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 기고=한해광 서남해환경센터장]여수는 국제해양관광도시다. 그럼에도 국제라는 이름에 걸맞은 바다에서 추진되는 해양보호구역이나 세계자연문화유산 등이 없다. 이것이 여수 현실이다. 이런 환경에서 여수시에서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위한 토론회가 여수시의회 문갑태, 백인숙 의원 주최로 최근 열렸다.

해양보호구역(Marine Protected Area, MPA)이란 해양 생태계 및 해양 경관 등 특별히 보전할 필요가 있어 국가 또는 지자체가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여 관리하는 구역이다. 습지보호지역, 해양생태계보호구역, 해양생물보호구역, 해양경관보호구역 등 네 가지로 구분된다. 2020년에는 전 세계 해양 면적의 약 7.5~8%만이 보호 구역으로 지정됐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바다, 조간대, 해저와 그 지역에 서식하는 생물, 역사적/문화적 유산이 법/제도와 기타 관리 수단에 의해 보전적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는 해양 보호 구역이 어업과 관광업을 지원함으로써 지역 경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양 보호 구역 운동의 시작은 1962년 ‘월드 콩그레스 온 내셔널 팍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 지구정상회의 이후 글로벌 해양 보호 구역 면적 목표는 10%로 설정하는 국제적인 목표가 세워졌다. 하지만 2010년까지 이를 달성하지 못한 후 2020년까지 10%의 적용 범위를 요구하는 ‘아이치 타깃 11’로 대체됐다.

해양수산부는 해양보호구역 관리기반 강화를 위한 해양보호구역 신규 및 확대지정 지원 등을 하면서 권장하고 있다. 해양환경공단에서 업무를 맡으면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중 여수시를 비롯해 순천시, 보성군, 고흥군에 걸쳐 이뤄진 여지만이 화제다. 여자만은 현재 순천만 보성 벌교갯벌만 일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여수에서 여수시의회를 중심으로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위한 토론회를 갖고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사실 여수는 지난 2015년부터 꾸준히 준비해오고 있었다. 주민들의 소극적 자세를 참여의 분위기로 만들어가고 있었다는 증거다.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행정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예전 분위기와는 다르다는 평가다. 여수지역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여자만 전체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여자만의 중심인 여자도를 ‘여자만보존센터’로 만들어야 여수만 르네상스가 완성되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번 토론회의 중점은 여자만이 해양보호구역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녔다는 것이다.

전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여자만 국립 습지정원 조성사업’(안)도 이러한 여수시의 노력에 보탬을 줄 것이라고 판단한다.

한편, 현재 우리나라에는 습지보호지역은 14곳이다. 옹진장봉도갯벌과 송도갯벌, 시흥갯벌, 서천갯벌, 부안줄포만갯벌, 고창갯벌, 무안갯벌, 신안갯벌, 진도갯벌, 순천만갯벌, 보성벌교갯벌, 봉암갯벌, 대부도갯벌, 화성 매향리갯벌이다.

해양생태계보호구역은 15곳은 대이작도 주변해역, 신두리 사구해역, 오륙도 및 주변해역, 문섬 등 주변해역, 가거도 주변해역, 소화도 주변해역, 남형제섬 주변해역, 나무섬 주변해역, 청산도 주변해역, 울릉도 주변해역, 추자도 주변해역, 토끼섬 주변해역, 조도 주변해역, 통영 선촌마을 주변해역, 포항 호미곶 주변해역이다.

해양생물보호구역은 두 곳으로 가로림만해역, 고성군 하이면 주변해역이며 해양경관보호구역 1곳은 보령 소황사구 해역이 지정 관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