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지방 대학들의 생존 위기 상황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인재 양성 정책까지 대학의 주요 정책으로 제시됨으로써 수도권과 지방대 간의 격차를 더 키워 수도권 쏠림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군다나 지역에서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 역시 턱없이 부족한 일자리 인프라로 ‘탈 광주·전남’ 현상도 심화되면서 경제 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 소멸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2040년에는 전국 대학 가운데 수도권 대학과 지방 국립대만 남고 나머지 지방대들은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 분석 결과가 나왔다. 즉, 지역 대학들의 신입생 등록률이 해마다 감소하면서 정원 미달로 인해 학과 통폐합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비록 입학정원 감축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교육현장에 형성되고 있지만, 수도권 주요 대학 모집인원은 10년 전보다 오히려 늘어났고 지방대에 대한 재정지원이 수도권 대학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어 지역별 대학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

이에 교육부는 2025년까지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들의 대대적인 정원 감축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사업을 통해 감축되는 정원의 88%가 지방대에 몰려있다. 또한 대학의 자율적인 정원 감축을 유도하는 대학혁신지원사업은 정부가 최근 발표한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방안과 상충된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적정규모화에 나서는 지방대학들과 달리 반도체 학과 증원 충원은 수도권 대학의 정원 확대로 지방 소멸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부가 대학들의 적정규모화에 재정을 지원해도 수도권 대학에 대한 정원 규제 없이는 지방대 위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청년이 지역을 떠나면 기업이 떠나고, 기업이 떠나면 인재유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결국 수도권에 편중된 대학 정책은 지방대 몰락과 지역 소멸을 초래할 것이 자명하다. 대학이 지역사회와 직결되기 때문에 교육부 장관이 사회부총리까지 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말로만 지역균형발전이 아닌 고급 인력을 집중 양성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는 등 지역 대학을 살리기 위한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