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광장>광주문화예술교육센터를 아시나요
곽규호 광주문화재단 예술상상본부장


광주광역시에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광주문화재단 내에 ‘문화예술교육팀’이 설치돼 있고 그 팀이 말하자면 ‘광주광역시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실질적 책임 부서란 사실까지 아시는 분은 많지 않겠지요. 사실 광주광역시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는 2009년에 지정 설립된 기관이기 때문에 2011년 출범한 광주문화재단보다 오래된 조직이랍니다.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는 광주광역시의 문화예술교육을 지원하는 곳이랍니다. 그런데 ‘문화예술교육’이란 말이 입에 착착 달라붙지는 않지요. 2005년에 문화예술교육지원법이 제정됐습니다. 이 법에 ‘모든 국민은 나이 성별 장애 사회적 신분 경제적 여건 신체적 조건 거주지역 등에 관계 없이 자신의 관심과 적성에 따라 평생에 걸쳐 문화예술을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교육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균등하게 보장받는다’고 규정되어 있지요. 말하자면 우리 국민은 헌법이 규정한 교육 받을 권리에 더해 ‘문화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다양한 프로그램 기획·공모

광주문화예술교육센터도 법률 취지에 맞춰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단체 공모를 통한 사업들을 진행합니다. 공모사업인 ‘꿈다락토요문화학교’, 지역특성화문화예술교육 ‘광주리’, 거점형 창의예술학교, 유아문화예술교육지원이 있고, 기획사업으로 ‘경재씨와 재봉틀’을 필두로 한 생애전환형 문화예술교육지원, 문화예술교육창의랩, 축제사업으로는 아트날라리, 어린이목수축제 등을 운영합니다. 여기에 인터넷 뉴스레터도 매월 발간하고, 연말쯤이면 문화예술교육포럼도 개최합니다. 너무 많은 업무에 한 달, 1년이 정신없이 지나갑니다.

‘문화예술교육’이라 하면 음악·미술·연극 교육과는 다른 느낌이 있습니다. 문화예술교육 전문가로 꼽히는 강원도의 이선철 감자꽃스튜디오 대표는 지난해 광주에서 열린 포럼에서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예술교육, 문화교육, 문화예술교육 등 어떻게 불러도 같은 의미일 것”이라고 해설한 바 있습니다.

저는 문화예술교육을 문화적, 인문학적, 인권적 가치를 알리는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 인간의 가치를 강조하는 세상, 예술과 인간의 삶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예술을 활용하는 방식의 교육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예술적 기능만을 가르치는 교육과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하게 자신을 인식하게 하고, 창의성과 상상력을 길러주며, 사회를 바라보는 바른 눈을 길러줍니다. 세상을 좀 더 자세히 보게 되니 말하고, 그리고 표현하는 일에 나설 수 있습니다. 예술 교육을 통해 주체적이고 민주적인 시민을 만드는 일이 됩니다. 아시아의 대표적인 민주 인권 도시이고, 아시아 문화중심도시를 꿈꾸는 광주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이런 중요한 일을 수행하는 광주문화예술교육센터가 독립적 건물을 갖지 못한 것은 광주로서는 조금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지역의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통해 시민의 문화적 삶의 질을 높여야 하는데 사무실 한 칸, 작은 강당 한 칸이 전부입니다. 그래도 건물 외벽에 큼지막하게 ‘광주문화예술교육센터’라고 간판을 걸어뒀습니다.

독립적 교육공간 없어 아쉬움

전북 전주에는 오래된 공장을 수선해 만든 팔복예술공장 꿈꾸는 예술터란 곳이 있습니다. 유서 깊은 오디오 테이프 공장을 그대로 활용해 전시, 공연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넓고 쾌적한 북카페도 눈길을 끕니다. 전주문화재단이 이 곳을 문화예술거점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완주군문화재단이 입주해 있는 ‘복합문화공간 누에’는 옛 잠사공장을 활용한 곳입니다. 문화예술교육을 중심으로 다양한 예술활동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충북 청주에 가면 ‘문화제조창 C’라는 곳이 있습니다. 아파트가 들어설 뻔했던 연초제조창을 살려 지난해 문을 연 문화공간입니다. 문화체험시설과 공예클러스터, 상업시설에 일부 공간은 청주시청임시청사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광주에도 연초제조창이 있습니다. 청주를 벤치마킹할 만합니다. 건물도 크고 운동장까지 있으니 더 좋은 공간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요사이 광주에 복합쇼핑몰을 서로 짓겠다고 경쟁인데요. 그 공간의 한 영역을 활용할 수도 있겠지요. 문화적 재생을 추진 중인 상무소각장도 좋고, 리모델링 논의가 뜨거운 임동 전남방직 자리도 좋겠습니다. 어디에든 광주광역시 문화예술교육센터 간판을 제대로 달아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