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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일군 남해안 최고의 신령한 섬

신안 영산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가거도 대둔도 등과 흑산군도 이뤄
하루 탐방객 50명 제한 예약 필수

2022년 08월 18일(목) 15:25
영산도 마을전경
[전남매일 신안=이주열 기자]명품마을 영산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건강한 섬이다. 신안군 흑산면에 딸린 작은 섬으로 가거도, 대둔도, 다물도, 장도, 태도 등과 함께 흑산군도를 이룬다.

섬의 산세가 신령스러운 기운이 깃들었다 해서 ‘영산도(靈山島)’라 불린다.

영산화가 많이 피고 지는 이유로 이름이 붙여지기도 했다. 주민들은 청정한 섬을 유지하기 위한 보전, 보호의식이 강하다.

섬으로 여행 온 탐방객들에게 호의적이다. 하루 50명의 방문객만 허락하는 신비스러운 섬이기도 하다. 뭍에서 영산도를 갈려면 예약은 필수다.

영산도 식당 부뚜막


◇신이 내린 선물

영산도는 육지에서 한참이나 멀다. 흑산면에서 동쪽으로 6.4km 떨어져 있고 면적은 1,78㎢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논은 없고 0.11km의 밭에서는 콩·고구마·보리 등이 생산된다. 대부분 초지와 임야로 이뤄졌다. 가구수는 20호, 남자 18명과 여자 22명이 사는 곳이다.



흑산도항 반대편 선착장에서 출발하는 도선 ‘영산호’를 타야 갈 수 있다.

병풍처럼 펼쳐진 짙푸른 산세에 눈이 머무는 것도 잠시, 에머랄드 빛 바다에 탄성이 새어 나온다.

섬 전체를 둘러 싼 기암절벽도 일품이다. 잘 어우러진 자연의 조화가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섬이다.



깨끗하고 아담한 마을 풍경이 먼저 반기고 ‘명품마을 백년을 꿈꾸다’ 표지석이 눈길을 끈다.

‘나만의 열두 가지 휴식’이 새겨진 웃는 홍어 모양의 표지판이 방문객을 반갑게 맞는다.

영산도 구석구석을 알리는 표지판은 한참 들여다 봐야한다.

당산(영산 북쪽에 있는 산), 멜라리(멜, 멸치가 많이 나오는 바위)부터 선박구여(선바위가 있는 곳), 아리끝(서쪽 아래 끝에 있는 부리)까지 당최 낯선 이야기다.

섬 관광을 친절하게 돕는 주민들의 배려인 셈이다. 몇 발짝 옮기면 생물 포획, 채취 금지와 돌, 나무 등 반출금지, 낚시 금지, 가축 방목 금지 등을 알리는 경고문이 세워져 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출입을 엄격하게 제한한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지와 생태계 보호를 위함이다.

전망대를 향해 곧장 오르면 아름답고 향기가 좋은 하얀 꽃 풍란과 돌고래 일종인 상괭이, 석곡 복원지역 보호 안내문 등이 잇따라 눈에 띈다.

좀 전에 선착장에서 만난 달이도 동행에 나섰다. 달이는 양떼를 모는 강아지(보도콜린)로 몇 해 전 영산호 최성광 선장이 데려왔다.

숨을 고를 땐 기다리고 때론 앞질러 어디론가 사라졌다, 다시 나타났다.

곳곳에 촘촘히 엮어진 거미줄의 습격과 오르막,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우거진 수풀을 헤치고 능선과 따라 작은 길과 쉼 없이 마주한다. 해발 97m 지점을 알리는 ‘다도’를 거쳐 또 오르면 천막재다.

영산도 탐방로 깃대봉


선착장과 깃대봉을 알리는 반가운 표지판이 양팔을 벌리고 서 있다.

이 섬에서 가장 큰 산은 220m, 고지 100m 내외의 산들도 봉우리를 따라 넓게 펼쳐져 있다.

섬과 산을 뒤덮고 있는 희귀식물이 가득한 생태계의 보고다. 해양성기후의 영향으로 소엽풍란과 석곡, 구실잣밤나무, 후박나무, 소사나무 등이 자생하고 있다. 마을 전역에는 곰솔 숲과 상록활엽수림 군락이 골고루 분포한다.

옥빛처럼 빛나는 바다를 사방에 두고 산 아래로는 소규모의 갑과 만이 연이어졌다. 해안은 단조롭고 파도가 빚은 구멍바위 등 해식애가 발달했다.

지친마음 이곳에 두고 가라고 다독이는 것 같다. 어디에서 보든 풍광이 옳은 영산도다.

◇섬 사람들

주변 바다는 장어와 농어, 낙지, 문어, 멸치, 갈치, 우럭 등이 잡힌다.

주민들은 황금어장에서 자연산 홍합과 미역, 성게, 톳, 전복 등은 채취하며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간다. 마을의 허드렛일도 함께 하고, 소득도 함께 나눈다.

6월 중순에서 8월 하순까지 ‘만보’라는 공동참여, 공동분배 전통방식을 아직까지도 유지하고 있다.

또 흑산도 홍어잡이 시초가 이곳에서 시작됐다고 믿고 있다.

풍선에 홍어를 싣고 나주 영산포까지 항해 중(10여일) 삭힌 홍어가 돼 호남 제일의 먹거리가 됐다고 자부한다.

지금의 영산포 홍어의 거리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조선 시대부터 여러 번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이 될 위기에 내몰리기도 했다.

왜구가 들끓자 조선 시대 공도 정책으로 나주 영산포로 주민들이 강제 이주하기도 했고, 잇단 태풍으로 양식장이 휩쓸려 가면서 주민수가 수십 명으로 급감했다.

대표적인 아름다운 경관 8곳을 지칭하는 ‘영산팔경’은 관광코스로 더할 나위 없다.

바다에서 솟구치고 산에서 떨어진 절벽들은 신이 빚은 조각품이고 예술 그 자체다. 파출소와 보건소, 초등학교까지 다른 작은 섬에서는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시설들이 자리하고 있다.

몇 해 전 케이블 TV에서 방영된 ‘섬총사’ 덕에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

영산도 명품마을 성공요인은 자연이 내어준 풍부한 경관과 주민들의 자발적 노력으로 꼽힌다.

주민들은 쾌적한 공원 환경 유지에 힘쓰고 전통문화를 비롯해 섬 곳곳에 아기자기한 스토리텔링을 엮었다.

청정한 바다에서 걷어 올린 풍부한 자연산 먹거리에 기반한 토속 음식 체험도 일품이다.

1일 50명만 예약제로 방문할 수 있는 탓에 수용인원 제한에 따른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섬이라는 긍정적 효과도 매력을 더한다.

섬 전체가 갯바위 낚시터로, 손맛을 만끽하려는 낚시꾼들이 부지런히 드나든다.

지난 2012년부터 국립공원 명품마을로 지정된 이후 주민들이 자연생태계 보존과 섬마을의 전통문화 보존에 힘쓰고 있다.

영산도 벽화


마을해안을 아름답게 정비하고 물고기, 바다 속 이야기, 꽃으로 담장을 채웠다.

마을공동체가 운영하는 유일한 식당인 ‘부뚜막’과 옛 보건소를 리모델링한 영산여인숙, 옛 초가집을 복원한 숙박시설, 현대식으로 지은 3동의 펜션 등 편의 시설도 조성했다.

영산제당과 고려말 영산도에 입도한 영산 경주최씨 제각, 100년이 넘은 민가 건축물 등 유적도 그대로다.

영산8경 석주대문


◇영산팔경

영산도는 규암과 사암으로 이뤄진 섬이어서 암석해안이 발달했다.

해식애가 연출해내는 절경들이 곳곳에 이야기를 안고 있어 영산팔경으로 불린다.

대표적인 아름다운 경관 8곳을 지칭하는 ‘영산팔경’은 관광코스로 더할 나위 없다.

영산팔경은 당산창송, 기봉조휘, 비류폭포, 천연석탑, 용생암굴, 석주대문, 문암귀운을 칭한다.

이 중 제7경인 ‘석주대문’은 가장 인기가 높은 명소다. 바윗돌의 대문 형태로 ‘코끼리 바위’라고도 불린다.

규모가 웅장해 유람선이 석주대문 사이를 지나갈 수 있을 정도다. 제6경인 비성석굴은 수면 위에 떠 있는 바위가 사람의 코처럼 생겼고 바닷물이 코로 들어가면 코고는 소리가 들린다는 비경 중 하나다.

◇영산제당

영산마을에서는 매년 정월 초하루에 마을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하는 ‘영산당제’를 지내왔다. 지금도 잘 보존돼 있는 관련 당집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영산도 전망대로 올라가는 목교 중간에 제당관련 유적이 눈에 들어온다.

계단 바로 위에 신위를 모신 ‘하당’이 있고 산 중턱에는 ‘상당’ 당집과 제기실이 있다. ‘상당’에는 ‘당할아버지’, ‘당할머니’, ‘별방도련님’, ‘소조아기씨님’, ‘산신님’을 모신다.

하당에는 ‘김첨지영감’의 신체를 허수아비로 만들어 ‘용왕’ 또는 ‘어장신’으로 모셨다고 전해진다. 현재 ‘상당’ 내부에는 ‘소조아기씨’의 초상화가 놓여있다. 대흑산도 진리당에서 모셔왔다는 설화가 남아있다.

영산도 캠핑장
영산도 마을 풍경
영산도에서 본 흑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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