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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강제 기상’…유세 스피커 소리에 피로감 극심

광주 최근 6일간 신고 54건 달해
선거운동 소음 공해에 불만 고조
“밤낮 바뀐 자영업자 배려 없어”
관련규제 개정법 실효성 떨어져

2022년 05월 24일(화) 19:06
6·1전국 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한 한 후보자 선거운동원들이 24일 오후 광주시 남구 양림동에서 홍보차량의 음악에 맞춰 율동을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김태규 기자
“국민의 일꾼이 되려는 사람들이 오히려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안겨 주네요. 선거운동을 꼭 이런 식으로 해야 할까요.”

6·1 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서 광주 도심 곳곳에서 ‘소음 공해’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길거리 유세로 잠을 설치거나 일상생활에 방해를 받는 등 점차 과열양상으로 치닫는 선거 유세전에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어서다.

최근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선거기간 소음을 제한하는 ‘선거운동 소음기준’이 신설됐지만, 이마저도 비행기 이륙 소음에 맞먹는 탓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4일 광주 서구 농성동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신 모씨(27)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각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에 극심한 피로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새벽 4시까지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잠을 자려고 했으나 창밖으로 시끄럽게 울리는 선거유세 소리에 좀처럼 잠에 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씨는 “자영업자들은 보통 밤낮이 바뀌어 아침에 잠을 자야하지만, 새벽 5시 정도에 잠이 들면 선거차량이 강제로 기상을 시킬 정도로 수면을 방해한다”며 “최근 6일 간 제대로 잠을 잔 적이 없어 피곤하고, 결국 피로 누적으로 구내염까지 생겼다”고 호소했다.

신씨는 이어 “몸이 너무 힘들지만 생계를 위해 일을 쉴 수도 없다 보니 답답한 노릇이다”며 “후보자들이 본인을 홍보하기 위해 유세를 하는 건 이해하지만, 자영업에 종사하는 시민들에게는 기본적인 배려조차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6일간 선거운동과 관련된 소음성 민원 등 신고는 총 123건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소음 관련 신고가 54건으로 가장 많았고, 교통 불편이 33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 기간에는 소음을 규제하는 ‘개정 공직선거법’이 처음 적용됐지만, 소음 허용치가 지나치게 관대해 현장에선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8시께 농성동의 한 주택가 일대는 쉴 새 없이 후보자의 목소리가 울러 펴졌고, 한 번에 3명의 후보 유세차량이 몰리자 잡음이 섞여 더욱 혼란스러웠다.

한 편의점 직원은 문을 박차고 나올 정도로 불만을 토로했고, 소음 공해에 거리로 나온 잠옷 차림의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개정법에 따르면 자동차에 부착한 확성장치는 정격출력은 3㎾, 음압 수준은 127㏈을 초과해선 안 된다. 다만, 대통령과 시·도지사 선거의 후보자의 경우 넓은 장소에서 진행하는 유세를 고려해 40㎾, 150㏈까지 허용된다.

하지만 이는 만성 노출 때 청력 장애가 올 수 있는 수치로 철로변 지하철 소음(80㏈)과 전투기의 이착륙 소음(120㏈)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즉, 선거 유세차량이 전투기 이착륙 소음만큼의 데시벨을 내도 단속 기준에 못 미쳐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역 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계속되는 소음 공해에 시달리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어야하는 후보들이 시민에게 불쾌감을 주려고 한 행동은 아닐 것”이라며 “이 같은 문제를 후보자들에게 인식시키고 민원에 대해 중재하는 등 올바른 선거운동 정착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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