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상>호남진흥원, 전북과 통합 환영하지만





광주와 전남, 전북 등 호남권 3개 시·도 역사연구와 고문헌 보존을 이끄는 기관 간 통합이 논의되고 있다. 아직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통합기관 장소로 전북 부안설이 나오고 있어 논란이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2017년 9월 상생 의제로 광주시공무원교육원에 재단법인 한국학호남진흥원을 출범시켜 운영 중인데 고문헌 등 자료 5만여점을 확보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전북도가 국비 50억원 등 100억원을 들여 부안에 전라유학진흥원을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호남 3개 광역자치단체가 연구기관을 한 곳으로 통합·운영하자는 논의를 해왔고, 향후 통합 기관 장소로 부안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고문헌 자료를 호남진흥원에 기탁한 사람들의 경우 이에 반발해 자료 반환을 요청할 것이라고 한다. 일부 기탁자는 국립 및 수도권 시설에 기증하려다 가까운 광주에 있는 기관을 선택했는데, 전북으로 통합 이전하면 다시 돌려받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만일 통합 기관이 부안으로 간다면 합당한 근거가 무엇인지,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와 논의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지역민들이 당혹해하고 있다. 물론이 호남지역 유사기관이 통합되면 호남만의 차별성과 콘텐츠로 경북 안동의 국학진흥원, 경기 성남의 한국학중앙연구원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 또 수장고 등을 갖춘 독립 청사가 필요한 호남진흥원과 디지털 위주의 유학진흥원이 서로 보완하는 시설을 건립하면 운영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란 희망이 있다.

그러나 호남학의 자료 발굴과 연구 활동이 폭 넓고 활발하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어느 곳에 위치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지역사회의 합의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해당 지자체는 앞으로 기증자와 전문가, 시민 등이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다각적으로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잖아도 공공기관 이전, 지역소멸 등으로 민감해 하는 지역민들이기에 통합 기관의 당위성과 이전 장소 등에 대한 의견 수렴이 긴요하며, 서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