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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광장>공부하는 학교 만들기가 우선이다
2022년 05월 25일(수) 14:52
<전매광장>공부하는 학교 만들기가 우선이다
김승호 세한대 초빙교수


학교교육은 국가에서 정한 교육과정에 따라 교과별로, 그리고 학년별로 작성된 교과서를 가지고 교육전문가인 교사가 가르치고 학생이 배우는 수업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교과별로 교과서 내용은 기본적인 개념들이 반복 또는 보충적으로 제시되면서 점차 심화 수준의 지식으로 확산된다. 따라서 학년 단계별로 소정의 수준을 성취하지 못하면 다음 단계의 성공적인 학습은 보장될 수 없다.

지식·인성 교육 중심축

수업 과정에서 교사들은 학생들의 기본적인 지식 확보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교육 내용에 적합한 교수기법을 활용하여 보다 높은 수준의 새로운 내용을 학습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기본 개념을 철저하게 이해시키고, 중요한 원리들에 대해서는 창의력과 문제 해결력 등 상위 단계의 학습에서 쉽게 응용할 수 있도록 암기시키기도 한다. 이것이 지식교육을 중시하는 학교교육의 일상적인 모습이다. 이와 함께 학교교육의 두 축 가운데 하나인 인성교육도 중시하여 수업 중에는 학습 주제 관련으로 조금씩, 그리고 학교행사나 생활지도를 통해서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학교교육에 대한 관점이 많이 달라졌다. 교과서 중심의 체계적인 지식교육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요한 개념과 원리를 암기시켜서라도 확실하게 가르쳐 주려고 노력하는 교사들에 대해 21세기 지식사회를 대비한 인재육성 방향과 역행하는 입시위주 교육을 한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지식교육 대신 창의력과 인성교육만 오로지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우리의 일상적인 학교교육의 모습을 비판하는 분위기는 선진국들의 혁신적인 교육 사례가 소개될 때, 그리고 저명인사들이 한국의 전통적인 지식교육을 비판할 때 더욱 고조된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이며 뉴욕대학교 법학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가르친 엘빈 토플러는 1998년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창의적인 인재 육성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학교교육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한국 학생들은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하루 10시간 이상을 허비하고 있다. 학교는 곧 사라질 조직이다.”라고 말했다. 지식교육을 비판하면서 인성교육을 강조하거나 창의력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또한 인성 중심의 대안학교가 정규 학교교육을 대신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이기도 하다.

학교 지식교육을 비판하는 근거가 된 또 다른 사례는 취업난 시대에 학교교육에서 취업에 필요한 소프트 스킬이 중시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다. 기업인재 컨설턴트이며 대학교수였던 페기 클라우스는 ‘소프트 스킬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2007년 출간하였다. 취업 경쟁력을 높이고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위해서는 지식과 기술을 뜻하는 하드 스킬보다 자기관리, 인간관계, 의사소통, 비판적 사고력, 리더십 등을 뜻하는 소프트 스킬이 더 중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이 2009년에 번역되어 소개된 이후 우리의 학교 지식교육에 대한 비판의 강도는 매우 높아졌다. 학교에서 소프트 스킬, 즉 인성을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하면 지식교육은 취업이나 직장생활에서 무용지물일 뿐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까지 나타났다.

교육감 후보 선택 기준

앞의 비판 사례들은 기본적인 지식 습득을 주된 책임으로 하는 초·중·고 학교교육과 전공 영역의 학문 탐구를 통한 취업 준비를 담당하는 대학교육이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인교육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 지식 면에서는 특출하여 명문대 대학원에 진학했거나 기업체 핵심인재로 채용된 사람들에게 강의할 때 이제 지식보다는 소프트 스킬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토플러는 인성교육은 중요하지만 기본적인 지식교육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하였으며, 클라우스는 하드 스킬이 필요조건으로 가장 중요하지만 충분조건이 아니기에 소프트 스킬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클라우스는 소프트 스킬을 향상하기 위해 하드 스킬이 필요하며, 초·중·고에서 중점적으로 지도하는 기본적인 언어 능력과 수리 능력은 소프트 스킬 향상에 필수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학교교육에서 지식교육이 중요하지 않다거나, 지식 대신 인성이, 정규학교 대신 대안적인 학교가 더 필요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참고해야 할 관점이라고 여겨진다. 지역의 학교교육을 책임질 교육감 선거에서 공부하는 학교를 만들 수 있을지를 후보자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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