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손녀와 손자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계기가 돼 동화를 쓰기 시작했어요.”

지난 1974년 보성군청에서 공직에 입문해 2012년 지방서기관으로 명예퇴직한 위승환씨(67)가 창작동화 ‘개구쟁이 솔명이’(가꿈)를 출간했다.

위 작가의 첫 창작동화집 ‘개구쟁이 솔명이’는 버려진 곰돌이와 햄스터 다솜이, 얼음 새 꽃과 칠게, 개구쟁이 솔명이가 작가와 주고받은 다정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배경은 작가가 어렸을 때 뛰어놀았던 앞뜰과 뒷동산, 샛강과 동물과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했다. 개인주의로 흘러가는 각박한 사회 속에 손녀와 손자들이 삶에 있어 놓치지 말아야 할 지혜를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다양한 메시지로 담아냈다.

글을 쓰게 된 배경에 대해 위 작가는 “태백산맥문학관 명예관장이 계기가 됐다”며 “조정래 소설 태백산맥 1만6,500매 분량의 글을 시작으로 유명 작가들의 글을 필사하며 그들의 삶과 지혜, 고뇌 그리고 필력을 배우며 글을 늘려갔다”고 밝혔다. 이어 “습작으로 수필을 즐겨 썼는데 당시 아들과 딸 모두 결혼을 하던 시기라 태어날 손녀와 손자들에게 무엇을 해줘야 할지 고민하다 유년 시절을 보냈던 자연환경을 떠올리며 동화책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위 작가의 애틋한 마음은 동화책 속 등장인물에게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다솜이’를 통해서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솔명이’를 통해서는 주변에 적을 두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깨우치도록 했다.

동화책은 지난 2017년 처음 동화를 쓰기 시작해 5년 흐르고 나서야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글을 쓰기 전엔 태어나지 않았던 손녀지만, 그 사이 4명이나 생겼다.

동화가 오래 걸렸던 이유는 어른의 시각으로 아이의 동심을 읽기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손녀가 읽을 동화책이라는 생각이 더해져 글을 쓰는데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보석을 세공하는 정성과 같은 마음을 사소한 문구 하나하나까지 눌러 쓰고 다듬었다.

위 작가는 “동화의 가장 중요 요소는 아이들의 눈으로 보고 아이의 머리로 생각하고 아이의 입으로 말하는 것”이라며 “어른의 눈으로 아이의 마음 읽기란 쉽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손녀들이 대화하는 것을 지켜보다 동네 놀이터를 찾아 아이들이 대화하는 말투에도 주목했다. 동화작가들을 만나 자문을 구하기도 하며 나름의 노하우를 찾아갔다”고 설명했다.

동화작가로서의 향후 계획도 남다르다.

위 작가는 “고희 작으로 장편동화를 출간하고 싶기도 하다”면서도 “현재 4명의 손녀 모두 책을 읽기엔 많이 어린 나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감성도 키워 줄 겸 함께 쓴 글을 엮어 동시집을 내보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위 작가는 책을 읽을 어린 독자들에게 “책을 통해 마음이 따뜻해지고 자유로운 꿈을 꾸며 지혜를 키울 수 있길 바란다”며 “밝고 건강하게 그리고 지혜롭게 자라 눈부시게 빛나는 길을 걷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보성 출신인 위 작가는 은퇴 후 태백산맥문학관 명예관장을 역임했으며 종합문예지 ‘인간과 문학’ 제8회 동화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이나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