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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의 뮤직줌 <59> 피아노 사중주의 시작

고전시대 체임버 음악의 결정체
시대적 변화와 출판업자의 영향
운명의 동기 음악적 완성도 높아

2022년 08월 25일(목) 21:25
피아노포르테
음악 출판사인 호프마이스터사의 요청으로 모차르트가 최초로 완성한 피아노 사중주 1번은 현악 앙상블의 결정체로 순수함과 극적인 음악적 요소를 표현하고 있다. 마치 작은 규모의 피아노 협주곡과 같은 이 작품은 고전 시대 체임버 음악의 결정체인 현악 사중주를 변형해 후대 작곡가들에게 음악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친 참신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음악학자 아인슈타인이 1악장 도입부의 모티브를 ‘운명의 동기’라고 할 정도로 음악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다.



◇체임버 뮤직

고전 시대 현악 삼중주와 사중주는 작곡가와 음악애호가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장르 중 하나였다. 18세기 음악의 주요 고객은 귀족과 그들의 사교 모임을 위한 음악이 주류를 이루던 시기로, 정식 공연장이 발전하기 전까지 소규모 음악은 자연스럽게 발전할 수 있었다. 오케스트라 음악이나 오페라의 경우 넓은 무대와 공연에 필요한 다양한 무대장치와 많은 연주자가 요구된다. 하지만 현악 3중주나 4중주는 세 명에서 네 명 정도면 작은 방에서도 연주가 충분하다. 그래서 작은방에서 연주한다고 해 체임버 음악(chamber music)이라고도 하고, 실내악(室內樂)이라고도 한다.



하프시코드
◇모차르트 피아노 사중주 작곡 배경

1785년 모차르트는 피아노 사중주(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피아노)에 관심을 갖고, 사단조(K.478)와 그 이듬해 내림 마장조(K.493) 총 두 곡의 피아노 사중주를 완성했다. 하지만 이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시대적 변화와 출판업자의 요청이 있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사실 빈의 음악출판사인 호프마이스터(Franz Anton Hoffmeister, 1754~1812)사에서 모차르트에게 세 곡의 피아노 사중주를 의뢰하면서 작곡이 시작됐다.

‘피아노포르테(pianoforte)’는 바로크 시대의 하프시코드(Harpsichord·쳄발로)가 지금의 피아노로 발전되는 중간 정도에 사용된 건반악기이다. 영화 ‘아마데우스’를 봤다면 피아노 모양이지만 하프시코드보다는 크고, 지금의 피아노보다는 작은 건반악기를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유쾌한 웃음으로 명쾌하게 ‘터키 행진곡(K.331 중 3악장)’을 연주하는 모차르트를 떠올려 볼 수 있다.

체임버 뮤직 연주형태


◇피아노포르테의 발전

피아노포르테는 하프시코드보다 더 큰 울림을 갖고 있으며 페달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음악적 표현이 가능해졌다. 특히 건반의 수가 늘어나 더 넓은 음역대의 연주가 가능했고, 건반악기의 취약점인 레가토가 미약하게나마 가능하다. 물론 현대 피아노와 피아노포르테를 비교하면 피아노포르테의 한계는 분명하지만, 당시로서 피아노포르테는 매력적인 악기였고, 모차르트가 건반악기 음악을 많이 창작한 이유 중 하나가 건반악기의 발전과도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피아노가 포함된 피아노 사중주는 소규모 연주를 하는, 실내악단에게 매력적인 장르이고, 현악기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다양한 소리를 연주할 수 있기에 모차르트는 새로운 시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

모차르트
◇모차르트 피아노 사중주 1번

1악장은 소나타 형식으로 아인슈타인(Alfred Einstein, 1880~1952)이 이른바 ‘운명의 동기’로 부른 주제로 시작한다. 사단조가 갖는 비장함과 애수에 찬 피아노 선율에 이어 현악기들이 운명의 주제를 연주한다. 발전부 역시 피아노가 주제를 연주한 후 현악기가 뒤를 이은다. 주제는 곧 푸가토로 얽히며 긴장감을 유지하며 극적으로 전개된다. 2악장은 발전부를 생략한 소나타 형식으로 내림 나장조로 1악장과 대조를 이루며 평온함을 노래하고 있다. 3악장은 소나타적 론도 형식으로 사장조로 진행된다. 격렬함과 투명함을 동시에 표현한 3악장은 주제들과 악기들간 주요 선율을 주고받으며 자연스러운 앙상블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 악장답게 생기를 유지하며 화려한 종지를 이루고 있다.

연주 형태는 비록 네 명의 연주자로 제한적이지만, 연주의 폭은 마치 오케스트라와 피아노가 피아노 협주곡을 하는 것과 같은 화려함과 극적인 요소를 모두 표현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호프마이스터는 완성된 모차르트의 피아노 사중주 1번을 듣고, 대중적으로 연주가 불가하다고 판단해 남은 두 개의 피아노 사중주의 출판을 포기하고 만다. 그리고 모차르트의 두 번째이자 마지막 피아노 사중주는 호프마이스터의 경쟁사인 빈(Wien)의 알타리아(Artaria)사에서 출판됐다. 이후 피아노 사중주는 더 이상 작곡하지 않고, 대신 피아노 삼중주를 6곡을 완성했다. 모차르트의 영향은 베토벤 이후의 작곡가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어 피아노 사중주의 장르는 멘델스존, 슈만, 브람스, 드보르자크, 포레 등에 의해 발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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