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상>이태원 참사, 트라우마 치료 시급하다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번 참사로 희생된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면서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심리적 트라우마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참사로 인한 심리 치유가 그만큼 절실하다는 뜻이 반영됐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발표한 내용 일부를 인용하면 우선 여과 없이 사고 당시의 현장 영상과 사진을 퍼뜨리는 행동을 즉각 중단해아 한다고 했다. 참혹한 영상과 사진이 SNS를 통해 급속도로 여과 없이 확산하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또 희생자 유가족과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트라우마를 한시라도 막기 위해서는 온라인 상에서 혐오 표현의 자제가 필요하며, 언론보도에서도 사생활을 보호하고 사회적인 혼란과 불안을 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참사로 비통함을 금치 못하고 있을 유가족은 물론 참사 현장에 있던 젊은이들, 추모하는 시민들의 마음이 나락의 수준이다. 재난현장의 슬픔에 이어 심리적 후유증을 시달리는 2차 피해를 막아야 하는 급박한 시점이다. 당연히 정부와 관계 당국은 참사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책을 위한 매뉴얼 마련, 유가족을 위한 각종 지원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동시에 시민들 또한 참사 현장의 미확인 사실을 유포하며 혼란을 부추기는 일을 마땅히 자제해야 할 것이다.

중차대한 시기에 지자체 차원에서도 불안과 우울, 공포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심리 치유에 나서 다행이다. 이번 참사로 심리적 장애를 겪고 있는 시민들은 지자체가 운영하는 24시간 정신건강 위기상담전화(1577-0199)와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등을 통해 지원을 받을 필요가 있다. 상담가와 전문인력 등의 도움으로 심리적 충격을 완화하는 치료를 받아야 추가적인 트라우마를 방지하고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로 번지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다시는 이 같은 참사가 이 땅에서 발생할 수 없게 재난관리시스템을 세우는 한편, 지금 우리 시민들은 슬픔을 함께하면서도 끝까지 인내하는 의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