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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지역 내 소수 정당에 투표합시다
2022년 05월 30일(월) 17:05
최영태 교수
지역 내 소수 정당에 투표합시다
최영태(전남대 명예교수)

지방자치는 중앙권력의 분산과 주민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여 민주주의를 활성화한다. 1961년 5·16쿠데타 이후 중단되었던 지방자치 선거제는 1987년 6월항쟁과 6공화국 헌법을 통해 부활했다. 그러나 노태우 정부는 이런저런 이유로 지방자치 선거를 미루었다. 김대중 평민당 총재는 1990년 10월 지방자치 선거를 촉구하며 13일간 단식투쟁을 했다. 이런 우여곡절을 거쳐 1991년 광역 및 기초의회 선거와 1995년 광역 및 기초 자치단체장 선거가 실시되었다. 이렇게 지방자치 선거제의 역사는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역사와 운명을 같이 했다.

지금까지 호남에서 시·도지사와 기초자치단체장은 거의 전부 민주당 몫이었다. 호남이 민주당의 거점 지역이라는 측면에서 이 부분까지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의회까지 민주당이 독점하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없다. 의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단체장을 견제, 감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호남 민주당 독점 비정상

4년 전 구성된 현 광주시의회는 총 23명 22명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었다. 전남도의회는 총 58명 중 54명이 민주당 소속이었다. 전북도의회는 총 39석 중 36석이 민주당이었다. 기초단위 의회도 민주당 독점 현상이라는 점에서는 똑같다.

6월 1일 실시되는 시·도의회 의원 선거 결과도 비슷할 것 같다. 광주의 경우 벌써 지역구 시의원 20명 중 11명은 무투표 당선이다. 해당 지역 유권자는 선거의 기회조차 박탈당했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선거인데 말이다. 이러고도 광주가 민주도시라고 할 수 있을까? 민주도시가 아니라 민주당의 도시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광주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이런 상황을 예상하여 민주당에 비례의석 3석이라도 지역 소수 정당에 양보하라고 했다. 또 시민사회단체는 기초의회 3인 선거구에서 2명만 공천하고 나머지 1석은 소수 정당에 넘기라고 했다. 그러나 마이동풍이었다. 민주당은 시의회 비례의원으로 민주당 몫 2명 모두를 공천했다. 기초의회 선거구의 경우 3인 선거구에 3인 모두를 공천했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때 선거법을 개정하여 기초의회 선거구를 중대선거구제로 개정하겠다고 했다. 또 대선이 끝난 후 여당이 된 국민의힘에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를 제안했다. 민주당은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를 제안한 이유로 사표방지와 다당제 실현을 들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중대선거구제를 수용하지 않자 그 제안을 없었던 일로 해버렸다. 3인 선거구에 3인 모두를 공천해버린 것이다. 3인 선거구에서 2인만 공천하면 나머지 한 석은 소수 정당에 돌아가 중대선거구제의 취지를 충분히 살릴 수 있었는데 말이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 때 국민의힘이 위성 정당을 만들자 덩달아 위성 정당을 만든 것과 똑같은 모습이다. 한마디로 말해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정당이다. 도리와 염치가 무엇인지 안다면 민주당이 호남에서 이렇게 처신하면 안 된다.

민주당 스스로 호남 정치를 정상화할 의지가 없는 것이 확인된 만큼 이제는 유권자들이 나서야 한다. 먼저 이번 지자체 선거에서 광역의회 비례의원을 민주당 이외 사람 중에서 뽑자. 그래도 민주당은 비례의석 3석 중 1석은 자동으로 가져가며, 광주시의회는 총 23명 정원 중 21명은 민주당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기초의회의 경우 3인 선거구에서 가능한 한 민주당 이외 후보에게 투표하자. 또 기초 비례 선거의 경우 민주당 이외 후보에게 투표하자. 그래도 5개 구의회에서 민주당이 절대다수가 될 것이다.

유권자들이 변화 주도를

호남에서 비민주당 사람들도 의회에 들어가 호남 정치가 정상화될 때 오히려 민주당의 전국 정당화와 집권 가능성이 커진다. ‘필요악’이란 말도 있다. 민주당 이외 정당이 설령 악마 정당(?)이라고 해도 그 정당들이 의회에서 10~20%라도 차지하는 것이 민주당 일색보다 나을 것이다.

민주도시 광주(호남)의 자존심과 명예가 왜곡된 지방자치로 인해 더 이상 손상을 입어서는 안 된다. 민주당의 도시 광주(호남)가 아니라 민주도시 광주(호남)를 위해 지역 내 소수 정당에 투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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