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성적지상주의가 팽배해 학폭 등 윤리의식에 대한 팬들의 인식이 부족했다. 음주운전, 학교폭력 등으로 잘못된 과거 이력이 있는 선수들은 ‘결과론’을 중시하며 ‘성적으로 증명하겠다’ ‘죗값을 치르겠다’고 했으며 팀과 프로스포츠계도 학폭 행위를 묵인했다.

그러나 배구팬들을 비롯한 시민들의 도덕적 의식이 높아졌다. 본질적인 가치를 우선시하게 된 것이다. 프로선수들의 도덕적 해이와 낮은 윤리의식은 질타의 대상이 됐고 그들 내면의 참된 이타성과 선한 인성이 사회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런데 최근 페퍼저축은행이 학교폭력 논란으로 국내 프로배구에서 퇴출당한 이재영과 접촉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배구계가 들썩였다. 소식을 접한 배구팬들은 분노했다. 미디어데이 행사장을 비롯해 연고지 광주시청, 페퍼저축은행 본사에 이재영 영입을 반대하는 근조화환을 보내고 트럭시위를 벌였다.

사실 페퍼저축은행의 상황이 좋지 않다. 미들블로커 하혜진은 어깨 파열로 수술대에 올라 최소 8개월간 결장하게 됐다. 주장 이한비 역시 인대가 늘어나는 변수까지 맞이하면서 악재가 겹쳤다. 지난해 V리그에 뛰어든 페퍼저축은행은 최하위에 머물며 신생팀의 한계를 체감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올시즌 2년차를 맞았다. 국외전지훈련 및 장신미들블로커 어르헝 영입, 외국인선수 니아리드 계약 등 전력 보강을 했다. 하지만 아직 팀 성적에 대한 반전은 기대하기 힘든게 사실이다. 2년차에 맞는 당장의 성과에 대한 부담감과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다.

페퍼저축은행은 새 시즌을 앞두고 팀 전력 보강차원에서 트레이드도 시도했으나 결실을 맺지 못한 상황이다. 구단이 논란을 무릅쓰고 이재영을 만난 것도 부상을 비롯해 얇은 선수층으로 난맥상까지 더해진 탓이 크다.

그러나 비도덕적인 행위를 한 선수의 영입으로 성적이 좋아졌다 한들 의미가 있을까. 새로 영입한 선수가 불미스러운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면 선수나 구단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창단 당시 페퍼저축은행이 추구했던 ‘즐기는 배구’로 전력상 열세에도 팬들과 소통하는 배구를 꾸준히 이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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