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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나의 반쪽, 파트너

이봉철의 알짜골프<53>

2022년 05월 16일(월) 08:27
밀레니엄 시대 2000년 추운 겨울, 경주에 오랜만에 다녀올 일이 생겼다. 경주 모골프장에서 생겼던 일이다. 숙소에서 1박을 하고 라운딩 예약이 되어 있던 터라 이른 아침에 골프장 카운터로 나갔다. 카운터에는 담당 지배인이 눈이 많이 내려서 운동을 할수 없다는 설명과 함께 클로싱이라는 안내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이날따라 눈이 많이 내렸다. 평상시 내리는 눈에 비하여 이날은 거의 무릎수준의 눈이 덮힌 걸로 기억된다. 할 수 없이 운동 계획을 취소하고 골프장에서 나오려고 하는데 출입구 쪽에서 하얀 백발의 노부부가 입장하고 있었다. 카운터 쪽으로 들어오는 자세가 너무 곱게 단정된 모습이어 시선을 끌게 한다. 노부부가 지배인에게 하는 말이 눈이 많이 와서 라운드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백색의 페어웨이를 걷고 싶다는 것이다. 물론 입장료는 지불하겠다는 노부부의 말씀은 점잖으면서도 간곡하게 들린다. 하얀 눈으로 뒤 덮힌 골프장을 아내와 함께 걸으면서 삶의 여유를 가지겠다는 말씀이다. 아름다운 동행이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곱게 인생을 만들어 간다. 아름다운 동행으로 삶의 반쪽을 찾는다. 삶의 의미와 가치가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인생 동반자로 만나 평생을 살아오면서 나누고 즐겨하고 슬퍼했던 세월이 있었겠지만 이 노부부는 서로에게 든든한 파트너로써 한 팀이다. 파트너는 한마음으로 행동을 같이 하는 사람이다. 예기치 못한 차질이 생겼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찾으려는 노부부를 보면서 골프가 주는 파트너십을 떠올리게 한다. 페어웨이에서 샷을 하지 않고 동행만으로도 삶의 가치와 즐거움을 가진다는 것은 골프만이 가진 매력이고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놀이가 아닌가 쉽다. 골프라는 운동은 경쟁놀이면서도 확률놀이이지만 현기증을 나게하는 놀이이자 모방의 놀이이다. 여기에 파트너십을 강조하는 관계의 놀이이기에 아름다운 동행은 더욱 빛나고 값어치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아내와 함께 함으로 반쪽을 찾았고 골프를 즐기면서 다른 반쪽을 채워주었기에 삶의 시간이 유익했고 고통과 불안의 삶을 이겨냈으리라 생각이 든다.

한낱 미물의 존재들도 자신의 다른 한쪽을 위해 살아가듯이 아내는 나에게 희망을 주고 기쁨을 준다. 반쪽과 반쪽의 만남은 인생의 부름에서 완성으로 가게 한다. 나는 또 다른 한쪽을 찾는다. 골프와의 동행이다. 골프는 나에 있어 중요한 다른 한쪽이다. 힘들고 어려울 때 마음을 추스러주고 정화시키는 차분함을 주고, 좋은 일이 있을 때 동반자들과 함께 웃고 즐기는 기쁨을 주어서 좋다. 나이가 들수록 라운드 기회가 줄어들거나 멀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보통 운동은 체력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부상의 리스크를 가지고 있기에 나이가 들면 조심하여야 한다. 하지만 골프는 중간정도의 강도로 제어하면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운동이다. 그렇다고 운동효과가 적은 것도 아니다. 보통 오천보에서 만보이상 걷게 하는 WHO가 권장하는 하루 신체활동량의 2배 가까운 수준의 운동량이다. 나이가 들수록 뗄레야 뗄 수 없는 운동으로 골프는 성공한 삶을 살게 한다. 동반자가 있고 골프를 칠 수 있을 정도의 약간의 재력으로 만족할 수 있다. 행복한 골퍼는 많은 시간을 골프와 함께 하면서도 싫증내지 않는 골퍼이다. 이는 골프가 삶의 여정을 보낼 수 있는 나의 반쪽이기 때문이다.

/한국골프학회부회장·체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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