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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청소년상담원 좀 구해주세요!
2022년 05월 23일(월) 16:37
<화요세평>청소년상담원 좀 구해주세요!
황수주 광주북구청소년상담복지·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장


“센터장님! 저 일을 그만두고 싶은 데요?” 일을 그만두고 난 후 특별한 계획도 없었다. “상담이 너무 힘든 것 같아요. 제 능력에 역부족인 것 같아요.” 그동안 공부한 게 얼마인데? 그렇게 중도에 포기한다는 데 너무 안타까웠다. 상담원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데, 시간적·경제적 투자는 물론 엄청난 공부와 교육, 숱한 청소년과 부모님과의 만남으로 청소년상담원은 성장한다. 아주 착실한 직원이자 일도 다부지게 책임감 있게 잘하는 직원이어서 충격이 컸다. 마음이 떠난 직원들은 그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잘 잡지 않은 편이다. 한 번 마음이 떠난 직원은 얼마 가지 않아 다시 실행에 옮길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잡고 싶었다. 이 또한 능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직원은 결국 그만뒀다.

채용 어렵고 처우 열악

그동안 코로나로 결혼식을 여러 번 연기하며 작년에 어렵게 결혼식을 한 여직원이 있었다. 그 힘든 과정을 잘 이겨내고 축복스럽게 임신을 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그동안 직원들이 다 결혼을 안 했는데 드디어 결혼식도 올리고, 새로운 생명도 탄생해 정말 대견스러웠다. 사무실에서는 지난 4월에 오는 12월 말까지 근무할 육아휴직 대체 인력 채용공고를 올렸다. 마감일까지 전화 한 통도 없었고 결국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2차 채용공고를 냈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문의도 없다. 구립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기본 인력은 5명이다. 그중에 한 명이 육아휴직 들어가 현재는 4명이 근무를 하고 있는 데 언제 채용될지 알 수 없다. 설사 대체인력이 들어온다 하더라도 기존 인력이 하던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2018년에는 ‘찾아가는 상담’을 전담하는 전일제 청소년동반자 채용공고를 냈다. 전일제 청소년동반자는 자해, 자살충동, 가출, 비행·폭력, 학업중단, 성매매 피해 등 보다 심화된 위기 상황에 직면한 청소년에게 직접 찾아가는 상담을 지원하며 기관 연계, 사례 관리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청소과 협의를 통해 휴일이나 저녁에도 원하는 시간, 장소에서 청소년을 만나고 있다. 채용 기준은 청소년상담사 등의 자격증을 소지하면서 청소년상담 및 지도 관련 실무경력이 1년 이상이다. 청소년동반자는 입사 1년차나 10년차나 급여의 차이가 없다. 상담의 전문성을 가지고 경력이 인정되는 호봉제 도입이 필요하다. 채용 조건은 까다로운데 처우는 열악해 전일제 청소년동반자 채용이 쉽지 않다. 그나마 청소년상담에 사명감을 가진 분들이 함께 해 주고 계셔서 정말 감사하다. 그때 2월에 채용공고를 냈는데 다섯 차례의 공고 끝에 5월에서야 직원을 채용할 수 있었다.

안정적 근무환경 시급

5차의 공고 끝에 근무한 직원은 지금도 근무하고 있을까? 3년도 못 채우고 감사하게 2년 10개월을 근무하고 퇴사했다. 퇴사 이유는 “직원들과 관계나 사무실 분위기도 너무 좋아요. 그런데 이제 한계가 온 것 같아요” 였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상담원은 대학원 석사를 취득해야만 지원 자격이 된다. 또 청소년상담사 자격 연수는 100시간으로 예전에는 2주간 숙박형으로 진행했다. 이 직원은 조금 늦게 상담공부를 시작했는데 이 과정을 모두 마쳤고, 다양한 연수로 전문성도 갖춰 기대되는 직원이었다. 그렇지만 짐을 쌀 수밖에 없었다. 일을 하다보니 직원의 휴대폰번호가 청소년에게 노출되어 밤이나 새벽 할 것 없이 힘들 때마다 메시지나 전화로 연락을 했다. 내담자는 학교 밖 청소년으로 힘들 때마다 자해를 많이 해 몸에 상처가 많아 여름에는 반팔이나 반바지도 입을 수 없었던 친구였다. 위기 청소년과의 만남, 일과 사생활이 분리되지 않은 계속된 업무의 일상이 힘들게 한 것이다. 특히 요즘은 우울, 불안, 학교 부적응,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대인관계 등의 정서·행동에 어려움이 많은 청소년과 자해·자살충동 관련 위기상담이 많아 상담하는 친구들 중에 “무슨 일이 있으면 어떡하나?” 등 불안에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작년부터 직원 3명이 퇴사를 했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3년이 고비인 것 같다. 입사 후 3년 무렵에 퇴사가 많다. 일은 많고, 처우는 열악하고, 갈수록 고위기 청소년들의 상담이 많아져 버틸 힘이 없어 그렇게 힘들게 공부를 하고 중도에 퇴사를 하는 것이다. 상담의 전문성이나 학력, 업무량이나 시간 등에 비해 안정적인 일자리가 아니다는 것이다. 마음이 힘든 청소년들을 위해서라도 청소년 성장을 지원하는 청소년상담원들에게 안정적인 근무환경과 처우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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