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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12년만의 신작시집
시 301편에 담긴 삶의 조각
청년 향한 위로와 직언 눈길

2022년 05월 10일(화) 18:00
박노해 시인
1984년 ‘노동의 새벽’으로 한국 사회와 문단을 충격으로 뒤흔든 박노해 시인이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를 출간했다. 필명 ‘박노해’는 ‘박해받는 노동자 해방’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다.

지난 2010년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이후 12년만에 내놓은 박노해 시인의 이번 시집은 3,000여 편의 육필 원고 가운데 301편을 묶었다. 가난했던 청년 노동자로서 피 끓는 저항의 의지를 시로 표현했던 나날부터 민주화 운동으로 사형을 구형받고 오랜 감옥살이를 거치다 석방 후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며 새로운 혁명의 길을 걸어온 박 시인도 어느덧 70을 바라보는 황혼의 나이가 됐다.

지나간 세월만큼이나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고 목도해서일까. 이번 시집은 한 사람이 쓴 것이라고는 여겨지지 않을 만큼 수많은 주제들이 담겨 있다. 박 시인은 탄생부터 죽음까지 인생을 이루는 굵직한 순간들 사이 가족, 교육, 이별, 청춘, 여행, 고독, 관계, 사랑 등 삶의 모든 조각을 한 권의 시집에 담아낸다.

그러면서도 그의 시는 쉽게 읽힌다. 난해하지도, 어려운 단어도 없는 그의 시는 그래서 더 술술 읽히기도 한다. 시어가 어렵지 않기에 독자들이 그의 시를 ‘체험’하기도 쉽다. 단순하고 간결한 단어들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직설적으로 전달하는 그의 시는 독자들로 하여금 다양한 삶의 궤적과 그 순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오랜 시간 불의에 투쟁하며 살아온 시인이지만, 유독 이번 시집에서는 타인-특히 청년들을 향한 조언과 애정이 담긴 시편들이 많다는 것도 특징이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위로를 건네는 시들과 달리 그는 시를 통해 젊음을 가진 이들에게 양날의 검과 같은 젊음을 조심해야 할 것을 강조하며, 청년들에게 뼈 아픈 직언을 날리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어쩌면 불편하고 불쾌하기까지 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 말들은 누구보다 피 끓는 청춘을 지나쳐 온 그가 하는 말이기에 오히려 강인하고 단단한 조언이 돼 가슴에 꽂힌다.

그러면서도 그는 위로의 손길을 내민다. 그는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하늘이 있고,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되는 순간조차 하늘 같은 마음이 우리 각자에게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가만히 네 마음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너의 하늘을 보아’라고 노래한다.

삶과 죽음 속 다양한 이야기들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담아낸 박노해 시인의 ‘너의 하늘을 보아’. 세상을 살아가며 누군가에게도 말하기 힘든 일에 관련된 위로나 조언이 필요할 때 펼쳐보기 좋은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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