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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 화순 양참사댁을 다녀와서
2022년 09월 19일(월) 16:00
권훈 원장
<화요세평> 화순 양참사댁을 다녀와서
권훈 미래아동치과의원 원장·광주광역시 남구치과의사회장


2022년 8월 말 정년 퇴임을 앞두신 필자의 스승이신 교수님과 조선대학교 치과대학 소아치과학교실원들과 함께 추억에 오래도록 남을 만한 곳에서 회식을 하였다. 장소는 광주가 아닌 화순 도곡면에 있는 양참사댁 안마당이었다. 고풍스러운 양반 주택인 기와집 안채와 사랑채의 중간에 있는 마당에서 먹는 음식 맛은 일품이었고,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의 구름, 별과 달은 교수님의 정년 퇴임을 축하하는 미디어 아트 쇼를 하는 것처럼 아름다웠다.

화순 양참사댁은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되었고, 건축된 지 300년이 지난 고택이다. 만찬 장소는 우리를 타임머신에 태워 300년 전으로 보낸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가 일상에서 화순 양참사댁처럼 오래된 건축물을 직접 방문해서 관람은 할 수 있지만, 고택에서 식사를 한다던가 등 고택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곳은 흔하지 않다. 필자는 최소한 그날 저녁만큼은 마치 고택의 집주인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폐가 고택에 생명력 불어넣어

화순 양참사댁에 관한 스토리는 더욱 감동적이다. 양참사댁은 거주자 없이 10여년 동안 방치되어 오다가, 2013년 27세의 문화 기획을 직업으로 하는 여성이 문화재를 구입하여 폐가 상태인 고택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지금의 모습으로 재탄생하게 하였다. 영끌과 빚투가 유행하는 최근의 흐름과 전혀 상반된 고택 새 주인의 헌신적인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 지금 화순 양참사댁의 주인 덕분에 지난 300여 년간의 흥망성쇠를 거친 고택은 현대적인 감각이 더해져 많은 사람들에게 복합 문화공간으로 활용되어 쉼터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필자의 치과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양림역사문화 마을이 있다. 양림동은 우리나라 기독교 선교의 발상지로서 한국의 근대문화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필자는 점심 시간에 산책을 겸해서 양림동 역사 마을을 둘러보곤 한다. 광주 남구 양림동과 사동에도 화순 양참사댁보다는 건축 년도가 한참 못미치지만 그래도 지어진 지 100년이 넘은 가옥이 3채가 있다.

이장우 가옥은 1899년 정병호가 건축한 전통 상류 가옥으로, 1959년 이장우(1919-2002) 박사가 매입하여 증축을 하여 완전한 조선시대 가옥의 모습을 갖추게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가옥은 원래는 내부 관람이 가능하였으나, 현재는 코로나 19로 인하여 가옥 개방이 일시 중단된 상태이다. 광주광역시 민속자료 제1호에 지정된 이장우 가옥은 서울 성북동에 있는 상허 이태준 가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뛰어나다. 하루 빨리 방문객을 맞이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최승효 가옥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최상현의 집이었고, 이곳은 독립운동가읜 은신처로 사용된 곳이라고 한다. 1968년 최승효가 이 가옥을 구입한 이후 그의 후손이 관리하고 있다. 현재 최승효 가옥은 관람할 수 없는 상태이다. 필자는 양림역사마을 홈페이지에서 사진으로만 보았는데도 고택의 기품과 풍광에 절로 탄성이 나오게 할 정도다. 최승효 가옥의 가장 큰 특징은 무등산이 훤히 보이는 산책길 코스가 있다고 한다. 광주광역시 민속문화재 제2호로 지정되어 있는 최승효 가옥의 대문이 일반에게 활짝 열리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복합 문화공간 재탄생 기대

현재 최승효 가옥의 원주인이었던 광주의 최고 부자로 명성을 날렸던 최상현 선생이 1942년 광주광역시 남구 사동에 지은 목조 2층 기와집은 우리나라 건축학 역사에서도 의미가 있는 고택이다. 이 건물은 전통 한옥에 일본과 서양식 건축양식이 첨가된 독특한 근대 건축물이다. 현재 이 고택은 보호도 관리도 받지 못한 채로 방치되어 있는 것으로 보였다. 대한민국 근대문화재로 지정되어도 손색이 없는 고택이 사람들의 관심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한옥과 같은 고택은 몇 년만 방치되어도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변한다고 한다. 집은 건축의 결과물이고 사람과 함께 지내야만 생명력이 있고 건축의 완성품이 된다. 광주 양림동과 사동에 있는 역사적 의미가 담긴 고택도 화순 양참사댁처럼 사람들에게 복합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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