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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 사람들의 그림, 인사동에서 본다

해록예술회 14인 60여점 선봬
한센병 아픔·소록도 풍경 선시
내달 6~18일 서울 토포하우스

2022년 06월 29일(수) 17:02
강선봉 ‘수탄장’
고흥군 도양읍 소록도. 어린 사슴의 모양과 닮았다는 뜻에서 ‘소록도’라 불린 이 섬은 1916년 일제가 나환자 격리 정책에 따라 자혜의원을 설립, 소록도에 한센인들을 격리시키면서 오랜 시간 동안 차별과 멸시에 소외돼 왔다. 그런 소록도 주민들이 그린 그림이 내달 6~18일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개최된다.

해록예술회(회장 김기춘), 남포미술관(관장 곽형수), 토포하우스(대표 오현금)가 공동 주최한 이번 전시는 ‘소록도 사람들의 아주 특별한 외출’을 제목으로 해록예술회 회원인 김기춘, 강선봉, 박용채, 신계순 등 14인의 작품 60여 점이 전시된다.

지난 2016년 창립돼 그 해 국립소록도병원에서 창립전을 연 ‘해록예술회’는 제주KBS, 고흥 남포미술관, 전남도청, 국회의원회관 등지에서 총 22회에 걸쳐 전시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의 중심지이자 가장 많은 갤러리와 화랑이 집결된 인사동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해록예술회 작가들의 숙원을 이룬 뜻깊은 전시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대부분 70~80대의 고령에 한센병으로 인해 손과 발이 불편한 이들이다. 이에 그들의 작품 속에는 한센병 퇴치를 염원하는 소망과 그들이 감내해야 했던 병에 대한 아픔, 지난한 삶과 아픈 이들의 이야기를 오롯이 담고 있으면서도 찬란히 아름다운 소록도의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신계순 ‘고향산’
이제는 섬 바깥과 소록도를 연결하는 도로가 된 옛 수탄장을 그린 강선봉 작가의 ‘수탄장(愁嘆場)’에는 병마로 인해 가족들과 생이별해야 했던 그 시절의 아픔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한센병 퇴치를 염원하며 소록도 중앙공원에 세워진 백색의 ‘구라탑(救癩塔)’도 인상적이다.

88세의 김영설 작가는 “1960년대 소록도 의학강습소 7기 수료자로 병원에서 환자들을 검사하는 일을 하면서 틈틈이 그림을 그려왔는데, 인사동에서 전시를 할 수 있게 되다니 크나큰 영광”이라며 감격했고, 김용하 작가 또한 “그림을 그리는 일은 내 생활의 활력소”라며 “여생 또한 열심히 그림을 그리며 살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남포미술관 곽형수 관장은 그동안 국립소록도병원 중증 환자와 주민들을 대상으로 미술교육프로그램을 운영, 재능 있는 소록도 주민들이 작품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매년 전시회를 마련해 왔다. 곽 관장은 지난 2011년 한센병 후유증으로 손가락이 없어 작품을 그릴 수 없었던 이의 손에 끝으로 붓을 묶어 작품을 완성시킨 ‘소록도-행복한 웃음으로 피어나다’ 특별전을 시작으로 소록도병원 뒤쪽 벽에 크라우드 펀딩과 전문 작가의 도움을 얻어 소록도와 한센인들의 삶을 기록한 길이 110m의 벽화를 제작·설치하는 등 소록도 주민들의 문화 복지에도 앞장섰다.

김기춘 해록예술회장은 “이번 전시로 작가들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것은 물론, 소록도와 한센병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해소하고 더불어 소통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환란과 핍박의 역사 속에서도 삶을 지탱하며 희망을 잃지 않은 소록도 주민들이 작품활동을 꾸준히 이어가며 치유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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