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한은경의 심리학 교실] 누가 노인이 되고 누가 질병에 걸리는가? |
| 2022년 09월 29일(목) 16: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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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경의 심리학 교실] 누가 노인이 되고 누가 질병에 걸리는가?
-노년기 행복 심리학-
글 한은경 심리학박사
호모 사피엔스가 출현한 이래 현재까지 태어난 인류의 수는 약 1,087억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2022년 현재 지구상에 약 79억명이 살고 있으므로, 우리보다 먼저 저세상으로 떠난 인류는 대략 1,000억명이 넘는 셈이다.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언젠가는 죽게 되며, 그 과정에서 질병이 걸리거나 노인이 될 것이며, 만성적인 노인성 질환을 앓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의료기술의 발전 및 생활환경의 변화로 인해 인류의 기대수명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2022년 2월 영국 의학잡지 ‘랜싯(The Lancet)’에 따르면 OECD 35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는 2030년 출생을 기준으로, 여성의 기대수명 90.82세, 남성의 기대수명 84.07세로, 남녀 모두 세계 1위에 해당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물론 기대수명의 증가가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으나, 현실에서는 기대수명의 증가가 노인성 질환에 노출되는 전체 시간을 증가시킴으로써 제반 의료비용 및 돌봄비용의 부담이라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미국을 예로 들자면 전체 의료비용의 25%가 인생의 마지막 1년을 보내는 환자들, 특히 대부분은 치료 효과가 없는 최후의 1~2개월에 집중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실정은 어떠한가? 대한민국은 2022년 4월 기준 OECD 회원국 중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은 국가인 동시에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비중이 17.3%로, 2024년부터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예상된다. 초고령화 사회란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의 노인인 경우로, 사회로 일찍이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일본을 비롯하여, 이탈리아, 독일, 핀란드, 그리스, 스웨덴, 프랑스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러한 고령화는 국가로 하여금 깊은 고민에 빠지게 하는데, 무엇보다 경제 활동 인구의 감소로 인한 국가의 잠재 성장률의 하락과 더불어 국가재정의 부담, 그리고 노년기 삶의 질 문제와 더불어 질병과 돌봄 등이 사회적 문제로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노인이 되어 질병에 걸릴 수 있으며, 혼자서의 힘으로는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그날을 앞두고 있다. 우리는 이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또 어떠한 대비를 하고 있는가 자문해본다.
비단 멀리 갈 것도 없다. 코로나 시국인 것도 영향이 있지만, 2022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실정을 가정해보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중 누군가 수술을 하거나 장기간의 치료가 요구되는 질환으로 인해 큰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해야 한다면 가족이나 사적 간병인이 24시간 쪽잠을 자면서 환자 곁에 머물러야만 입원이 가능한 실정이다. 경제활동을 중단할 수 없는 가족에게 입원비보다 비싼 간병비는 환자 본인이나 가족의 삶의 질을 위협할 수 있으며, 특히 만성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장기간의 입퇴원 치료가 요구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위협은 훨씬 더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때마침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년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를 통해 간병 서비스의 공적 제도화를 주요 이슈로 꼽으면서 현행 건강보험제도에 ‘간병 요양급여’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 요양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간병 비용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앞서 언급한 고령화의 심화와 기대 수명의 증가, 그리고 핵가족화에 따른 가족간병의 어려움으로 인해 돌봄이나 간병 서비스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개인 간병인 고용으로 인한 비용부담, 대형병원의 입원체계(24시간 돌봄 및 간병 없이는 입원 불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의 현실적 한계 및 건강보험제도의 간병비 급여 미포함 등 풀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텔레비전을 켜면 아프면 누가 돌봐줄까를 염려하며 각종 실비보험이나 간병보험 등의 광고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 모두가 개인적 차원으로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다. 노인이 되어 경제적 능력이 상실되고, 돌봄을 받을 자원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해서 적절한 돌봄이나 간병을 받지 못한 채로 노년기를 마감하거나 삶의 질이 저하되는 것을 지켜봐야 할 것인가?
대한민국 헌법 제2장 10조에서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했으며,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명기되어 있다(2장 10조). 더불어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지며, 질병ㆍ노령 기타의 사유로 생활 능력이 없는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라고 명기되어 있다(2장 34조).
노인이 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고, 질병에 걸려 돌봄과 간병을 받아야 하는 이 또한 우리 자신이다. ‘긴병에 효자 없다’라는 옛말은 고사성어로 남기고, 초고령화를 앞둔 2022년을 살아가는 우리는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와 정부의 노력을 감시해야 할 의무가 있다.
더불어 노년기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음을 인지하고, 죽어감의 과정에서 대처해야 할 과제들을 잘 이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가령, 질병으로 인한 통증과 불편을 완화하는 돌봄에서부터 안전감과 자율성 확보를 통해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에 대처하는 것, 또한 자신과 가족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사회적 집단과의 관계를 통해 의미를 추구하는 것 등을 통해 한번 뿐인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
-노년기 행복 심리학-
글 한은경 심리학박사
호모 사피엔스가 출현한 이래 현재까지 태어난 인류의 수는 약 1,087억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2022년 현재 지구상에 약 79억명이 살고 있으므로, 우리보다 먼저 저세상으로 떠난 인류는 대략 1,000억명이 넘는 셈이다.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언젠가는 죽게 되며, 그 과정에서 질병이 걸리거나 노인이 될 것이며, 만성적인 노인성 질환을 앓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의료기술의 발전 및 생활환경의 변화로 인해 인류의 기대수명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2022년 2월 영국 의학잡지 ‘랜싯(The Lancet)’에 따르면 OECD 35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는 2030년 출생을 기준으로, 여성의 기대수명 90.82세, 남성의 기대수명 84.07세로, 남녀 모두 세계 1위에 해당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물론 기대수명의 증가가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으나, 현실에서는 기대수명의 증가가 노인성 질환에 노출되는 전체 시간을 증가시킴으로써 제반 의료비용 및 돌봄비용의 부담이라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미국을 예로 들자면 전체 의료비용의 25%가 인생의 마지막 1년을 보내는 환자들, 특히 대부분은 치료 효과가 없는 최후의 1~2개월에 집중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실정은 어떠한가? 대한민국은 2022년 4월 기준 OECD 회원국 중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은 국가인 동시에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비중이 17.3%로, 2024년부터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예상된다. 초고령화 사회란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의 노인인 경우로, 사회로 일찍이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일본을 비롯하여, 이탈리아, 독일, 핀란드, 그리스, 스웨덴, 프랑스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러한 고령화는 국가로 하여금 깊은 고민에 빠지게 하는데, 무엇보다 경제 활동 인구의 감소로 인한 국가의 잠재 성장률의 하락과 더불어 국가재정의 부담, 그리고 노년기 삶의 질 문제와 더불어 질병과 돌봄 등이 사회적 문제로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노인이 되어 질병에 걸릴 수 있으며, 혼자서의 힘으로는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그날을 앞두고 있다. 우리는 이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또 어떠한 대비를 하고 있는가 자문해본다.
비단 멀리 갈 것도 없다. 코로나 시국인 것도 영향이 있지만, 2022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실정을 가정해보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중 누군가 수술을 하거나 장기간의 치료가 요구되는 질환으로 인해 큰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해야 한다면 가족이나 사적 간병인이 24시간 쪽잠을 자면서 환자 곁에 머물러야만 입원이 가능한 실정이다. 경제활동을 중단할 수 없는 가족에게 입원비보다 비싼 간병비는 환자 본인이나 가족의 삶의 질을 위협할 수 있으며, 특히 만성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장기간의 입퇴원 치료가 요구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위협은 훨씬 더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때마침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년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를 통해 간병 서비스의 공적 제도화를 주요 이슈로 꼽으면서 현행 건강보험제도에 ‘간병 요양급여’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 요양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간병 비용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앞서 언급한 고령화의 심화와 기대 수명의 증가, 그리고 핵가족화에 따른 가족간병의 어려움으로 인해 돌봄이나 간병 서비스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개인 간병인 고용으로 인한 비용부담, 대형병원의 입원체계(24시간 돌봄 및 간병 없이는 입원 불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의 현실적 한계 및 건강보험제도의 간병비 급여 미포함 등 풀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텔레비전을 켜면 아프면 누가 돌봐줄까를 염려하며 각종 실비보험이나 간병보험 등의 광고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 모두가 개인적 차원으로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다. 노인이 되어 경제적 능력이 상실되고, 돌봄을 받을 자원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해서 적절한 돌봄이나 간병을 받지 못한 채로 노년기를 마감하거나 삶의 질이 저하되는 것을 지켜봐야 할 것인가?
대한민국 헌법 제2장 10조에서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했으며,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명기되어 있다(2장 10조). 더불어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지며, 질병ㆍ노령 기타의 사유로 생활 능력이 없는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라고 명기되어 있다(2장 34조).
노인이 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고, 질병에 걸려 돌봄과 간병을 받아야 하는 이 또한 우리 자신이다. ‘긴병에 효자 없다’라는 옛말은 고사성어로 남기고, 초고령화를 앞둔 2022년을 살아가는 우리는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와 정부의 노력을 감시해야 할 의무가 있다.
더불어 노년기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음을 인지하고, 죽어감의 과정에서 대처해야 할 과제들을 잘 이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가령, 질병으로 인한 통증과 불편을 완화하는 돌봄에서부터 안전감과 자율성 확보를 통해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에 대처하는 것, 또한 자신과 가족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사회적 집단과의 관계를 통해 의미를 추구하는 것 등을 통해 한번 뿐인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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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5년 1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