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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최고의 혁신전략

사회적 가치창출 역할 확장
대전환시대 관심·투자 필요

2022년 06월 02일(목) 19:25
송진희 광주디자인진흥원장
“design, or resign!(디자인하라, 그렇지 않으면 사임하라)”

1980년대 강력한 디자인정책을 추진했던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 영국 수상이 각료들에게 남긴 일화다. 이는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를 기반으로 디자인의 전략적 활용, 창의적인 정책을 추진하자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Design for London(런던을 위한 디자인)’을 기치로, 디자인 기반의 낙후된 도시재생 정책과 투자를 통해 테이트모던, 밀레니엄브릿지 등을 탄생시키며 런던, 영국에 새로운 경제부흥과 활력을 불어 넣었다.

사실 요즘은 ‘모든 것이 디자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시대를 거슬러, 선사시대 돌도끼부터 현대의 스마트폰, 자동차,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은 일상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가격, 품질이 평준화되면서 의류, 제품, 자동차 등에 대한 소비자 선택기준도 ‘디자인’으로 옮겨졌다. 생활, 산업 측면의 디자인부터 도시·환경, 각종 정책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의 역할과 활용이 크게 확대되는 추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디자인 혁신전략(2016)’ 등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의 성공신화에 디자인이 핵심전략으로 등장한다. 삼성은 1996년 ‘디자인 경영’을 선포한 후 가전,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2006년 혁신적 디자인의 ‘보르도 TV’ 출시와 함께 일본 소니(Sony)를 제치고 세계 TV시장 점유율 4위 수준에서 1위로 올라섰다. ‘디자이너가 만들면 엔니지어가 제품을 생산한다’는 미국 Apple(애플) 역시 스마트폰 등 혁신적 디자인을 앞세워 최근 시가총액 2조 4,090억 달러(2,989조 5,719억원) 규모의 미국 최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같은 성공은 디자인적 사고와 혁신을 강조하는 ‘디자인경영’ 전략과 디자인에 대한 과감한 투자의 결실로 풀이된다. 디자인을 ‘그리기’, ‘꾸미기’ 등 스타일링(styling) 중심의 보조 역할에서 혁신(innovation)의 도구로 활용한 결과이다. 따라서, 디자인의 분야도 시각·제품·포장 디자인에서 UI/UX(사용자 환경, 사용자 경험) 디자인, 서비스디자인, 공공·환경디자인 등으로 폭넓게 진화하고 있다.

최근 들어 AI기술이 연구 수준을 넘어 상용화 단계로 진입했고, 코로나19를 계기로 디지털 비대면화, 주력 제조업·서비스산업 혁신, 신산업 육성 등 경제·산업 구조도 재편되는 양상이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 AI(인공지능) 등 기술간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미래형 산업(기술)과 디자인의 연계성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비대면·디지털화 및 탄소중립 등 글로벌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한 대응 수준은 미흡한 실정이다. 2019년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79.7%가 4차 산업혁명 관련 대응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창의적 사고, 기술, 감성 등을 융합해 지역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고부가가치화를 견인하는 디자인, 미래형 산업·기술과 디자인 융합 전략과 기업 지원이 시급하다.

아울러 산업 뿐만 아니라 도시, 환경, 생활 등 사회 전반으로 디자인의 전략적 활용을 확산시켜야 한다. 광주다운 개성과 질서가 조화로운 도시 디자인, 시민 안전과 행복을 더하는 디자인, 사회문제 해결과 미래를 대비하는 지속가능한 디자인, 탄소중립 등 미래 환경 변화 대응 및 사회적 가치 창출 수단으로서 디자인의 역할 및 영역이 확장되어야 한다.

영국, 핀란드, 일본, 싱가포르 등 많은 국가들은 이미 기후변화 대응 및 탄소중립, 에너지, 환경 등 각종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공공분야에 디자인을 적극 활용하는 국가 차원의 디자인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디자인적 사고를 기반으로 우리 시민들의 요구를 발굴하여 공공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정책 기획과 집행 과정에서 공공서비스모델 연구가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기후변화 대응(탄소중립), 저출산·초고령화, 포스트 코로나 등 대전환기, 새로운 광주시대를 맞고 있다. 역동적이고 활력 넘치는, 가고 싶고 머물고 싶은 광주. ‘과거의’ 광주에 대한 기존의 틀과 고정관념을 벗어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발상의 전환과 혁신. 이같은 시대흐름에 비춰 누구나 디자이너가 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디자인적 사고를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Innovator(혁신자)’가 되었으면 싶다.

‘더 나은’ 세상(삶, 산업, 환경, 도시 등)을 위한 디자인.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디자인에 대한 관심과 과감한 재정 투자가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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