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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에서의 일·생활균형 실험들

안경주 전남여성가족재단원장

2022년 04월 26일(화) 18:02
장성에 있는 ㈜코스는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야자타임(夜子Time)’이라는 직장 내 소모임을 만들었다.

퇴근 후 저녁에 아이들과 음식을 만들고, 게임을 즐기는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직장 내 남성의 워라밸 문화를 실험, 실천하기 위한 시도를 한 것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버지들은 아이와 정서적 유대를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아이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등을 깨닫는 기회를 얻었다는 후기를 남겼다. ‘아빠 다음에는 뭐해요?’라고 물어보는 아이들을 보며 이런 기회를 준 직장에 대한 자긍심도 높아졌다. 한국전력의 ‘에너知발전소’나 성평등 워라밸 직장 언어사전을 제작한 전남개발공사의 ‘TOW’의 활동도 직장 내에서 조직된 워라밸 소모임 활동들이다. 모 TV 채널의 ‘슬기로운 의사 생활’에 등장하는 밴드활동은 직장 내 다양한 일·생활균형을 이루기 위한 소모임 활동으로 확산되는 모티브가 되었다.

아버지의 자녀 돌봄을 프로그램화한 ‘사랑을 키우는 여수파파’, ‘해남의 아이 키우는 아빠단’과 같은 육아하는 아빠들의 소모임 공동체 활동도 많아지고 있다.



워라밸 농어촌으로 확대

농촌에서의 워라밸도 다양하게 실험되고 있다. 나를 위한 삶을 되찾고자 하는데 막상 시작하려니 막막한 중년여성 4명과 도시에서 바쁘게 살다가 고향에 내려온 청년이 만나 목공예, 난타 등 새로운 취미생활을 공유하며 ‘동네 언니의 신나는 취미생활’이라는 활동집도 제작했다. 또 농촌지역의 농민들이 중심이 되어 마을밴드를 만들어 바쁜 일상에 즐거움을 찾아가는 ‘밭노래 마을밴드’의 활동도 흥미롭다. 순천시 송광면과 외서면으로 귀농한 세 가구의 생태농사짓기와 생활문화 공동체활동 모임인 ‘송광외서 생태귀농모임’은 우드카빙을 하면서 청년귀농인 가족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주민모임이 되었다.

이런 소모임, 공동체활동의 실험은 3년 전 광역도 최초로 전라남도가 ‘전남일생활균형지원센터’를 전남여성가족재단에 개소하면서 시작되었다. 워라밸은 흔히 도시에서만 이뤄질 수 있는 것으로 생각을 해왔는데 도시·농어촌 복합 산업 구조를 가진 전라남도에서 어떻게 워라밸을 할 수 있는지 도민들의 구체적 삶의 영역에서 워라밸을 실현할 수 있는 실험을 해보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2020년부터 전남형 워라밸 소모임·공동체 지원 사업을 시작했고, 다양한 도민들의 아이디어가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28개 정도의 공동체가 22개 시군, 직장과 마을에서 실험되고 있다. 육아 아빠들의 소모임, 직장 내 문화예술을 이용한 취미모임, 그리고 마을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가족 단위 활동들, 여성들의 새로운 활동 모임 등 주최측도 상상하지 못했던 즐거운 모임들이 만들어지고 실험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도 16개 그룹의 새로운 실험과 시도가 이어진다. 순천지역의 ‘업싸이클링 양말목 공예모임’, 우드버닝으로 마음을 잇는 완도의 ‘토닥타닥’, 슬기롭게 기후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여수의 ‘ECO울림’과 같은 직장 소모임, 마을의 자투리땅을 이용해 골목길 화단을 조성해 보겠다는 광양의 골목길 가드닝 사랑방 모임인 ‘손수메이드’ , 진도의 육아하는 부모들이 아이들과 놀이 학습을 하는 모임인 ‘진도 패밀리 액티비티 클럽’ 등 마을 공동체 활동, 행복한 삶을 위한 시니어들의 반란이라는 부제가 붙은 나주의 ‘낭만 바리스타’, 곡성의 동네책방에서 하는 책모임인 ‘뭣이중헌디’, 그리고 보성과 순천 경계 지역의 사람들이 황토화덕을 제작하여 주민 제빵모임을 해보겠다는 ‘태백산맥길 사람들’, ‘해남 씨 랩’의 언니들의 빵식탁, 그리고 ‘라떼파파, 말 달리자’와 같은 슬기로운 자녀성장지원을 위한 모임과 가족이야기를 함께 만드는 ‘스토리아트 팀’들의 활동이 시작된다. 정말 기대되는 활동들이다.



소모임 활성화 기대

장기간의 팬데믹으로 가족 돌봄과 자기 돌봄이 힘들어지는 시기, 전남인들은 직장에서, 마을에서, 가정에서 새로운 소모임과 공동체를 만들어 즐거움과 의미를 찾아가는 활동으로 이 어려운 시기를 기회의 시간으로 만들고 있다. 생각해보지 않았던 문화예술, 취미활동 등과 이를 매개로 한 관계와 소통의 회복이 일어난다. 함께 하면 힘이 되고 지혜가 되며, 사랑이 되는 워라밸 소모임 활동들이 여기저기에서 다양하게 만들어져,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고 행복의 방식을 찾아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전남 일생활균형지원센터는 이러한 워라밸 활동을 지원하며 응원한다. 그리하여 아름다운 생태자연 속에서 워라밸이 실현되는 전남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오고 싶어 하는, 그리고 살고 싶어 하는 제2의 고향으로 자리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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