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상>‘화정아이파크 전면 재시공’ 교훈 새겨야

지난 1월 근로자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와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은 해당 201동을 포함 1·2단지 8개 동 전체를 전면 철거한 후 재시공키로 한 것은 적절한 조치다. 정몽규 HDC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입주 예정 고객의 불안감이 커져 왔고, 회사 또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기업 가치와 회사에 대한 신뢰 또한 회복이 더뎌지고 있다”며 “이러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HDC는 사고 당시 201동은 철거 후 재시공하지만 나머지 동은 구조 안전 점검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전면 철거 후 재시공을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오는 11월 입주할 예정이었던 아파트는 철거 후 준공까지 약 70개월(5년10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 철거와 재시공에 따른 건축비와 입주 지연에 따른 주민 보상비까지 추가로 투입될 비용은 3,750억원 가량으로 예상된다.

시공 중인 건물을 전면 철거한 뒤 재시공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입주민들이 전면 재시공 결정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이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만 입주가 지연되고 공시 기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주거 대책과 관련한 회사 측의 입장이 분명하게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면 재시공 방향 선회가 존폐 위기를 맞아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영업전략 차원이란 아니냐는 시민단체 등의 지적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시공·감리 등 총체적인 관리 부실로 인한 인재는 다시 이 땅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모두 이번 사고의 교훈을 새겨야 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말처럼 화정아이파크 붕괴와 같은 사고가 다시 일어난다면 기업은 망해야 하고 공무원은 감옥에 가야할 것이다. 화정아이파크 사고는 지난해 6월 학동 재개발 철거현장 붕괴 사고 이후 얼마 되지 않아 발생한 후진국형 참사다. 차제에 해당 기업과 행정기관의 막중한 책임은 물론 사법 당국의 엄중한 조치가 뒤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