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따뜻한 밥 한끼 어머니의 사랑 담겼네

서양화가 류미숙 초대전
‘엄마의 밥상’ 2022전
21일까지 양림미술관

2022년 08월 16일(화) 15:37
행복
어머니의 밥상은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 구석까지 따뜻해진다. 지친 일상 속 어머니가 지어주신 밥 한 끼는 때론 다시 시작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이제 다시는 맛볼 수 없는 어머니의 음식을 그리워하던 작가가 그리운 어머니의 사랑을 화폭에 담았다. 지난 10일 양림미술관에서 개막한 서양화가 류미숙 작가 기획초대전 ‘엄마의 밥상’2022 전이다.

류미숙 작가는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서양화전공을 졸업하고 수차례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 아트페어에 참여하며 열정적인 작품활동을 해 온 이 지역 중견작가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올해 작업한 신작 3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의 어머니는 광주에서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식당을 운영하다 세상을 떴다. 어머니를 보내고 식당을 정리하면서 산처럼 쌓아 올려진 그릇의 양에 깜짝 놀랐다. 반백년을 운영해온 식당이다 보니 그릇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가 남긴 밥그릇과 국그릇, 쟁반, 국자, 수저에 어머니의 인생을 그려넣기 시작하면서 작가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해소했다. 6년 전 고인이 된 어머니는 작가의 오마주가 됐다. 작품 속에서만큼은 어머니는 작가와 함께 살아 숨 쉬고 있다.

이번 전시 주제는 6년 전 고인이 된 류 작가 어머니의 ‘손’이다. 화폭 속에는 손과 함께 다양한 음식이 등장한다. 화폭에서 드러나는 손은 때론 투박하고 이와 상반된 매니큐어를 칠한 예쁜 손도 등장한다. 작가는 고생만 하다 거칠고 뼈마디가 뒤틀려 투박해진 어머니의 손이 늘 아쉬웠다. 그 안타까움을 꾹꾹 눌러 어머니의 손을 아름답게 표현하기도 했다.

작품 속에서 드러나는 손의 모습은 다르지만 모두 작가 어머니의 손이다. 작품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어머니의 밥상이 떠오른다. 손수 해준 달걀부침과 고등어구이, 따뜻한 흰쌀밥과 김 한 장의 그림을 보면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밥상이 그리워진다.

어머니의 손톱에 발라진 화려한 매니큐어는 ‘여성으로의 삶’을 포기했던 어머니에 대한 작가의 아쉬움도 있지만, 식당을 운영하며 꾸미기를 포기했던 어머니의 숨은 갈등도 담았다. 요리를 하는 입장에서 항상 정갈해야 할 손이었기에 매니큐어 하나를 바르는 것도 조심스러워 했던 어머니였다. 식당일로 제대로 쉬지 못했던 어머니의 마음 한켠에 가족여행을 가고 싶었을 마음도 담아냈다. 작품 중 유일하게 아버지의 손도 등장하는 작품이 있다. 주전자를 따르고 있는 여성의 손을 감싸는 남성의 손이 그려진 ‘행복’이 그것이다.

“아버지는 식당일을 하시던 어머니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했어요. 묵묵히 곁에서 일을 도와주던 아버지가 어머니와 유일하게 떨어지는 시간이 술을 마시던 시간이었어요. 그럴 땐 아버지도 흥겨워했죠. 어머니와 아버지의 모습을 담고싶었어요.”

캔버스 위와 아래에 배치된 다른 두 손이‘가지’와 ‘토마토’ ‘밥과 김’과 같은 음식을 서로 주고받는 듯한 작품도 눈에 들어온다. 작품은 어머니에게 늘 받기만 하던 작가의 미안함과 고마움이 담겨 있다.

“어머니에게 늘 받기만 했던 미안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그와 함께 작품 속에서나마 어머니에게 받지 않고 따뜻한 음식을 나눠주고 싶었죠. 시작은 어머니의 손으로 출발했지만, 그림에서 등장하는 손은 보는 관람객이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생각지 못한 제3의 손이 되기도 하죠. 관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어요. 그 또한 의도했습니다. 이번 전시 이후에도 어머니를 주제로 다채로운 작품을 구상하려고 합니다.”

/이나라 기자

사랑
행복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