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공정율이 80%를 넘겼다. 이에 지역에서는 미래 전남농업의 기술혁신 보고이자 청년 창업농 등 전문인력 양성의 요람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농산업을 선도할 첨단농업 융복합단지로 우뚝 설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청년보육온실과 지원센터는 완공됐으며, 기반시설(90%)과 임대형 스마트팜(95%)도 마무리 단계다. 전남도는 3기 교육생들이 커리큘럼을 밟아갈 9월부터는 혁신밸리에서 본격적인 교육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청년을 위한 공간 외에 기업이 발붙이고 설 자리는 아직 없다. 입주 기업들이 스마트팜 관련 R&D 및 ICT 기자재 실증 등을 진행할 실증단지 공정율이 25%에 불과해서다.

당초 실증단지는 올해 말까지 완공 예정이었지만, 원자재 수급 불안 등으로 인해 내년 상반기로 미뤄졌다.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어, 기업 입주도 자연스레 미뤄지는 실정이다. 더불어 지원센터 3층에 마련된 기업 사무실도 당분간 비어 있을 전망이다.

청년 창업농 육성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타 지역에 대비되는 차별성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농도 전남’의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술혁신이 절실하다. 초고령화와 인구절벽, 지방소멸위기로부터 점철된 전남 농업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스마트’한 농업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

전남테크노파크가 기업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지만, 정작 들어와서도 활동할 무대가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봉착해 있다. 기업운영과 기술혁신은 신속함이 생명이다. 스마트팜 등 농업 관련 어젠다도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 반년, 아니 1년이 지나도 입주를 장담할 수 없는 혁신밸리에 머물러 있을 기업이 과연 몇 곳이나 될까.

전북 김제와 경북 상주, 경남 밀양까지. 이미 혁신밸리 조성을 완료하고 순항 중이거나 완공을 코앞에 둔 지역들이다. 전남이 경쟁해야 할 대상이라는 말이다. 전남이 실증온실 뼈대도 갖추지 못한 채 원자재 걱정에 한숨만 쉬는 지금 순간에도 ‘농도 전남’의 위상을 뒤흔들 이들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