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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회복에 관한 짧은 생각
2022년 04월 20일(수) 15:57
<전매광장>일상 회복에 관한 짧은 생각
곽규호 광주문화재단 예술상상본부장

760일. 2020년 1월 시작된 코로나19라는 무섭고 긴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지난 18일부터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되고, 거리두기도 해제됐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극장 등에서 음식 섭취도 가능해집니다. 정부는 25일부터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최고 수준인 1급에서 2급으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 상륙 2년여만에 강한 풍토병 수준으로 취급되는 상황입니다.

팬데믹 피해 큰 약자에 도움을

지독한 대역병의 시대를 견딘 우리들이지만 너무 큰 희생과 아픔을 겪었습니다. 정부가 집계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누적 2만명이 넘습니다. 위증증 환자 수는 줄었어도 하루 100명 이상이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물론 최대 4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오던 한 달 전과는 큰 차이지요. 코로나19의 위험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 회복이 가능한 것은 보건 방역 당국과 의료진들의 엄청난 노력, 국민들의 희생적 참여 덕분이었습니다. 의료진 여러분의 헌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유례 없는 대규모 감염병의 유행은 일상을 뒤흔들었습니다. 거리두기, 영업시간 제한으로 자영업자 소상공인이 직격탄을 맞았지요. 손님이 뚝 끊기고, 이로 인해 아르바이트하는 청년들도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팬데믹 1년여만에 충장로, 금남로, 구시청 젊은이들의 거리 야간 업소들은 줄줄이 폐업했습니다. 지금도 광주 시내 구도심 곳곳에 빈 건물로 생채기가 보입니다. 가슴 아픈 상처들입니다. 정부의 손실보상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더 힘들었던 사람들, 쓰러졌던 사람들을 돌아보게 됩니다. 재난은 특히 약자들에게 가혹합니다. 홀로 사는 노인, 저소득 1인 가구, 쪽방촌 사람들이 그들입니다. 특수고용직 노동자, 플랫폼노동자, 프리랜서, 간접고용노동자, 일용직 노동자, 초단시간 노동자들은 자주 생계의 절벽을 경험했습니다.

예술인들의 상황도 심각한 위기입니다. 광주에서 30년 가까이 소극장을 운영해온 한 극단은 연초 높은 월세를 감당 못하고 터전을 옮겨야 했습니다. 한창 봄 시즌 연습에 한창이어야 할 연극인들이 새 극장 터를 구해 직접 무대와 객석, 조명과 음향 등 설치 공사에 정신 없습니다. 이사하는 비용도 적지 않았을 텐데 몸까지 축나는 상황을 묵묵히 견디고 있습니다. 많은 예술인들이 곳곳에서 준비하던 공연과 전시가 취소되면서 예술인들의 활동무대가 줄어들고 연이어 생계를 위협받았습니다. 학원,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무대·갤러리에서 신나게 예술 활동을 펼쳐야 할 예술인들이 생계를 위해 예술과 상관 없는 막노동에 가까운 곳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강의도, 예술활동도 취소된 탓이지요.

문화도시, 예술인 더 따뜻하게

역설적이게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계층에 포함되는 그 예술인들이 없다면 우리는 더 황폐한 세상을 만날 지도 모릅니다. 예술에는 쓰러지고 실패하고 넘어진 사람들을 일으켜 세우는 힘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하는 말로 이를 ‘예술의 회복 탄력성’이라고 부릅니다. 심지어 예술활동과 예술교육은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긍정적인 호르몬을 생성해 면역력을 강화하는 작용, 암세포를 파괴하는 착한 면역세포를 증가시키는 의료적 기능도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자신도 힘든 상황에서 오히려 의료진들을 격려하는 공연과 전시를 선물하기도 합니다. 예술이 국민의 정신적 건강을 위해 힘쓴 사례는 너무도 많습니다.

예술의 여러 쓸모가 아니더라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가 예술인, 예술계를 더 따뜻하게 보듬어 주면 좋겠습니다. 지방선거로 뽑히는 새로운 리더 여러분들이 우리 예술인들이 좀 더 편하게 활동할 수 있는 광주를 함께 만들어 주기를 바랍니다. 또다시 팬데믹이 불어닥치더라도 이겨내고 지킬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예산을 확보한다면 두말할 나위 없겠지요.

시민의 관심도 큰 힘입니다. 주말 광주 여기저기에 볼만한 예술활동이 진행됩니다. 날씨도 좋을 거라고 합니다. 예술의 거리부터, 아시아문화전당, 동명동, 양림동, 충장로, 운림동 미술관 거리까지 갤러리, 공연장, 길거리 예술 현장을 찾아가고 감상하고 에술인을 만나는 것이 예술인에게 힘을 주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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