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열린세상>MZ세대, 586에게 배울 게 있다면
2022년 11월 13일(일) 16:27
<열린세상>MZ세대, 586에게 배울 게 있다면
정진탄 뉴미디어본부장 겸 논설위원


50대 나이, 80년대 학번, 60년대생인 586세대가 대학에 입학할 당시 소위 의식화교육이라고 해서 선배들로부터 맑스주의 계열의 철학, 경제학 서적 등을 추천받고 학습했다. 또 그 학습 내용을 시위 현장에서 실천해야 한다는 지침을 받았다. 당시 대학생들은 군부독재에 맞서느라 캠퍼스 도서관에서 얌전하게 학문적인 연구를 하거나 취업 준비를 할 여유가 없었다.

의식화교육으로 배운 내용 가운데는 계급투쟁 등 꽤나 쇼킹한 것이 있어서 흡수력이 좋은 학생은 투사로 변모했다. 이론적 학습과 현장 체험이 어우러져 한국사회 민주화를 이룩하는데 일정 부분, 아니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 학습 내용이 현 시대에서 보자면 한참 어긋나는 부분-예를 들자면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많이 존재하지만 독재정권 압제에 맞서 항거하고 우리 사회모순을 해결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회모순 해결 변혁의 꿈

그런데 딱 거기까지만 갔더라면 좋았을 것을, 지나치게 가다 보니 시대에 동떨어진 이데올로기 변종과 편향으로 치달아 우리 사회의 그로테스크한 면을 부각시켰다. 현재 목도하고 있는 극심한 진영 갈등은 그 당시의 이론적, 실천적 학습과 무관치 않으리라 본다. 물론 이제 첨단 디지털시대의 미디어 발전에 따른 팬덤정치의 부작용이 덧대어지기는 했지만 말이다.

세월이 지나 X세대 같은 신세대가 등장하고 지금은 MZ세대가 나와 ‘헬조선’을 외친다. 도대체 이게 나라냐 하며 젊은이들이 취업 준비를 하느라 여념이 없고 영혼까지 끌어 모아 재산 증식에 나서야 하는 처절한 몸부림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기성 정치권은 청년들에게 무슨 죄를 지은 것 마냥 이들 앞에 서면 갖가지 지원책과 현금살포 등을 강구한다.

그도 그럴 것이 청년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일터와 사회적 공간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 바, 기성세대로 사회 중추세력인 586이 쩔쩔매는 모습을 보이는 게 당연하다 할 것이다. 우리는 지난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를 전후로 이런 장면을 생생히 봤다. 청년들이 일어서야, 정치가 바뀌고 나라가 바로 설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말이다.

이 부분에 전적으로 공감하면서 다른 각도에서 이 문제를 보는 게 또한 필요하다. 바로 청년들이 우리 사회의 답답한 면을 직면하고 몸소 뛰어들어 개선해 가는 것이다. 586, 부모세대가 잘 해주려고 해도 잘 안 되는 부분이 있는 만큼 청년 자신들이 눈높이에 맞게 사회개혁 드라이브, 옛날 586이 표출한 변혁의 열정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물론 그 형태는 시위 현장에서 몸으로 부대끼는 것을 상정하는 게 아니라-그것이 필요하면 그렇게 해야겠지만-제도적인 틀에서 앙가주망을 해달라는 얘기다. 이데올로기적 투사가 아니라 상식이 통하는 정치서비스 생산·공급자가 돼 달라는 것이다. 기성세대 정치권에서 활동하는 청년조직 참여도 좋지만 직접 선거에 출마해 변화를 실천해가는 플랜을 세울 수 있다. 그것이 당장 허황된다면 청년정치를 가로막는 제도적 개선을 위한 연대 움직임부터 시작할 수 있다. 또 경제적으로 소비자 권익을 위한 소비자운동을 할 수 있으며 기후변화에 대응한 탄소중립, 환경운동에도 적극 참여할 수 있다. 또 학생 입장에서 구태의연한 교육 방식과 강의가 있다면 이를 타파할 대안을 세워 학교 측과 협상할 수 있을 것이다. 주어진 삶의 조건에 따라가기보다는 스스로 창조하는 삶을 살자는 것이다.

우리 지역을, 우리 시회를 바꾸기 위해서라면 앞선 부모세대가 해주기만을 바라지 말고 직접 현장에 뛰어드는 실천이 꼭 필요하리라 본다. 청년들이 컴포트존(comfort zone)에 안주하거나 이를 추구하는 것에서 탈피해 삶을 능동형 태세로 전환하는 게 요구된다. 이는 586이 젊었던 시절 해왔던 사회참여 의식을 현대적으로 맞게, 제도권 정치의 장에 뛰어들어 주인공이 돼보라는 뜻이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몸을 던진 586의 열정만큼은 배워야 하며 계승하기를 기대한다.

더 나은 사회 향한 열정 계승

최근 ‘월간 전남매일’이 인터뷰한 최연소 광주시의원 이명노(27)는 이렇게 말한다. “정치는 세대 담론 안에 묶이면 안 된다. 청년 정치인들이 더 이상 생소함이 아닌 생동감을 드리는 존재가 돼야 한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2030세대가 의존도가 높은 세대라며 정치적 효능을 체감할 수 있도록 직접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덧붙여 이 의원 자신의 소임 중 하나는 최연소 시의원이란 타이틀을 누군가가 갱신할 수 있게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바라며, 계속 청년세대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들이여, 정치적인 야망을 가져라. 우리 삶을 바꾸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그렇게 바꾸는 장에 나서야 하고, 그것이 정치이며, 미래 희망인 청년들이 직접 행동으로 옮겨야 변화의 속도가 빨라진다. 취업, 미래 진로를 설정함에 있어서 자신의 안위와 이익만을 좇는 자세에서 벗어나 너와 나, 우리를 위하는 보다 광범위한 영역을 찾아 나설 것을 주문한다.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