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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항해에 쉼터가 되어 줄게요”

이색카페-여수 항해
‘배’모티브 인테리어 인상적
모카포트 전문점 매력 가득
만선커피·크로플 조합 압도

2022년 07월 14일(목) 18:49
카페라테, 만선커피, 브라운치즈크로플
[전남매일=이주연 기자]캠핑족들과 낚시꾼들 사이에서 성지인 국동항. 도심의 아파트가 병풍처럼 서 있고, 빽빽이 들어선 배들은 색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바다내음 물씬 나는 여수에 왔음을 몸소 느낀다.

눈앞에 보이는 드넓은 바다와 그 위에 세워진 돌산대교의 풍경으로 탄성은 절로 나온다.

국동항 구석진 공간, 폐허인 건물에 만들어진 카페가 커피 마니아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쓰레기 더미로 가득 찼던 공간을 하나하나 손수 채워가며 완성한 카페. 그 빈티지한 매력속으로 들어갔다.

이엄지사장이 모카포트로 커피를 내리고 있다.
◇업사이클링에 빈티지 가득

국동항 한 켠에는 옛 기계협동조합 건물이 자리 잡고 있다.

그곳엔 외국인노동자 쉼터, 식당 등이 자리를 잡았었지만, 현재는 다 사라지고 뿔뿔이 흩어지면서 휑하니 빈 곳만 넘쳐난다.

이러한 공간에 2년여 전 조용한 카페가 들어섰다. 배를 모티브로 만든 카페 ‘항해’.

카페 항해는 위치 선정부터 인테리어까지 이엄지 사장의 취향이 가득 배어있는 공간이었다.

빈티지 마니아인 이 사장. 카페 입구부터 빈티지스러움이 물씬 풍긴다. 멋스럽게 녹슨 닻, 간판 대신 달린 배 손잡이는 콘셉트가 확실하게 느껴졌다.

카페라테, 만선커피, 브라운치즈크로플
내부 인터리어는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완벽한 구성이다. 우드톤에 초록 식물 조합의 안정감. 특히 벽이 참 매력적이다.

또 곳곳에 배치된 식물들이 분위기를 한껏 살려주고 빈티지한 소품들로 꾸며 곳곳은 포토존으로 가득하다.

특히 턴테이블과 엘피들이 한켠에 있고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음악은 차분한 분위기와 함께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쓰레기 더미 속에서 ‘보석’이 나왔다는 말이 이런 걸까.

이 사장은 “카페를 찾아다니는 추세이기 때문에 외진공간에 만들어보자는 시도가 딱 들어맞았던 것 같다”며 “내가 좋아하는 것을 모아놓은 공간을 소개한다는 생각으로 지금의 카페 항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카페 항해의 공간 선정부터 디자인 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손을 거쳐 탄생한 공간”이라며 “소품 하나하나를 직접 고르고 발품을 팔아가며 셀프인테리어를 통해 나만의 감성과 취향을 듬뿍 담은 소중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사소한 소품 하나하나 신경 쓴 것이 눈에 보인다. 가운데 자리 잡은 오토바이도 감성을 한 스푼 더했다. 그중 특이한 나무 테이블이 눈에 띈다.

이 사장은 “카페 테이블을 사려니 너무 비싸서 고민하던 중 아빠가 일하시는 공장에서 전선을 감는 롤이 대량으로 버려지는 걸 보고 그거 가져다가 리사이클을 통해 테이블로 탄생시켰다”며 “튀어나온 못을 자르고 나무를 매끄럽게 다듬어 테이블로 사용하고 있는데 조금 큰 감이 있지만, 손님들이 이러한 매력을 좋아해 주셔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카페라테, 만선커피, 브라운치즈크로플
◇느림의 미학 만선커피

카페 항해는 커피머신이 없다.

‘모카포트’로만 커피를 내리는 모카포트 전문점이다.

모카포트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가정에서 주로 사용한다. 카페에서 쓰고 있는 머신에 ‘조상님’급이라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에선 열 가정 중 아홉 가정이 쓸 정도로 대중적이다. 코로나19로 홈카페가 유행하면서 모카포트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날로그 방식이기 때문에 물도 따로 넣어야 하고, 가스 불도 직접 조절하면서 시간도 맞춰야 하기 때문에 까다롭다. 모카포트로 내려주는 커피는 쉽게 접하지 못하는 만큼 매력적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향, 오일 등이 포트안에 담겨서 커피가 더욱 맛있어진다.

모카포트를 선택한 항해는 느림의 미학, 여행자들의 쉼터라고 표현한다.

이 사장은 “모카포트는 워낙 손이 많이 가고 원두도 날씨, 습도 등의 영향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신경 쓸 부분이 한 둘이 아니어서 처음에는 주위에서 만류를 많이 했다”며 “하지만 카페를 2년여동안 운영하면서 모카포트만의 매력을 알아주고 이 커피 맛을 찾아주는 손님이 늘어나는 걸 보니 이제야 빛을 발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항해에선 아메리카노가 아닌 만선커피라고 이름 지었다.

이 사장은 “커피를 마셨을 때 입에 가득 차는 맛이 난다는 의미로 만선커피라고 이름 지었다”며 “아메리카노가 아닌 ‘모카포트로 내리는 만선 커피입니다’를 알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브라질과 콜롬비아 원두를 블랜딩해 사용하기 때문에 산미가 없고 다크한 맛이 인상적이다. 카페라테에 들어가면 더욱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

2층 빈티지샵으로 올라가는 계단.
빈티지샵.
요즘 카페에서 많이 보이는 디저트 크로플.

항해에선 시판 제품이 아닌 직접 생지를 만들어 내놓는다. 흔히 있는 크로플이지만, 손수 만든 빵은 쫀득함과 고소한 향이 살아있다.

크로플 위에 올라간 아이스크림과 브라운 치즈, 시나몬 가루가 완벽한 팀플레이를 자랑한다. 단짠단짠의 매력은 커피와 조합이 압도적이다.

커피를 내릴 땐 시간이 조금 걸리기 때문에 내린 것을 보고 있자니 따분할 땐 함께 운영하는 2층 빈티지샵을 둘러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잡지와 사진으로 벽면을 가득 채웠으며 모든 공간 하나하나에 이 사장의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모카포트
이 사장은 “빈티지는 하나하나 역사가 있고 오랜 시간이 지나서 멋이 바뀌는 걸 의미한다고 생각한다”며 “항해라는 공간은 오롯이 나의 취향으로 꾸며놓은 공간인데 빈티지한 매력을 널리 홍보하고 싶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 주고 편견 없이 바라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요즘엔 표현에 궁색한 것 같다. 항해에 와서 커피 맛을 즐기고 기분 좋은 인사 한번 나누면 행복함은 배가 될 것 같다”며 “7월 31일에는 플리마켓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니 이 공간을 함께 즐겨주길 바란다”고 웃음지었다.

빈티지한 공간에 커피. 고전적인 감성. 당신의 항해에 쉼터가 되기에 충분하다./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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