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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초저가 치킨에 프랜차이즈 업계 속앓이

홈플러스 '당당치킨' 롯데·이마트 가세
일부 매장 오픈런 현상 등 폭발적 인기
업계선 식자재가 폭등·매출 하락 시름
점주도 소비자도 불만…업계 쇄신 절실

2022년 08월 21일(일) 17:34
20일 오전 찾은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홈플러스 델리코너에 이미 준비된 당당치킨이 모두 소진됐다는 안내문구가 붙어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프랜차이즈 업계 점주 A씨는 인터뷰 내내 한숨만 내쉬었다. 고물가에 기름값도, 염지값도 오른데다 날이 갈수록 악화되는 여론에 앞으로의 장사가 걱정되서다.

“20년째 치킨 장사를 하고 있지만 요즘처럼 힘든 때가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같이 ‘대형마트 대 프랜차이즈’로 나눠져 자영업자들까지 몰매를 맞는 현실이 착잡하기도 하죠. 다른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이 보내준 ‘6,990원을 팔아도 남는다’는 대형마트 유튜브 영상을 보고서는 ‘이게 맞나’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대형마트의 유통 구조는 잘 모르겠지만 일반 프랜차이즈 점주가 할 수 있는 것보다는 물품을 더 싸고 많이 구입할 수 있겠죠. 본사 측은 생닭 가격 담합에 대한 의문에 대해 설명할 생각도 하지 않고 필수거래품목 지정으로 점주들의 부담만 가중시키며 관련 대책은 세우지 않는 등 정말 만만한 게 점주라는 말을 다시금 실감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6,990원이면 치킨 한 마리를 즐길 수 있는 홈플러스의 ‘당당치킨’ 열풍에 대형마트 3사도 앞다퉈 만원 이하의 ‘가성비 치킨’을 출시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 점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대형마트 3사의 가성비 치킨 인기는 요즘 하늘을 찌른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6월 3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42일 동안 당당치킨을 32만 마리 이상 판매했다고 밝혔다. 수치화하면 1분에 5마리 꼴로 팔린 셈으로, 실제 소비자들은 매장별로 하루에 30~50마리만 판매하는 당당치킨을 사기 위한 ‘오픈런’도 불사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부터 9,980원에 한 통을 구매할 수 있는 ‘5분치킨’을 출시하고 나섰다.

롯데마트는 한마리 반 용량의 ‘한통 치킨’을 1만 5,80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광주 첨단, 수완, 월드컵점 등 3개점만 하더라도 8월 1일부터 16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배 가량 오르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A씨는 “당장 어제 받은 10호 생닭 한 마리만 해도 4,700원 정도다. 식용유 한 통 11만 6,000원, 인건비, 전기세, 가스비, 세금, ㎏당 100원 가량 오른 염지가격까지 하면 정말 남는게 없다. 치킨 원가 논란까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최근 일주일 배달주문도 많이 줄었는데 걱정이 태산”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닭 가격 담합 등 기사를 보고있자면 좌절스럽기는 마찬가지다”며 “본사가 그렇게 하면 결국 실질적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가맹점이다. 본사는 매년 영업이익이 오르는데, 점주들이 모인 단톡방은 ‘갈수록 힘들다’는 소리만 올라오는 것을 보면 진이 빠진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게 이런 건가 싶다”고 호소했다.

매출액 상위 5개 치킨 브랜드의 영업이익은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12% 이상 증가하며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5개 업체의 영업이익률은 bhc가 32.2%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비비큐 17.8%, 처갓집 15.8%, 굽네치킨 8.4%, 교촌 5.7% 순이다.

소비자들은 터무니없이 높아진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에 소비자 또한 상품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홈플러스에서 만난 이은정 씨(42)는 “원래도 마트 치킨을 자주 사먹었는데 갑작스런 인기에 요즘에는 저녁 마감세일 때 와도 남은 치킨이 없다”며 “물론 특정 브랜드의 치킨이 먹고 싶을 때도 있지만, 4인 가족이 푸짐하게 먹기 위해 2마리를 시키려고 하면 배달비까지 더해서 금방 5만 원이 훌쩍 넘으니 사 먹을 엄두가 안 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치킨을 먹고 싶은 소비자들에게 마트 치킨이 좋은 대안이긴 하다. 자영업자들의 고충도 이해되긴 하나, 그들을 돕자고 마트 치킨을 없애는 것은 오히려 소비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저런 핑계로 가격을 올릴 생각만 하는 프랜차이즈 치킨업계가 탐탁치 않아보이는 것도 부정할 순 없다. 업계 전반적으로 과오를 돌아보고 쇄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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