키치(유치하며, 저급한)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머리에 공주 왕관을 쓰고 어릴 적에 인형에게 달아주던 귀걸이를 달며 핑크 공주가 되어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어른들의 취향을 SNS에 올라오자 많은 이들이 하트 공감을 날려준다. 나이가 들어도 젊게 살고 싶어 하는 어른은 어릴 적에 놀았던 추억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포켓몬 이어 디지몬 빵의 판매가 늘어나고 방송도 예전에 했던 예능 프로그램을 다시 우려먹는다.

실버세대 청춘의 삶 추구

최근 공부하는 실버세대도 많이 등장하였다. 이들은 수업태도가 좋다. 집중력이 뛰어나며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하다 보니 열정이 넘친다. 나 혼자도 잘산다. 공부도 하고, 노래도 하고, 춤도 추며 친구들과 어울리며 영원히 아이처럼 사는 실버세대를 응원한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삶의 생애주기도 변하고 있다. 60이 되면 환갑잔치를 했던 근대 문화를 벗어나 이제 60은 제 2의 삶이라고 한다. 100세 인생을 바라보았을 때 노년의 삶은 이제 인생 절반의 시기를 갓 넘은 시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을 내려 놓고 자신이 하고 싶은 삶을 즐기는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외로움아 비켜라. 나 혼자 산다. 혼자서 잘 산다.” 건강하게 청춘의 사고를 지향하는 삶을 살아가는 실버세대를 추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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