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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코로나 시대, 은둔형 외톨이
2022년 07월 25일(월) 15:54
<화요세평>코로나 시대, 은둔형 외톨이
정성국 정성국치과의원·(사)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이사장


몇 년째 집에 틀어 박혀 방문을 열고 나오지 않는다. 창문은 커튼으로 쳐져 방안은 어둡고 쓰레기 더미에 뒤덮여 있다.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거나 침대에 누워 있어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고, 엄마·아빠 얼굴 보는 것마저 회피한다. 중·고등학생 때 열심히 공부하고 친구들과도 곧잘 어울렸던 거 같은데 대학 졸업 후 연달아 취업에 실패를 하고, 취업을 해도 오래가지 않는다. 부모는 정신과 진료를 받게 해보고 왜 그런지 이해해 보려고 하지만 마냥 그대로인 것 같아 어찌할 수 없어 망연자실한 상태다. 그렇다고 낯부끄럽다고 주변에 이야기도 못한다.

광주 1만 2,100여명 추정

‘은둔형 외톨이’. 영화나 뉴스 등을 통해 그려지는 한 모습이다. 한때 일본의 히키코모리가 소개되며, 일본 특유의 문화 속에서 나오는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은둔형 외톨이라는 이름으로 IMF 경제 위기 이후 2000년 초반부터 꾸준히 증가하여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사람들은 ‘그거 정신병 아니야’ 하고 치부해버리며 개인적 문제로 한정하려 하지만 가정 및 학교폭력, 학교 및 직장 부적응, 취업실패와 지나친 경쟁사회 등의 이유로 이미 상당수의 사람들이 은둔형 외톨이로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광주광역시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에 의하면 은둔형 외톨이란 사회·경제·문화적으로 다양한 사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일정 기간 이상을 자신만의 한정된 공간에서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생활하여 정상적인 사회 활동이 현저히 곤란한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은둔형 외톨이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비율 산출 방식(인구의 0.9%)을 활용해 만 9세 이상 인구에 적용시, 광주광역시 2020년 12월 말 기준으로 대략 1만 2,106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전국 최초로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를 2019년 신수정 의원 대표 발의로 통과하였다. 이후 부산과 광주 동구 등에서 지원 조례를 제정했으며 점차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2020년 조례에 기초해 광주광역시 차원에서 처음으로 실태조사가 진행되었고 최근 은둔형 외톨이 지원 센터를 개소하기에 이르렀다.

2020년 광주광역시 은둔형 외톨이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은둔 생활 1년 미만은 전체 응답자의 46.1%인 반면, 1년 이상은 53.9%로 장기화가 될수록 더욱 은둔 생활이 길어짐을 알 수 있다. 은둔 생활의 계기는 대인관계나 우울증 등의 문제가 전체의 44%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취업이나 실직 등 일자리 관련 문제도 전체의 35%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둔 생활의 시작은 청소년기(18세 이하) 15.1%, 청년기(19-39세) 73.4%, 장년기(40세 이상) 11.4%로 청소년기와 더불어 청년기의 은둔 생활 시작이 두드러짐을 볼 수 있다. 기타 여러 조사 결과 센터 설립과 전담 상담사 양성 및 운영, 비대면 플랫폼 구축 및 운영, 취업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 구측, 인식 개선 및 예방 등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법률·제도 보완 대책 마련을

은둔형 외톨이는 코로나 시대를 접하며 급속히 늘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비대면 수업과 비접촉이 일상화된 시기에 우울과 사회적 고립의 환경이 은둔을 더욱 조장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정신질환, 개인의 무능력과 경쟁에서 뒤쳐진 패배자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고 함께 은둔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법률을 제정하고 제도를 마련하여 적극적인 지원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은둔형 외톨이는 결코 멀리 있지 않다. 방에 틀어 박혀 있으니 잘 보이지 않을 뿐이다. 주변에 은둔형 외톨이로 보이는 가족이 있다면 사회에 서서히 적응하며 일원으로서 역할을 하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광주광역시 은둔형 외톨이 지원 센터(062-511-0522)에 연락해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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