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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의 뮤직 줌<56>정주은 바이올리니스트

어린시절 호기심에 처음 바이올린 잡아
2021년 윤이상국제 콩쿠르 준우승
이든 콰르텟 리더·솔리스트로 활약
다방면의 표현력 갖춘 음악가 될 것

2022년 07월 14일(목) 16:27
정주은 바이올리니스트
정주은 바이올리니스트는 ‘솔리스트’이자 ‘이든 콰르텟’ 리더다.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국제 콩쿠르 중 하나인 ‘2021년 윤이상 국제콩쿠르’에서 준우승에 올라 국제무대에서의 가능성을 입증한 바이올리니스트다.

오는 8월 1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든 콰르텟 ’ 리사이틀 공연을 앞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9월에는 ‘이든 콰르텟 ’멤버들과 함께 독일 ARD 국제음악콩쿠르에 참가한다. 12월 싱가포르 국제음악콩쿠르에는 ‘솔로’로 무대에 올라 실력을 굳건하게 다진다. 연주뿐만 아니라 말과 글, 때로는 영상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음악가가 되고 싶다는 정주은 바이올리니스트를 만났다.



- 바이올린을 배우게 된 배경은.

▲5살 때 친척 언니들이 미술, 발레, 바이올린을 배우던 문화센터에 놀러 간 적이 있었어요. 엄마는 제게 무엇을 배우고 싶냐고 물었는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바이올린’이라고 대답했다고 해요. 하지만 너무 어린 탓에 선생님 말씀을 잘 이해하지 못하기도 했고,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서 그만 뒀는데 7살이 될 무렵 어머니에게 다시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다고 말하면서 지금까지 왔네요.(웃음)

2021년 윤이상 국제 콩쿠르 결선에 오른 정주은 바이올리니스트 모습.
- 연주할 때 사용하는 바이올린이 궁금하다.

▲연주할 때 사용하는 바이올린은 ‘쇼 디에 (Chaudiere)’ 인데요, 프레데릭 위그 쇼 디에(Frederic Hugues Chaudiere) 장인이 1987년에 만든 프렌치 악기입니다. 스무 살 때 처음 만나 7년째 함께하고 있는데, 아직도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고 있어요.

처음 악기를 연주했을 때 ‘몽글몽글’하고 ‘동글동글’하고 따뜻한 음색이었다면, 최근 들어서는 심지 있는 단단한 소리이면서도 가슴 깊이 뭉클하기도 한 소리가 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제 악기는 감동적인 선율에 최적화돼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윤이상 국제 콩쿠르’에서 어떤 곡을 연주했나.

▲ 윤이상 국제콩쿠르 1라운드에서는 ‘리나가 정원에서’ 중 1번과 5번을 연주했는데요, 이 곡은 윤이상 작곡가가 외손녀 리나 첸을 위해서 작곡한 곡이고, 소품마다 부제가 붙어있었어요. 1번은 ‘굶주린 고양이’, 5번은 ‘작은 새’ 였습니다. 경험한 곡 중 부제에 동물이 들어간 건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이후 처음이었는데, 바이올린이라는 악기로 고양이를 표현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졌어요. 고양이의 움직임이나 변덕스러운 부분들을 조금 더 강조하려고 했죠. 자주 바뀌는 악상을 확실하게 보여줌으로써 변덕스러움을 표현하고, 굶주려서 축 처진 상태로 정원을 거니는 듯한 움직임은 음을 잡고 늘어지는 음색으로 표현했어요.



- 무대에 오르면 긴장하는 편인가.

▲사실 초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무대에서 긴장을 전혀 안 했었는데요, 성장하면서 무대라는 곳이 떨리는 곳이라는 걸 느끼게 됐어요.

무대 위에서 떨리긴 해도 무대 공포를 느끼는 편은 아닌데, 준비가 미흡하다거나 불안하다고 생각되는 무대는 긴장감이 무대 공포 수준으로 다가오더라고요. 물론 준비가 잘 되어있을 때도, ‘설렘이 포함된 긴장감’ 정도는 있지만, 그건 노래를 잘 전달해드리고 싶다는 소망에서 나온 감정이랄까요. 덕분에 무대에 올라가면 너무 재밌어요.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많은 분께 저만의 소리로 전해드릴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한가 봐요.



- 여가는 무엇을 하며 보내나.

▲노래를 듣는 것도 좋아하고 부르는 것도 좋아하는데요, 클래식을 전공하고 있다 보니 연습할 때는 주로 클래식을 듣습니다. 평소에는 더 다양한 분야의 음악을 즐기고 싶어서 K팝, 영화 OST, 밴드음악, 재즈 등 가리지 않고 많이 듣는 편이에요.

그리고 듣다가 뭔가 불러보고 싶은 노래가 생기면 일단 플레이리스트에 저장해두고, 노래방에 가게 되는 날 신나게 부르죠. 그리고 휴일에는 가족들과 함께 보드게임을 종종 해요. 제 가족이 꽂힌 보드게임이 하나 있는데, 주말마다 게임을 하기 위해 모이는데 진짜 재밌어요. 하하.



-좋아하는 곡 하나를 꼽는다면.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의 유형이 깊으면서도 아련한 음색으로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화음을 내는 노래인데요.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이 딱 그렇더라고요. 오케스트라의 간주에도 현악기의 낮은 음역이 자주 등장하는 편인데, 여러 대의 현악기가 각각 낮은 음역을 한 번에 소리 냈을 때 전해지는 울림이 정말 정말 크거든요. 그래서 간주를 듣다 보면, 거대하고 어두운 숲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들어요. 그리고 영화음악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 곡을 연주하거나 듣다 보면 배경과 장면이 함께 떠올라 영화음악이 연상되기도 해요.

2021년 윤이상국제콩쿠르 예선에 오른 정주은 바이올리니스트가 연주하고 있다.
- 닮고 싶은 음악가 상은.

▲궁극적으로 연주자로서 가장 원하는 건, 여러 이유로 상처받은 분들이 제가 들려드리는 노래를 통해 위로받고 따뜻한 기억들로 마음이 채워지는 것인데요, 그 전에, 악기만 하는 음악가 말고 다양한 걸 잘하는 음악가가 되고 싶어요.

물론 그 무엇보다도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가장 잘하는 건 연주이겠지만, 음악은 음악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요즘은 다양한 걸 요구하는 시대인데, 클래식 음악도 그렇게 발전되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특정 소수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훨씬 더 많은 대중이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분야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연주자가 연주뿐만 아니라, 말로, 글로, 혹은 영상으로도 본인만의 것을 표현할 수 있게 되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독일 유학생활은 어떻게 보냈나.

▲독일의 봄부터 초가을까지 날씨는 상상 이상으로 좋아요. 화창하고, 해도 늦게 지고, 밝고 맑고 기분 좋은 날씨에요. 그러다 보니 최대한 외출을 많이 하려고 해요. 산책하러 나가기만 해도 소풍 가는 것 같고 신나는 그런 날씨거든요. 반면에 겨울은 해가 정말로 빨리 지고, 거의 매일 비가 오고, 하늘은 항상 회색인데, 그 겨울이 심지어 길어요. 독일 사람들조차도 겨울은 항상 쉽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쉽게 우울해질 수 있는 환경이니까요. 그럴 때는 맛있는 걸 먹는 것으로 행복함을 채워요.

베를린에는 정말 맛있는 양송이버섯 튀김 집도 있고, 독일 대표 음식인 ‘슈바인학센’ 맛집도 있어요. 먹는 걸 정말 좋아해서, 맛있는 음식을 입 안에 넣기만 해도 뿌듯하고 행복해지거든요.



-10년 후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면.

▲연주자로서의 모습을 먼저 상상해 본다면 아마 여러 각국에서 열심히 연주하고 있지 않을까요. 솔리스트로도, 이든 콰르텟 멤버로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음악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도전해서 여러 일을 재밌게 즐기고 있다면 좋겠고, 그 모든 경험이 모여서 더 깊고 넓은 마음을 가진 여유로운 사람이 되어 있으면 해요.
2021년 윤이상국제콩쿠르 예선에 오른 정주은 바이올리니스트가 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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