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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 환불해 주세요" 일회용컵 보증금제 유예 '혼란'

제도 시행 3주 앞두고 돌연 연기
카페 가맹점 등 구매업체들 당혹
"현장상황 고려 보완책 마련돼야"

2022년 05월 25일(수) 18:09
다음달 1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6개월 유예되면서 도입을 준비하던 현장은 혼란을 겪고 있다./김혜린 기자
“다음달부터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도입된다는 소식을 듣고 라벨 구매 등 준비했는데 시행 직전에 갑자기 유예돼서 당혹스러워요.”

광주 서구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다음달 10일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갑작스러운 유예 결정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 1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12월로 연기되면서 도입을 준비하던 현장은 혼란을 겪고 있다.

광주지역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가맹점주 A씨는 제도가 시행되기 약 한 달 전인 5월초 프랜차이즈 본사로부터 보증금 라벨을 구매하라는 공지를 받았다. A씨는 비용적·업무적 부담이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취지에 공감해 라벨을 구매했지만 일주일 만에 유예 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라벨 구매 비용을 가맹점주가 부담해야 하고 일일이 컵에 라벨을 붙이는 등 업무가 가중될 것을 우려했지만, 취지에 공감할 뿐더러 당장 다음달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된다고 해서 라벨을 구매했다”며 “일주일 만에 유예 공지를 받아 당황스럽다. 현재는 전량 환불 신청했다”고 토로했다.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는 지난 2020년 6월 국무회의 의결로 시행이 확정된 후 2년간 준비해온 환경정책이다. 카페에서 음료를 일회용컵으로 주문할 때 자원순환보증금 300원을 더 내고, 빈 컵을 반납할 때 돌려받는 제도다.

기본 시행 방침에 따르면 개당 6.99원인 라벨 스티커에 컵이 표준용기일 경우 4원, 비표준용기일 경우 10원의 처리지원금까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부담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일회용 컵에 바코드 라벨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붙여야해 추가 인력 등 비용 및 업무적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가맹점 수가 100개 이상인 105개 브랜드 매장 3만8,000여 곳에서 다음달 1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환경부는 제도 시행 3주 전인 지난 20일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6개월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환경부는 유예기간 동안 중소상공인 및 영세 프랜차이즈의 제도 이행을 지원하는 한편, 제도 이행에 따르는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행정적·경제적 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아닌 가맹점주와의 충분한 논의를 통해 현장상황을 고려한 합리적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B씨는 “예정대로 시행됐다면 모든 부담은 소상공인인 가맹점주들 몫이 됐을 것”이라며 “벌써 많은 혼란이 예상된다. 제대로 시행하려면 현장에서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익광고 등 시민들 인식을 높일 수 있는 홍보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계속되는 환경정책 시행 번복에 피로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북구 용봉동의 커피전문점에서 근무하는 박 모씨(24·여)는 “2년간 준비해왔다는 정책이 갑자기 유예돼 당황스럽다”며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규제도 그렇고 계속해서 번복하니 손님들 뿐만 아니라 근무하는 직원들도 헷갈려한다”고 말했다.

북구 운암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 모씨(30·여)는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건지, 안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시행착오도 겪어봐야 보완책도 찾고 정책이 자리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혜린 기자         김혜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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