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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 새로운 힘의 시작

이봉철의 알짜골프<51>

2022년 05월 02일(월) 08:55
첫 라운딩은 머리 올리기다. 머리를 올리는 일은 새로운 시작이지만 필드에 처음 나온 나에게는 새로운 힘,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골프 클럽을 손에 쥔지 3개월동안 코치에게 레슨을 받고 필드에 나왔다. 골프를 배우려는 마음을 먹고 연습장에 나가려고 한 것이 1년 전의 일이다. 주위의 권고로 골프라는 운동을 시작했지만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단단히 마음 먹고 연습장에 가서 등록을 한 결심만이라도 대단한 결단이었다. 골프를 시작하기 전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은 내가 바쁜 시간중에도 골프를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였다.

최고의 운동, 최고의 사교성, 최고의 파트너십, 최고의 멘탈운동이라는 골프를 시작하면서 매일 새로운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7번 아이언으로 똑딱이부터 하프스윙, 3/4 스윙, 풀스윙을 마치고 드라이버를 교습받기까지 3개월이 지났다.

연습장에서만 볼을 때리다가 녹색의 잔디광장인 페어웨이에서 볼을 친다는 새로움에 잠을 설치고 준비한 장비들을 챙겨 약속장소로 나간다. 복장을 갈아입고 코치의 조언을 들으며 준비한다. 일명 왕초보의 머리올리기다. 설레임반 두려움반으로 첫 티샷의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선다. 드라이버라는 주먹처럼 생긴 장비로 티샷을 했는데 볼이 데굴데굴 굴러버린다. 뒷땅이다. 동반자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창피하다. 이 위기를 벗어나야 하는데 벗어날 수가 없다. 머리가 띵하다. 괜찮다고 하는 동반자들의 격려를 받으며 1홀을 마쳤다. 다음 홀에서는 만회해야지 하는 마음을 갖는다. 그런데 1홀과 마찬가지로 엉망이다. 살짝 약이 오르려고 한다.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 않는다. 잘 쳐보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생각과는 정반대로 샷이 되지 않는다. 찍어치랬는데 볼이 퍼올리려만 하니 잘 되질 않는다. 혼미상태로 접어든다. 어떻게 볼을 쳐야할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코치에게 3개월이나 레슨을 받고 나름대로 연습을 열심히 했는데 어처구니가 없다. 창피하다,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이 어느덧 전반 9홀을 지나 18홀이 지나버렸다. 어쨌든 18홀의 머리 올리기가 끝났다. 안도의 한숨과 멍한 감각상태에서 몸을 씻고 골프장을 빠져나왔다.

마무리로 파트너들에게 동반해준 감사의 인사를 식사로 대신하는 자리에서 코치는 “이제부터 새로운 시작입니다”라고 말한다. 인생은 시작의 연속인 것처럼 변화 속에서 도전, 끊임없이 변화하고 매순간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게 우리네 인생이라는 것이다. 오늘 첫 라운드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먼저 뛰는 것을 포함한 눈치코치를 배웠다. 머리 올리는 사람은 뛰고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어진 시간 안에 다른 동반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재빠르게 행동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잔디 땟장이 잘 떼이지도 않지만 어쩌다 떼이면 원위치로 덮어주어야 한다는 점도 이상하다. 정신없이 뛰어 다니는 중에 잔디가 파인 부분을 다시 덮어주어야 한다니 처음부터 파지 않으면 될 일 아닌가? 벙커속에 빠진 볼에 대한 룰도 설명을 들었다. 벙커를 정리해야 다음 이용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린에서는 뛰지 않아야 한다는 점, 라운드가 끝나면 모자와 장갑을 벗고 동반자들과 악수를 하면서 수고했다는 예의를 갖추는 점 등등 지켜야 할 예티켓에 대해 알게 되었다. 골프는 신사숙녀의 운동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스윙하기도 정신이 없는 왕초보에게 스포츠맨십과 올바른 인성을 지키는 법을 접하게 되면서 골프라는 스포츠의 진정성을 알게 되었다.

시작은 반이다. 신도 부러워하는 운동을 처음 라운드하면서 시작은 나에게 새로운 힘을 준다.

새내기 골퍼들이여, 인생을 살면서 목적한 바를 달성하기 위해 매일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용기가 필요하듯 골프에서도 끊임없이 새롭게 시작한다. 어떤 변화나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좌절할 게 아니라 한발 뒤로 물러나 다시 시작할 곳을 찾아야 한다.

/한국골프학회부회장·체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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