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 기고=송상락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경제자유구역청의 임무는 외국인 투자와 기업유치를 함으로써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해 지역과 국가발전을 도모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04년 발족한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은 광양만권을 둘러싸고 있는 지역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7개의 산업단지와 3개의 관광단지를 조성하고 이곳에 기업유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

그 결과 율촌 1산단과 해룡1산단은 거의 분양이 완료돼 지역산업의 탄탄한 기반으로 자리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와 연관된 기업의 새로운 입주문의도 이어지고 있어 향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이곳에 입주를 결정해 준 기업들과 지역주민들의 우호적 환경조성이 가장 큰 힘이 됐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기업유치를 하는 과정을 돌아보면 아쉽게 생각하는 점도 있다. 먼저 지역의 분위기가 어떤 산업에 대해서는 생산과정을 부정적 시각으로 보는 때가 간혹 있어 투자유치에 애로를 겪거나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시각은 특히 석유화학산업에 대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산업은 생산과정으로 보면 거대한 장치산업인 정유산업과 나프타 분해의 결과로 얻어지는 원료를 받아와서 이를 다시 합성수지 등으로 만든다. 각종 생활용품의 70% 정도에서부터 반도체, 자동차, 전자제품, 건축자재 등에 이르기까지 사용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기 때문에 ‘산업의 쌀’로 불리고 있다.

기업들의 연구개발도 활발하고 새로운 제품도 수없이 많이 나온다. 커피잔의 뚜껑이나 물병만 보더라도 PP, PE, PET, LDPE, HDPE 등 얼마나 많은가. 그만큼 기업들의 투자도 활발하다는 뜻으로 봐도 무방하다. 더욱이 화학제품은 나무나 천연섬유 등을 대체하는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에 친환경 기조를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미래발전 가능성이 큰 소재이기도 하고, 3년여 전 일본의 소위 수출규제 대상 품목이나 지난해 요소수 사태에서 보듯이 국가적으로도 매우 긴요한 소재들이 대부분 화학제품들이다.

이렇게 우리 생활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될 뿐만 아니라 중요한 소재인데도 불구하고, 특별히 우리 지역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 입주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시각이 남아있는 것은 오래전 국내 외의 사고경험 때문일 수 있고 정유산업을 포함한 화학산업 전체를 똑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데도 기인한다고 본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와 다르게 환경기준과 법령이 훨씬 강화됐고 기업들의 책임도 커진 만큼 일반적인 시각도 바뀌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안전관리 기술이 발전했고 기업들의 책임도 커진 상황에서 새로운 미래 성장산업을 부정적으로만 본다면 이는 결국 우리가 지역발전에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합리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우리 지역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전남도에서는 기능성 화학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목표로 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을 유치하는 등의 노력을 해오고 있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서도 지난해 기능성 화학을 핵심전략산업으로 선정해 추진하기로 하는 등 우리 지역의 이점을 활용해 기업유치와 발전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환경을 오염시키면서 산업을 입주시키고 육성하는 것은 과거의 유물이다. 최근 ESG경영이 부각되고 있는 등 환경에 중점을 둔 산업활동이 대세일 정도로 경영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

기업들의 안전과 환경관리 책임을 강화해 나가면서 친환경 저비용의 다기능 신소재 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기능성 화학소재 산업을 적극 유치한다면 광양만권뿐만 아니라 전남의 경제발전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