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 만한 곳] 전남 유일 민물고기 생태관 ‘섬진강어류생태관’

소규모 아쿠리리움 같은 전시장‥철갑상어까지
섬진강 민물고기 종류 전부 만나볼 수 있어 장관

어릴 적 강변이나 계곡에서 물고기를 잡고 논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물고기의 이름을 알고 있을까? 생김새가 다르고 크기며 무늬도 달랐지만 이름은 죄다 ‘송사리’로 불렀을 것이다. 이름 모를 물고기들은 생태계가 파괴되며 보기 힘들어졌다. 그 많던 물고기들은 어디로 갔을까? 생태계를 기반으로 하는 어족자원 보존과 환경개선은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무분별한 하천 개발과 외래어종의 공격으로 서식처를 잃은 우리나라 고유어종을 지키고 있는 ‘섬진강어류생태원’을 찾아가본다.

글·사진 민슬기 기자

◆ 섬진강 생물자원의 보고

‘섬진강어류생태관’은 구례군 간전면 양천리 섬진강변에 위치해있다. 섬진강 어족자원의 전시와 연구, 보존을 위해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로 지어졌다. 총 96종 6천200마리의 다양한 열대어, 토속어류는 물론 양서·파충류 등을 관리하는 전남의 유일한 민물고기 생태관이다. 주요시설은 실내전시, 야외전시, 자원연구 및 보존동과 친환경 태양광발전시설 등이 있다. 야외 전시시설에는 다목적 행사장과 하늘정원, 민물고기 학습장, 지피정원, 생태연못, 야생화 산책로, 피크닉 정원 등이 들어서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찾기 좋다. 토종 어류 외에도 섬진강변에서 서식하는 1백여 종의 조류와 곤충, 식물, 파충류 등도 연구 보존해, 섬진강 생물자원의 보고로 육성하고 있다.

◆ 전남 유일한 민물고기 생태관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대형 원형 수조통이 보인다. 전시장 입구 대형 원통 수조에는 아로와나를 비롯해 레드 테일켓 피쉬, 콜로소마 등 대형 열대어 중심으로 전시했다. 아쿠아리움 못지 않은 위용에 방문한 아이들의 신난 웃음소리가 입구에서부터 쩌렁쩌렁하다. 토산어류 60여종과 천연기념물(3종), 멸종위기종(4종)을 포함한 100여 종 5천여 마리를 전시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큰 메기, 철갑상어, 군집형 어류 등을 대형수족관에 전시해 장관이다. 파노라마 수조에선 최상류 지리산 계곡에서부터 섬진강 하구까지 서식하는 섬진강 민물고기를 만나볼 수 있다.
테마 수조에는 개구리, 도둑게, 민물가재, 민물새우, 징거미새우와 아마존강에 서식하는 수십 종의 시클리드류와 색채가 화려한 카라신과 열대어도 관찰할 수 있다. 관람동선을 따라 토속어종으로 사라져가는 섬진강의 민물고기인 섬진강자가사리, 쏘가리, 황어, 누치 등을 비롯한 다양한 어류, 갑각류, 파충류 등을 전시해 두었다.
‘물고기는 무엇을 먹고 살까’라는 호기심 가득한 질문이나 ‘손으로 낚는 물고기 친구들’ 등 체험도 가능하다. 터치 화면으로 ‘시간 내 재첩잡기’ 게임도 즐길 수 있다. 대한민국 지도를 형상화한 폭포수조에선 다양한 색깔을 겸비한 아름다운 비단잉어를 볼 수 있다.
‘계곡수조’ 파트에는 수락폭포, 상류, 하류 등에서 볼 수 있는 물고기들을 수조별로 나눠 관람할 수 있다. 작은 아쿠아리움이다. 우리가 쉽게 잡고 놀았지만 이름은 모두 ‘송사리’로 통일했던 바로 그 이름 모를 물고기들을 자세히 알 수 있게 큐알코드로도 안내해두었다.
이곳을 한참 동안이나 머물던 쌍둥이 이시후, 이시우(7)남매는 “신기하게 생긴 물고기가 많다”는 평을 내렸다. 광주에서 쌍둥이들을 데리고 방문했다는 어머니 박가연(40)씨는 “소규모 아쿠아리움 같고, 어릴 적 봤잡았던 물고기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재방문을 희망했다.
생태관 야외에는 피크닉정원, 생태하천, 생태연못이 있다. 잉어, 붕어, 향어, 가물치 등이 조화롭게 유영하도록 설계했으며 특히 어린이가 뛰노는 학습장으로 꾸몄다.

◆ 섬진강에 대한 흥미 돋궈

아이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다보니 섬진강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도 구비해두었다. 하나는 고려 우왕 11년에 일본 해적들이 섬진강을 거슬러 침범해왔는데,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 떼가 나룻터에 몰려 들어 울부짖었다는 설이다. 일본 해적들이 그 소리에 깜짝 놀라 도망쳤고, 소식을 전해들은 우왕이 ‘두꺼비 섬(蟾)’과 ‘나루 진(津)’을 써서 강의 이름을 하사했다는 이야기다.
또 하나는 강줄기 나루에서 두꺼비를 돌보던 처녀가 있었는데, 만 3년이 되던 해 마을에 큰 홍수가 나 물에 휩쓸리게 됐다는 이야기다. 은혜를 갚기 위함인지 솥뚜껑만해진 두꺼비는 처녀를 태우고 강기슭으로 헤엄쳐 이동시키곤 죽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은 두꺼비와 여자가 도착한 강기슭을 두꺼비 나루라고 하여 ‘섬진(蟾津)’이라 하였고, 그 강을 ‘섬진강(蟾津江)’이라 이름을 짓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 생태원의 미래

현재 대형수족관과 야외 수달전시관 등은 코로나19로 잠정 폐쇄 중이다. 어류생태원측은 “코로나가 풀리면 복구할 예정”이라며 “섬진강어류생태관이 멸종 위기 토속 어종과 생물을 보존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며 “자라나는 어린이에게는 꿈과 희망을, 어른에게는 어린 시절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전시관으로 가꾸겠다”고 말했다. 다양한 볼거리도 설치해 지리산 온천단지와 연계한 주요 관광지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올 가을, 각종 소음과 생활에 지쳤다면 토종 어류를 살펴보러 ‘섬진강어류생태원’에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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