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선수에서 조형작가로 전향한 제주 출신 백유 작가가 광주에서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광주 북구 신용동 바로병원 내 갤러리 바로에서 진행 중인 ‘병원극장’이다. 백 작가는 종합병원 갤러리에서 전시를 진행하는 만큼 실제 병원에서 사용하는 붕대와 의사 가운, 인공관절, 링겔 주사기를 오브제로 활용한 설치 및 회화작품 1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보통 해외에서 전시 열고 있었는데 병원 원장 부부와 제주에서 맺은 인연으로 광주를 찾게 됐어요. 작품은 오로지 해당 병원에서 전시를 하기 위해 준비한 작품인 것이죠. 병원에서 전시를 하는 만큼 ‘생명’을 주제로 하고 싶었어요. 코로나19로 의료진들도 고생했고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률도 높아졌다는 언론 보도에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돌이켜보게 하고 싶었거든요.”

백 작가는 과거 전도유망한 골프선수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테스트를 통과했던 그가 돌연 선수 생활을 접고 예술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만류가 컸다.

“제가 프로골프 테스트를 통과했을 무렵, 우리나라는 박세리 붐이 일어나 골프에 대한 열기가 뜨거웠어요. 그렇다 보니 주변에서 반대가 심했죠. 체격이 있는 편이어서 어릴 때부터 운동을 했고 주변에서도 저는 운동선수가 가장 잘 맞는다고 했어요. 하지만 전 운동보다도 미술을 좋아했고 운동선수 생활을 하면서도 그림을 그렸죠.”

좋은 성적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과감히 전향을 결심한 백 작가는 예술활동을 하면서 ‘치유’의 과정을 거쳐 조형작가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 2008년에는 세계적인 설치미술작가 쿠사마 야요이, 사진작가 스기모토 히로시와 그룹전을 진행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2019년부터 제주 한라산 소주와 함께 ‘4·3동백에디션’을 진행하고 있으며, 프로골퍼와 가수 한영애의 의상에 독창적인 그림을 그려넣는 등 예술적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나라 기자

백유‘(있을)유’

백유 ‘드림컬러 Ⅰ,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