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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아름다운 ‘노블레스 오블리주’정신 실천
2022년 05월 08일(일) 17:05
<특별기고> 아름다운 ‘노블레스 오블리주’정신 실천
이정서 조선이공대 교수

옛 성인들의 말씀 중에 ‘공수래공수거’,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말이 있다. 사람은 태어날 때 뭔가를 거머쥐려는 듯이 두 손을 꼭 쥐고 세상에 나오지만 태어나 많은 삶에 인생 여정을 걸쳐서 생애주기 죽음에 이르게 되면 두 손을 힘없이 편 채로 이승을 떠난다는 일생의 허무함을 이르는 말로 재물에 너무 욕심을 내지 말라는 뜻에서 유래된 말이다.

미국에서도 당대의 부호들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전 회장,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그리고 카네기·록펠러 재단 등이 기부, 공동체에 대한 나눔의 자선활동은 오늘날까지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전통을 프랑스 정치가 가스통 피에르 마르크는 부와 명예, 권력 등 ‘가진 자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책무’라고 정의하여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로 이름을 지었다. 즉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사회지도층에게 사회의 책임이나 국민의 의무를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단어이다. 우리 사회에서도 잘 알려진 유명인이나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사회 환원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실천으로써 나눔을 통해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좋은 본보기가 아닐 수 없다.

행복한 공동체 조성 본보기

우리나라 부자들은 소유한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기는커녕 어떻게 하면 세금을 조금이라도 덜 내고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지 다양한 궁리를 많이 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오히려 억만장자보다는 노점상, 행상 등 평생을 힘들게 살아오면서 열심히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하는 일반 시민들의 따뜻한 나눔문화 소식을 언론에서 자주 접하고 있는 현실이다. 복지선진국은 기부와 나눔문화가 전 국민운동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사회도 복지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나누어 주는 사람과 나누어 받는 사람이 사회적으로 대등한 지위를 갖는 성숙된 사회환경과 수평적 나눔이 절실하다.

미국의 석유왕, 기업가이자 사회사업가인 록펠러(J.D. Rockefeller)는 33세에 백만장자가 되었으며 41세에 미국의 최대 부자가 되었고, 53세에 세계 최대 갑부가 되었지만 그 삶은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55세에 불치병으로 1년 이상 못산다는 사형선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최후 검진을 위해 휠체어를 타고 갈 때 병원 로비에 실린 액자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복이 있다.’ 록펠러는 그 글을 보는 순간 마음속에 전율이 생기고 눈물이 나서 선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는 가운데 눈을 지그시 감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조금 후 시끄러운 소리에 정신을 차려보니 입원비 문제로 다투는 소리였는데 병원 측은 병원비가 없어 입원이 안 된다고 하고, 환자 어머니는 입원시켜 달라고 울면서 사정을 하고 있었다. 록펠러는 곧 비서를 시켜 병원비를 지불하고 누가 지불했는지 모르게 했다. 얼마 후 은밀히 도운 소녀가 기적적으로 회복이 되자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록펠러는 얼마나 기뻤던지 나중에 자서전에서 그 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 ‘저는 살면서 이렇게 행복한 삶이 있었는지 몰랐습니다.’ 그때 그는 베풀고 나눔의 삶을 남에게 주어야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그 후 신기하게도 그의 사형선고란 불치병도 깨끗하게 사라져 98세까지 살며 선한 일에 힘을 써왔다. 그의 회고록에 ‘인생 전반기 55년은 쫓기며 살았지만, 후반기 43년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영국의 철학자이자 문학자인 베이컨은 “돈은 거름 같아 살포하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 라는 말로 표현했다. 돈은 저축해 두기만 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말은 낭비를 권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유용하게 돈을 잘 쓰라는 훈계이다. 우리 사회에서 많은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아름다운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 실천을 위해 나눔 운동에 적극적으로 앞장서 진정한 삶의 가치와 기부의 의미를 더욱 확대해갈 수 있어야 한다.

고위직 후보자 ‘모럴 해저드’

오늘날 사회지도층 인사청문회 때마다 국민들이 지켜본 고위직 후보자들의 이런저런 모럴 해저드가 하나씩 드러나고, 우리 주위에 어려운 불우이웃을 돕는 따뜻한 자선의 손길은 점차 시들어가고 있다. 세상은 ‘가진 자가 많이 있어서 풍요로운 것이 아니라 베푸는 자가 있어서 넉넉하다’는 나눔 동행을 교훈으로 삼아야 하겠다. 나눔 기부에 선구자적 역할을 해야 할 사회지도층이자 고위층은 자괴지심은 찾아볼 수 없고, 지위가 높아질수록 스스로를 낮춘다는 등고자비의 정신이 결여된 현실은 우리 사회의 공동체에게 무엇을 함께 나누고 실천하라는 것인지 스스로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끝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은 우리 사회의 철학이 바뀌어야 하는 공동체의 문제이다. 사회지도층의 사회·도덕적 의무인 아름다운 나눔 동행이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키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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