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작가가 소설집 ‘직박구리가 사는 은행나무’를 냈다. 지난 2020년 장편소설 ‘포토타임’ 이후 2년 만에 발간한 책이다.

이번 작품집에는 ‘숨은 벽’, ‘직박구리가 사는 은행나무’, ‘실비 집’, ‘검은 등뻐꾸기’, ‘압록’,‘풍습의 속도’, ‘포토타임 외전’ 8편의 소설이 수록돼 있다.

각각의 소설에는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인간의 고뇌’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고뇌를 매개로 주인공과 사회가 만들어내는 내부적 허구에 초점을 맞춘다. 현실과 욕망이 충돌할 때 승자는 늘 현실이 되고 성취하지 못한 욕망을 꿈으로 남길 수밖에 없는,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냈다.

각각의 작품들은 에세이적 특성이 있다. 특히 ‘가족적 유사성’에서 잘 드러나는데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은 다르지만 인물에게 닥친 사건과 처한 현실, 헤쳐나가는 방식 등에서 일관성이 있다. 주인공들은 사회와 화해하지도 순응하지도 못한 채 마무리되는 비극적인 경향을 보인다.

김은중 문학평론가는 “이중섭의 작품들은 우리가 맞닥뜨리는 삶의 현실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데 필요한 형이상학적 통찰을 제공한다”며 “인간의 삶은 의지에 예속된 삶이며 의지는 맹목적이므로 삶은 끊임없는 갈등과 고뇌의 반복일 수밖에 없고 의지로써 타개는 불가능하다. 그의 작품은 고뇌로 가득한 삶에 인간을 유기하는 데서 그친다”고 밝혔다.

고흥 출신인 이 작가는 전남대 독문과를 졸업했다. 지난 2019년 ‘인간과 문학’에 단편 ‘숨은 벽’으로 신인작품상을 수상했다.

/이나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