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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어장에서 꽃 피운 풍요로운 삶 ‘공존’

신안 다물도
태풍 피할 수 있는 천혜의 포구
우럭 전복 키우는 가두리 가득
흑산군도 관문 낚시객들로 북적

2022년 10월 06일(목) 16:27
다물도 전경
다물도는 바다가 내어주는 풍요로움이 가득하다. 해산물이 풍부하고 다양한 고기로 넘쳐나 다물도(多物島)로 이름 지어졌다.

태풍을 피할 수 있는 천혜의 포구를 기대어 터를 잡고 삶을 일구는 중이다.

우럭과 전복을 키우는 가두리는 섬 앞 바다를 빼곡하게 메웠다.

다물도를 둘러싼 황금어장은 섬사람들의 여유 있는 생활을 가능케 했다.

우럭, 장어, 농어, 숭어 등이 많이 잡혀 낚시꾼들이 쉼 없이 드나든다.

어미 섬 흑산도에 딸린 작은 섬으로 주민들은 하나의 마을을 이루며 산다.

흑산군도의 관문답게 가장 먼저 육지에서 오는 뭍사람들이 피곤을 맘껏 부리는 곳이기도 하다.

다물도 전경

◇해산물이 넘쳐나는 곳

다물도는 흑산도에서 4㎞ 떨어진 곳으로 200여명 남짓 거주중이다.

항구와 부잔교에 정박중인 크고 작은 수많은 배들이 눈길을 끈다.

신선한 바람이 겨를이 되고도 남음이다.

지난해 세워진 다물도리 표지석에는 ‘해산물이 풍부한 곳’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다.

특산물인 홍어와 섬 마을의 형태인 장고를 형상화했다.

장고가 양쪽을 때려내는 소리처럼 주민들은 큰 소리 치며 잘 산다는 유래가 쓰여 있다.

다물도 가두리 양식장

다물도는 생선을 양식하는 가두리 양식업이 성행한다. 잡는 어업도, 기르는 어업도 으뜸인 어촌이다.

다물도에서 태어나 어업에 종사하며 섬을 지켜 온 김정혁 흑산면 주민자치위원장(55)과 길을 나섰다.

선착장 이곳저곳에 쌓인 어구를 지나치면 간이 대합실이 나온다. 길은 한 방향으로 나 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에 낯선 이가 들어서자 물새들이 거친 호흡을 연신 뱉는다.

다촌교회 아래 ‘신안 다물도리 김병인시혜불망비’가 눈길을 끈다.

성품이 강직하고 덕이 많았던 김병인은 돈과 곡식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도왔다.

마을 주민들이 지난 1939년 그의 행적을 기리기 위해 비를 세웠다.

해풍과 따스한 가을바람에 장어가 꾸덕꾸덕 말라가고 있다.

다물도 우럭 주낙 꾸러미

길마다 만나는 우럭 주낙 꾸러미와 홍어 걸낙 꾸러미는 흔한 풍경이다.

마을 앞 정자는 태풍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튼튼하게 동여매졌다.

다물도 보건진료소를 지나면 근사한 집들이 눈에 띈다.

햇볕을 피해 그늘 아래 삼삼오오 모여 수다중인 해녀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반갑게 화답하며 뒷짝지로 가는 길을 알려준다. 그물 손질에 한창인 예닐곱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다물도길에는 야트막한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작은집들이 다닥다닥 붙었다.

면적은 작고 사람은 넘치니 사이사이에 집을 지었기 때문이다. 돌담 사이로 만들어진 골목길 또한 비좁다.

다물도길 33-1 골목은 낯설지 않다. 예전 흑산도의 예리항과 목포 서산, 온금동과 흡사하다.

마을 중간에 나 있는 길로 곧장 가면 해안이 나오고 마을 뒤쪽은 해변이다. 군데군데 빈집들을 지나 뒷짝지로 향한다.

둥글둥글한 돌멩이들이 발에 밟히는 촉감이 부드럽다.

다물도 뒷짝지 몽돌해변

뒷짝지는 몽돌해변으로 해수욕하기 안성맞춤이다.

해변 앞으로 붉은 섬 홍도가 아스라하다. 넓고 큰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있어 장관이다.

다물도 뒷짝지 몽돌해변 일몰

일몰이 더 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이유다.

흑산성당 다물도 공소 건축 당시 이곳의 몽돌을 이용해 골격을 갖추는 뼈대로 활용했다.

공소 건물을 짓기 위해 마을 주민들은 해변과 언덕을 숱하게 오가며 돌을 이고 져 날랐다.

다물도길 101번길에 자리한 흑산초등학교 북분교장은 안타깝게도 올해 3월에 문을 닫았다.

무성한 풀이 우거진 운동장 끝자락에 4개의 동상만 덩그러니 남았다.

이승복 소년상과 효자 정재수 조각상 등이 나란하다.

마을 한가운데 주민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던 우물이 온전하게 남아있다.

김정혁 위원장은 “섬에서는 물 수급이 가장 어려웠다.

일제 강점기부터 1960년대까지 주민들은 공동 우물 4곳에서 생활용수를 공급받았다”고 어르신들이 나눈 이야기를 들려줬다.

“물이 귀할 때는 30가구가 한 반이 돼 하루씩 교대로 밤을 새워 물을 지켰고 이튿날 오후에 양동이로 약간의 물을 퍼서 나눠줬다”고 말했다.
 
◇어업 활발 ‘부자 섬’
다물도는 겨울철 북풍을 막아준 천혜의 포구 때문에 어선들의 정박이 쉽다.

어업이 활기를 띠었고 주머니 사정이 좋아 부자 섬으로 불려왔다.

지난날 홍어잡이 본거지 역시 흑산도가 아닌 다물도라고 주민들은 믿고 있다.

흑산도에 대규모 현대식 방파제가 들어서면서 어선들이 옮겨가자 어로해위와 홍어잡이가 뜸해졌다.

홍어잡이의 중단으로 주민들은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1980년대 후반부터 홍어잡이의 빈자리를 가두리 양식업으로 대체했다.

초창기에는 양식업이 활기를 띠고 호황을 이뤘다.

국내 양식업의 난립과 중국산 활어의 수입으로 이마저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물도 사람들은 우럭을 ‘검치’라고 부른다. 우럭 주낙에는 멸치를 미끼로 쓰고 조금(소조기)에 주로 잡는다.

우럭과 함께 다물도를 대표하는 대표적인 수산물은 전복이다.

전복 치패를 뭍에서 들여와 어민들이 직접 키운 다시마를 먹여 2~3년 정도 키운다.

바다의 수온이 3~4도 정도 낮아 천천히 자라는 탓에 자연산 전복과 식감이 별다른 차이가 없다.

해녀들이 물질 해 잡은 자연산 전복은 어촌계를 통해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1960년대 다물도는 수백척의 고깃배들로 넘쳐났다. 조기잡이배, 안강망, 홍어잡이 배들이 앞다퉈 다물도항으로 들어왔다.

이 때문에 당시에는 뱃고사와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당제가 열렸다.

◇자연이 빚어낸 예술품 즐비
다물도는 암석해안으로 기암괴석이 대부분이다.

해안에 즐비한 동굴과 이름도 제 각각인 바위에 금세 매료된다.

바위는 남성적이고 우람한 형태다. 학바위, 물개바위, 공룡바위, 해골바위 등이 대표적이다.
다물도 촛대 바위

촛불 모습으로 밑 둥만 남은 채 하늘로 우뚝 솟은 촛대바위는 인상적이다.

장보고 대사가 당나라와 교역 당시 등대 역할을 했다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주변의 무인도서와 함께 어우러져 관광자원으로서 가치가 크다.
다물도 칠성동굴

북쪽에 있는 칠성굴은 등산로가 잘 갖춰져 접근이 쉽다. 높이 20m, 깊이 100m의 해식동굴로 내부에 7개의 가지굴이 있다.
 
◇생태자원 다양
다물도는 인근 흑산도, 홍도 지구에 있는 식생과 생물이 비슷하다.

자생하는 상록활엽수종은 구실밤잣나무, 붉가시나무, 동백나무, 후박나무 등이다.

보존이 필요한 지역 특징 종인 홍도원추리, 흑산비비추 등도 보고됐다.

출현하는 관속식물도 32과 65속 83종, 3변종 등 총 86분류군으로 다양하다.

민가 주변으로 쇠뜨기, 토끼풀, 개망초, 억새, 뱀딸기, 해안에는 갈대, 천일사초, 나문재 등이 출현한다.

멸종위기 I급인 매와 흰꼬리수리, 멸종위기 II급인 말똥가리, 물수리, 솔개, 큰기러기 등이 서식한다.

양서류는 참개구리, 청개구리 2종을 비롯 포유류는 10종이 분포중이다.

다물도 마을
다물도길 그물 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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