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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주먹밥 나누며 ‘대동정신’ 공유
2022년 05월 17일(화) 21:08
광주 주먹밥 나누며 ‘대동정신’ 공유

○…5·18 42주년 전야제가 열린 17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금남로 거리는 고소한 참기름 냄새로 가득했다.

‘오월주먹밥’ 나눔 부스에는 약 20여명의 오월 어머니들이 분주하게 음식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뜨거운 밥이 들어있는 큰 대야에 참기름과 소금·깨 등을 뿌리고 주무른 뒤 동그랗게 말아 종이컵에 담았다.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재개된 행사에 남녀노소 모두 얼굴에 미소를 띄었고, 80년 광주시민 모두가 하나로 뭉쳐 계엄군에 맞섰던 것처럼 화합의 장을 이뤘다.

쉴 새 없이 몰려드는 시민들에 어머니들은 숨 가쁘게 움직였지만 지친 기색 없이 활기 찬 모습을 보였다.

주먹밥을 만들던 장산남 씨(84)는 “80년 5월 당시 아들이 계엄군에게 끌려가 손·발톱이 뽑히는 모진 고문을 당했고, 부모로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면서 “이후 자유를 위해 계엄군에 맞선 시민군과 학생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주먹밥을 만들어 나눠줬다”고 회상했다.

이어 “3년 만에 다시 주먹밥을 만들고 오월 영령들을 추모할 수 있어 너무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시민들도 오월 광주를 상징하는 주먹밥을 먹으면서 민주정신과 역사의식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대동정신을 공유했다.

5·18 당시 시민군이었던 양희권 씨(72)는 “세탁소를 운영하던 평범한 시민이었는데 그때 당시 많은 친구들이 계엄군에게 목숨을 잃게 돼 총을 들게 됐다”며 “그때도 주먹밥을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매년 맛이 갈수록 좋아지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오월시민난장’ 다채로운 행사 눈길

○…오월시민난장이 열린 17일 오후 금남로에는 80년 5월의 모습을 재현한 다채로운 참여 행사가 펼쳐져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그늘 없이 무더운 날씨가 시작된 5월이었지만, 다양하게 준비된 부스들이 시민들에게 볼거리·즐길거리를 제공하며 그날의 의미를 한층 더 깊이 전달했다.

특히 오월공연 부스에서 ‘오! 금남식당’의 연극 퍼포먼스를 선보인 극단 ‘토박이’는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 속에 공연을 마무리했다.

‘오! 금남식당’은 열흘간 이어진 항쟁 기간 주먹밥의 의미를 알리는 창작공연으로 연극을 보던 관람객들은 어느새 연극에 빠져 배우들과 같이 호흡하며 오월의 의미를 되새겼다.

임해정 극단 토박이 대표(50)는 “6년째 오월 연극제 이름으로 5·18민주화운동 관련 작품들을 창작해오고 있다”며 “‘오! 금남식당’은 극단 ‘깍지’, 노리패 ‘신명’ 팀과 함께 5·18민주화 운동 당시 주먹밥의 의미를 알리는 연극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극을 하다 보면 타지역에서도 보러 오거나 직접 당시 상황을 겪지 않은 젊은 층도 어느새 보고 있다”며 “그날을 잊지 않고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사명감을 갖고 활동 중이다”고 말했다.

또, 1980년 오월의 모습을 직접 그려볼 수 있는 오월미술 부스가 마련돼 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계엄군에 끌려가는 시민을 색칠하던 박영호씨(21)는 “학원 가는 길에 우연히 행사에 참여했는데 자연스레 당시 상황을 조금이나마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있다”며 “직접 그날을 겪진 않았지만 난장과 연극 등과 같은 행사를 통해 의미를 되새기고 젊은 세대들도 5·18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승현·민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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