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시식할 수 있어요. 한 번 드셔보고 가세요.”

11일 오후 2시께 광주의 한 대형마트는 시식을 권하는 직원들의 목소리로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 장을 보던 손님들도 지나가는 발걸음을 멈추고 고민하다가 이내 마스크를 잠시 내리고 시식을 했다. 유제품을 시식하던 장 모씨(56·여)는 “오랜만에 시식을 하니 어색하지만 마트에 온 기분도 나고 좋다”며 제품을 카트에 담았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시식 행사가 지난달 25일부터 재개되면서 시식코너가 다시 늘어나자 대형마트에 활기가 돌고 있다. 시식을 하는 소비자는 취식 중 1m 이상 간격을 유지하면 된다.

냉동식품, 커피, 유제품 등 식품업계는 신제품을 출시하면 시식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기 때문에 시식 코너의 운영 여부가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식 행사가 중단되며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던 식품업계는 시식 코너 재개되자 치열한 경쟁에 나섰고, 맛을 보고 구매할 수 있게 된 소비자들 역시 반기는 분위기다.

시식 규제가 풀린 이후 대형마트의 매출은 늘고 있다. 광주지역 이마트에 따르면 본격적으로 시식코너가 들어오기 시작한 지난 1일부터 7일 매출이 시식 규제가 풀리기 이전인 2주 전(4월 17~23일)보다 증가했다. 특히 시식 행사 운영의 영향이 큰 계절과일이 24.5%, 수입육이 12.5%, 냉동만두 18.5% 신장했다. 커피와 유제품 매출 역시 각각 10.7%, 4.7% 올랐다.

향수를 직접 맡아보고 화장품은 견본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된 백화점도 웃음꽃이 피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색조 화장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었다. 개개인의 피부톤과 맞는지 사용해볼 수 있는 견본품 사용 재개도 한 몫 했다. 광주지역 백화점 내 화장품 매장 곳곳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아티스트에게 메이크업을 받는 소비자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향수 시향도 가능해졌다. 백화점 1층에서는 작은 향수 견본품을 나눠주기도 하고, 향수 매장에서는 마스크를 잠시 내리고 향을 맡아볼 수 있었다.

이날 백화점 내 한 화장품 매장에서 메이크업을 받던 김 모씨(28·여)는 “피부 화장품, 립스틱 등 색조 화장품을 내 피부톤과 맞는지 사용해보고 구매할 수 없어 답답했다”며 “아티스트에게 직접 메이크업을 받으며 화장법도 알아갈 수 있어 좋다. 백화점에 구경하러 오는 재미가 살아났다”고 말했다.

지난 1일부터 7일 색조화장품 매출이 광주신세계는 전년 동기 대비 20%,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60% 신장했다. 향수 전문 매장의 매출 역시 광주신세계는 70%,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35% 올랐다.

백화점 관계자는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화장품 수요가 늘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선물용으로 구매하시는 분들도 많다”며 “향수 테스터를 나눠주기도 하고, 화장품 매장은 메이크업쇼가 재개되며 백화점이 활기가 넘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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